다시 비가 하얗게 온다. 호우 주의보란다. 이 비가 토요일이면 그치려나...일요일, 월요일 드디어 여름성경학교이기 때문이다.
금요일에 방학하고 토요일에는 남편이, 주일에는 하루종일 교회에...기껏해야 월요일부터 아이랑 나랑 제대로 방학 시작한 것인데...같이 3일 있으니 슬슬 나의 잔소리가 시작된다. 왜 이케 눈에 안 차는 것 투성이인지....
어제는 매직큐로 문제 풀며 놀자는데, 읽고 있는 책이 너무 재미있어서 (<기적은 당신 안에 있습니다> 감동적이에요. 한번 읽어보삼) "혼자 놀아" 하며 쏘아붙였다. 지금 옆에서 어제 읽은 책을 학교에서 내준 도서목록표에 적으며 "엄마, 날짜를 바꿔야겠어"한다.
"왜?"
"10권이 넘었어. 하루에 10권 이상 읽으면 선생님이 안 된다고 했잖아"
도서목록표에 읽은 책을 적어낸다. 이 도서목록표와 독후활동지(일종의 독서감상문)를 하면 독서상이 있다. 아이는 지난 1학기에 170권을 읽었다. 150권이 넘으면 금상이다. 거의 대부분의 아이가 1학기가 끝날 무렵 은상(100권) 정도는 받는다. 아이들에게 책을 읽히는게 목적이기에 자율점검이고 1년에 4번 시상이 있다.

그래서....어떤 아이들은 글자 얼마 없는 그림책을 읽고 써내고, 엉터리로 읽어 써내기도 하나보다.....궁여지책으로 나온 것이 하루에 10권 이상 읽지 말라는 것이다. 다독과 정독....어려운 문제이다. 전집대여점에서 책을 빌리면서 또래이야기를 읽더니 삼성출판사의 저학년 명작시리즈는 안 읽는 모습을 보게 된다. 글을 읽는 힘이 떨어지는게 아닌가 했는데...마법의 시간 여행을 후딱 읽는 것을 보니 꼭 그런 것도 아닌가 보다.
어제는 11시까지 각자 책을 보다가 안 자길래 같이 들어가 누웠더니 아이는 금세 곯아떨어졌다. 나는 잠이 안 와서 뒤척이다 알라딘이나 들어와 볼까 했더니 인터넷 접속이 안 되었다. 2시까지 책 보다 잤더니 둘 다 9시 넘어 일어났다. 이렇게 늦게 자고 늦게 일어나면 꼭 내가 곰 같다.
마법의 시간 여행, 매직큐, 프래니를 갖고 와서 엄마도 읽고 빨리 리뷰에 쓰란다. 읽고 재밌는 책은 꼭 읽고 리뷰 쓰라고 저렇게 강요한다. 괜히 말해주었다, 리뷰 쓰는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