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5년생 왕사가 두번째로 산란한 애벌레를 처음으로 채취해 보았다. 먼저 스푼을 전자렌지에 돌려 소독을 하고 드라이버로 나무를 쪼개는데...도대체 어떻게 쪼개야 할지를 몰랐다. 이번에는 산란목이 크기에 부분만 쪼개기로 했기 때문이다. 곤충 농장 아저씨도 이번에 얼마나 컸나 봐준다면서 그냥 애벌레를 찍어버렸기에 더 조심스러웠다.
남편은 피곤하다며 자고, 내가 채취했다. 애벌레를 죽일까 봐 무서웠고, 또 애벌레가 나타날까 봐 무서웠다.(으~벌레 시러시러) 촬영은 아들이 해서 오늘 보니 쓸만한 사진이 없다.ㅠㅠ 다섯 마리만 채취해서 균사컵에 넣었다.

저거 내가 커피 타먹던 숟가락인데 이젠 곤충용으로 넘어갔다~

하얗게 덮인 균사를 조금 파주고 1령 애벌레를 넣었다. 이 때는 너무 연약해서 이렇게 소독된 스푼으로 옮겨도 죽기 쉽다. 처음이라 다섯 마리 중에 두 마리만 커도 성공적일텐데...애벌레가 너무 작아서 잘 안 보이나...다음엔 남편에게 촬영을 맡길 참이다. 그때는 사진이 좀 괜찮을 것이다 ㅋㅋ
보통 애들이 벌레 키우자고 하면 엄마들이 기겁한단다. 그래서 곤충농장 아저씨는 "엄마, 우리 곤충을 키워 봐요"하고 말하라고 애들에게 가르쳐준단다 ㅎㅎ
곤충이고 뭐고 사슴벌레 키우지만 젤리 갈아주고 물 뿌려주고 해도 지금까지 만져 본 적은 없다...그런데 이상하다. 어제 처음으로 드라이버로 나무를 쪼개면서 어찌해야 하나 조심스레 살펴보니 애벌레가 나무를 먹으며 지나간 길도 보이면서 요령을 터득하게 되었다. 조심조심 길 따라 나무를 쪼갤 때 나타나는 아직은 반투명의 작은 애벌레...반가운 것은 이해가 되는데, 예쁘기까지 하다. 애정은 이렇게 시작되나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