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진 것도, 되는 것도 없다고 생각한다면...

기적은 당신 안에 있습니다
이승복 지음 / 황금나침반 / 2005년 8월

책을 읽는 내내 가슴이 벅차오른다.  8살의 이민, 10대 청소년기를 오로지 체조선수로 트레이닝하고 18살에 사지마비 장애인이 되는 이승복...이것만으로도 그의 인생은 드라마틱하다 할 수 있다.  그런데 그는 대학에 진학하고 결국 재활의학과 의사가 된다.  이게 가능한 일일까...그의 인생 이야기를 듣지 않아도 표지의 저 사진이 말해주듯이...휠체어를 탄 손가락도 제대로 구부리지 못하는 척수장애 의사.   자신의 몸 자체만으로 이렇게 큰 설득력을 가질 수 있는 사람이 있다.

부모가 강조한 것도 아닌데, 8살에 가족 전체가 이민간 저자에게 어떻게 조국애가 생겼을까.  이기주의가 팽배한 이 때에, 조국보다는 내 자신의 안위에 따라 미국 국적 취득을 위해 원정출산도 하는 이 때에 한국을 사랑하고 한국인임을 자랑스러워하면 모두를 한국 대표 선수라 부르는 이승복...조국애, 가족애가 그를 다시 일어서게 하고 스스로를 극복하게 만든 것 같다. 

그는 의사로서, 또 선교하는 사역자로서 자신의 삶을 살아가고 있다.  스스로 부단히 노력하고 열심히 사는 것만으로도 많은 이에게 도전을 주고 삶의 소중함을 일깨워 준다.  나는 가진 것도 없고 되는 일도 없다고 생각한다면 이 책을 읽기 바란다.  내가 너무 많이 가지고 있어서, 이렇게 많이 가지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혼자 배부르고 산 데에 대해 미안해지게 만드는 책이다.

저자의 이야기는 텔레비전 프로그램인 인간극장에도 다루어졌다고 한다.  전파를 타고 소개된 사람의 이야기라서 책은 엉성하지 않을까 싶다면 그것은 기우다.  빽빽하게 자기의 이야기를 써내려간 탄탄한 책이다.

한국 대표 선수라고 하는 이승복은 한국에 들어와 살고 싶으면서도 장애인 시설과 편의가 안 갖추어진 이 땅에서 살 수가 없다고 안타까워 한다.  그렇다.  그는 정규 코스를 다 거친 의사이지만 그가 과연 우리 땅에 들어와서도 자신의 의술을 펼칠 수 있을까 의심스럽다.  자신의 고난을 이겨낸 이 사람...기적은 당신 안에 있다고 말하는 이 사람이 유별나게 의지가 투철하고 특이했기에, 이승복이었기에 이 일을 이루어낸 것은 아니다.  그는 자기가 왜 태어났고, 왜 이렇게 예비되었는지 하나님 안에서 목적을 깨달았기 때문에 기적을 이루어낸 것이다. 그래서 그는 기적은 당신 안에 있다고 말하는 것이다.  그에게 한없는 박수를 보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