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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난 서울 - 미래를 잃어버린 젊은 세대에게 건네는 스무살의 사회학
아마미야 카린, 우석훈 지음, 송태욱 옮김 / 꾸리에 / 2009년 4월
평점 :
특이한 아니 특별한 경력의 소유자인 저자의 책은 잘 읽힌다. 술술 읽히는데 에잇 남는게
하나도 없어라고 투정하는 자기계발서 따위와는 품격이 다르다.
극우파 펑크밴드에서 활동하다가 좌파 활동가로 전향한 작가의 행보는 자연스럽게 주목이 간다.
좌파였다가 우익세력으로 변신하는 사람들은 길거리에 돌맹이처럼 널부러져 있지만, 우파에서
좌파로 넘어온 사람은 처음 본다.
이 사람이 찾은 장소는 기륭전자 파업 단식현장, 스쾃 이라는 생소한 개념을 소개한 철강소
주변의 예술가들의 거주지, 병역거부자 들의 술자리......
병역거부자인 임재성씨는 일본 헌법9조가 만들어낸 어두운 그림자가 바로 한국에서의 병역거부
로 이어지는 게 아닐까 하는 낯선 주장을 한다. 그의 이야기를 들어보면 일리가 있다는 생각이
든다. 9조가 유지될 수 있었던 이유는 동아시아에서의 반공 라인이 한국에 설정되어 있어서,
한국은 중무장을 해야 하고, 그 배후에 있는 일본은 경무장만 해도 되었던 것 아니겠냐는 발언
에는 고개가 끄덕여진다. 임재성씨는 병역거부로 인하여 집안에서도 전혀 이해를 구하지 못하고
주변 사람들도 꼭 그렇게 까지 해야하느냐 하는 소리도 들었다고 한다. 한국에서 군복무를 하지
않으면, 사회적 생활을 영위하기가 제한이 무척 많은데 그런걸 감수 하는 그이의 용기에 무력하지
만 지지를 보낸다. 뒷북 치는 이야기지만, 군대에 가기 위해서 신체검사할때 1급 2급 3급 4급 5급
으로 분류하는게 돼지고기 품질별로 나누는것 같아 역하다.
이 책은 일본이나 한국이나 젊은이들이 총체적위기에 처해있는 현실을 비교한다. 놀랍도록 유사
한 현실에 한일 청년들의 연대가 필요함을 역설한다. 정말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 모든 문제가
개인의 노력으로 돌파할수 있는지 의심스럽지만, 각개약진으로 나아가야 하는 현실에 난 어떻게
해야 하는지 어지럽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