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디어 기술가정 수행평가, '떡볶이집 투자설명회'가 끝났다. 몇주를 끌었던가, 그 지긋지긋한 숙제! 중간고사가 끝나고 바로 시작해서 이제야 다 끝났으니...

  떡볶이집 투자설명회라는 것은, 말 그대로 대학생 4명이 방학(6, 7, 8월)을 이용해 떡볶이집을 내는데, 투자자가 시설비와 첫날 재료비를 투자할 경우 얼마의 이익을 어떤 방법으로 돌려줄 것인가를 발표하는 것이었다. 1조에서 5조까지, 20분씩의 프레젠테이션과 마지막 5분 PR을 장장 4시간에 걸쳐 하고, 반 학생들(투자자)의 투표로 등수를 정했다.
  아, 정말 힘들었다. 초등학교 앞이고, 동종업체가 몇개 있으며, 타종업체가 또 얼마나 있다는 등의 조건을 고려해 홍보전략을 짜고, 적당히 현실적인 손익계산서를 만들고, 파워포인트를 만들고... 해도해도 끝이 없는 것처럼 느껴질만큼 끔찍한 나날이었다. 자습시간마다 멀티실에 올라가면 떡볶이집때문에 머리를 쥐어뜯고 있는 1학년들로 박이 터지고, 아이디어는 안 나오지, 발표 시간은 다가오지, 피를 말리는 경쟁속에 우리는 결국, 지난 토요일, 이 모든 지옥에서 빠져나올 수 있었다!!
  결과는? 1조가 2표, 2조가 3표, 3조가 3표, 4조가 4표를 얻었고, 5조인 우리조가 8표를 얻는 기염을 토해 당당히 1등을 거머쥐었다! 앗싸~! 준비과정에서 가장 단합이 안되던(가관이었다.)  우리조가 투자가 8명의 지지를 받아 1등을 거머쥐었으니 이것이 무슨 조화인고. 나는 이 성공의 이유를 나 자신에게서 찾았다. 아하하. 나머지 세 명에게는 미안하지만(아니, 정확히 말해서는 '두 명'에게.) 우리의 홍보전략이 다른 조에 비해 특별히 뛰어난 것도 아니고(그렇다고 모자랄 것도 없었지만), 그렇다고 우리보다 더 많은 이익을 낸 조가 없었던 것도 아닌데 우리가 가장 많이 득표한 것은 나의 발표가 없었다면 불가능한 일이었다고 본다. 건방진가? ...그래도 사실이다.

오늘은 하루종일 도덕 수행평가로 수업준비를 했다. 주제는 통일에 대한 전문가들의 통일에 대한 주장과 전망. 원래는 27일이 발표일이었는데 기말고사때문에 갑작스레 14일로 당겨졌다. 말하자면 화요일이 발표라는 건데... 자습시간에 도덕숙제를 하면 감점을 하겠다는 선생님의 엄포도 있었으니 이제 내일 학교에 가서 조원들과 자료를 합치고, 대본을 짜고, 프린트물을 만들고 지지고 볶다보면 한두끼 정도는 건너뛰게 되겠다.

그 외에도 일일이 쓸 수 없는 수행평가들은 계속해서 나를 괴롭혀왔고, 시험이 끝난 후에도 나를 괴롭힐 것으로 예상된다. 나름대로 재미는 있다만 시험공부는 언제 할지 참 눈앞이 깜깜하다. 아무튼... 나는 여러가지 일을 하면서 잘 살고 있다.

 

아. 사설기관에서 친 5월 모의고사는 29등이었다. 그런데 6월 9일에 친 전국연합 모의고사는 완전 바보천치처럼 쳐버려서 60등 정도가 나오지 싶다. 중간고사는 등수를 내지 않았지만, 평균과 비교해봤을 때 내 평균이 더 낮은 걸로 봐서 80~100등 사이인 것 같다. 아, 암울해ㅠㅠ 기말고사는 중간고사같이 망치지 않도록, 힘을 내자, 아자!

 

아무튼 내가 말하고 싶은 것은, '학교는 즐겁다'는 것이다! 정말, 정말로 즐거운 곳이 학교다. 수업이 좋고 선생님이 좋고, 친구가 좋은 곳. 나를 끊임없이 바쁘게 하고, 나를 좌절하게 하고, 그러다가도 나를 행복하게 만드는 곳. 아, 학교가 좋다.

 

아, 그리고 봉사활동으로 점자제작용 타이핑을 하고 있다. 국내 최초로 만드는 점자 토플책이라나? 좋은 일 해서 기쁘다. 열심히 칠테니 빨리 나오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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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보 2005-06-13 10:1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열심히 학교 생활하고 계시는군요,,

明卵 2005-06-14 07:5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행복한 일이죠^^
그치만, '한국 교육같지 않고' 라는 것은 잘 모르겠어요;ㅂ; 그냥 괴롭히고 있을 뿐이잖아요~ 우헹;

2005-07-01 20:2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앗! 점자타이핑! 수업갔다가 게시판에서 보고 해보고 싶다... 라고 중얼거렸었는데...

明卵 2005-07-09 15:3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히히, 그냥 타이핑만 하면 되는 거야^^

merryticket 2005-07-12 08:5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명란님, 그냥 괴롭히고 있는게 저얼대 아니에요..생각하고 아이디어내고, 정리하고,,
이런 과정이 얼마나 중요한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