끊임없이 나 자신에게 묻게 하는 작품. 괘씸한 것은 그 어디에도 질문에 대한 답은 나와있지 않다는 데 있다. 심지어 여기에서는 주인공 나쉬가 스스로 던진 질문과 다른 인물들에 대한 궁금증의 답변도 전혀 서술하고 있지 않다. 분명 작가는 저 하늘 위에서 이들 모두의 생각과 모습을 읽고 있을 터인데 군더더기는 포커스 아웃 해 버리고 나쉬가 음악이 흐르듯 부닥치는 우연들만을 다룬다. 이렇듯 김빠진 느낌을 만들어내는, 때려주고 싶은 작품인데도 불구하고 빨려들어가 버린 나를 느낀다. 이 책은 꼭 다시 한번 더 읽어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