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손에 대해서 쓸 내용은 별로 없지만, 시험기간에 서재에 들어오면서 '내가... 시험만 끝나봐... 무슨 일이 있어도 내 손을 올릴 거야!!'라고 굳게 다짐했기 때문에 의무감에 불타며 올린다.
양손 모두 길이 16cm, 한뼘 20.5cm.
내 왼손(사진상에서는 오른쪽) 새끼손가락 아래에는 1cm정도 길이의 작은 흉터가 있는데, 이건 내가 여섯살 때, 미용실을 하는 친구 집에서 눈썹깎는 칼을 가지고 놀다가 그대로 쑤셔서 생긴 것이다. 큰 흉터가 아니라서 사진에서는 찾아볼 수도 없다^^;; 틱탁틱탁... 즐겁게 가지고 놀던 게 어렴풋이 기억난다. 그게 흉기가 된 것도. 얼마나 아팠는지는 기억이 안 나고, 그 칼이 의외로 날카로워서 피가 철철 났던 것과 친구 어머니께서(어떻게 써야 하는 거지?) 잘못 찍혔으면 '삐리리'해서 정말 위험했을 텐데 비켜가서 다행이라고 하신 것만 기억이 나는데 '삐리리'가 뭔지 도통 모르겠다. 이 흉터는 훗날 아주 유용하게 쓰이는데, 지금까지도 나는 이 흉터로 왼손 오른손을 구분한다. 왼손 오른손이 헷갈릴 때는 손을 가만히 들여다보면 되는 것이다. 이제 흉터의 도움을 받지 않아도 그 정도는 구분할 수 있어야 하는 거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들지만, 어릴 때부터 계속 그렇게 해 와서 그런지 긴가민가하면 남들처럼 '밥 먹는 손'을 떠올리는 게 아니라 자연히 흉터를 찾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