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고 남푠의 생일도 지나갔다..언제나 한해들어 너무 빨리 와버리는 남편의 생일은 설날 다음날이다.
올해도 어김없이 남푠없이 나와 아이들은 버스를 갈아타고 4시간이상 공을 들여서 큰집에 도착했다. 16일 아침일찍 서둘렀더니 다행히 차가 바로 있고 사람들도 그리 몰리지 않아 차도 막히지 않는시간에 움직이게 되었다. 떡국떡을 썰려고 일찍 서둘러서 큰집엘 간거였는데 도착해보니 형님은 벌써 다 썰어놓으셨다고... 왜그렇게 일찍 왔냐고 오히려 되물으신다. ㅡ.ㅡ
하릴없이 16일을 보내고 17일도 오전엔 어머님아버님오시고 시루떡 맡긴것 찾아오시고 하신다고 난 점심먹기전엔 할일이 없었다. 텔레비젼만 죙일 보고 뒹굴다시피하공...점심을 먹고 드디어 차례음식이란걸 형님이랑 둘이서 하게 되었는데 부엌이 좁아 형님은 부엌에서 서서 오징어튀김이랑 배추전 더덕튀김 명태부침등을 하시고 난 거실에서 동그랑땡,동태전,어묵부침, 쇠고기산적을 부쳤다. 놀다가 하니 더 힘이들었다. 두시간동안 그렇게 만들어놓곤 다 했다고 희희낙락이었는데 다치워놓고 보니 어머님께서 손수 만들어놓으신 두부를 부치지 않은게 기억났다..형님에 비해 내가 나이도 많이 어린데 나도 기억하지 못하니 정말 한심스러웠다. 결국 저녁준비할때 하기로 하고 또 놀았다..나 이래도 될까 싶을정도로...크흐흐흐.
설날 우리시댁엔 떡국으로 차례를 지내기 때문에 나물이고 밥이고 하지 않는다. 그래서 할것이 많이 없다. 덕분에 설날아침도 여유있게 준비한다. 며칠동안 놀고먹으며 일이라곤 전부치는 거 2시간이 고작이다.햐~ 정말 편한 명절이 아닌가?하핫! 형님께 차례비용을 조금 보태드리고 어머님께 돈이 조금든 봉투를 내밀었더니 흡족해 하신다. 아버님 목욕가셨을때 드려서 정말 다행이었다. 안그러면 자신만 봉투를 안준다고 웃는소릴 하실텐데 말이다.ㅋㅋㅋ
그렇게 설날아침에 차례를 지내고 아이들과 나는 서둘러 집으로 돌아오는 버스를 탔다. 난 등산배낭에 옷가지를 넣어서 한짐 짊어지고 아들은 아들대로 배낭에 명절음식과 식혜까지 한병넣어서 묵직하게 짊어지고 딸래미는 손가방에 달래한봉지와 어머님이 띄우신 비지한봉지그리고 음료수를 넣고 낑낑대며 터미널을 누비고 다녔다. 대전에 도착해선 시간이 30분정도 남아돌아 터미널근처식당에서 점심까지 사먹었다. 키작은 아줌마가 자기반만한 등산배낭을 낑낑대며들고 자기키만한 아이둘을 데리고 식당에 들어서니 모두들 쳐다본다.으이그...쩝
대전으로 해서 우회하여 오기때문에 조금더 걸리지만 덜 갈아타니까 오히려 편하다. 차도 하나도 안밀려서 참 다행히 편하게 집에 올 수 있었다. 남편의 생일이 설다음날이라 늘 이렇게 설날에 부랴부랴 집으로 돌아와야 하니 여간 신경쓰이는게 아니다. 특히 케이크는 거의 구할 수 없고 큰집에서 바리바리 싸들고온 전들과 고기들로 상을 차리기때문에 다른음식은 준비도 못한다. 피곤하기도 하고...특히 정신없이 설날이 다가오고 하기때문에 남편의 생일 선물은 늘 준비를 못하는 실정이다. 올해도 기냥 패스~
하지만 남편의 회사동료들은 부랴부랴 생일선물을 준비해서 주었다. 커다란 꽃바구니에 버클세트...와이셔츠넥타이등....마누라없이도 챙겨주는 사람들이 많아서 좋겠다. 남푠.ㅎㅎㅎ
지금 남푠이 받아온 꽃바구니에선 후리지아가 싱그러운 봄향기를 내뿜고 있다...음~~~향긋해라...덕분에 나또한 행복한 하루가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