딸아이는 그때그때 원하는걸 바로 말하지요..
어제 집으로 걸어오는데 길거리에 파는 오뎅을 보더니 엄마 오뎅 한개만 하더이다..정말 예전같으면 사주겠고만 이젠 느무 많은걸 알아버린 저는 그걸 사줄 수 없더군요..그래서 생협에서 파는걸 생각해냈지요..내심 조만간 해주겠노라 생각만 하고 있었는데 또 딸이 그럽니다..
"엄마 이번에 저 시험 잘치면요..저번만큼만 성적이 나오면요(저번에 신기하게도 성적이 잘나왔더랬다.) 오뎅 사주시면 안돼요?"
정말 소박한 딸래미의 상입니다..요즘 그런식품들을 금했지요..찬바람이 불어오면 오며가며 하나씩 입에 물곤 하던 오뎅이며 붕어빵이며 닭꼬치 같은건 거들떠도 안봤지요..아무래도 딸아이의 면역성부족한 몸엔 가려먹는게 좋을거 같아서요..그래서 저희집은 거의 매일 채식위주이지요.. 그래서 저런것이 더욱 간절한가 봅니다..못먹게 하면 더욱 생각나서 괴롭히지요..예전에 거들떠 보지도 않던 닭다리 타령도 심해졌습니다..
간간히 유정란과 생선을 자주먹고요..시판되는 우유도 안먹입니다..가끔 유기농우유를 사주기는 합니다..아주 가끔요..대신에 생협의 두유를 사먹이는데 매일은 안 먹이고 가끔 먹입니다..아들은 우유가 더 좋은데 두유를 자꾸 준다고 늘 심통입니다..
그래서 어제저녁엔 생협에서 파는 닭을 사와서 닭죽을 끓여서 줬답니다..다른때 보다 야채를 배로 넣고 마지막에 브로콜리를 다져서 휘 져었더니 더욱 맛나게 되더군요..아이들은 닭고기를 거의 환장할 정도로 잘 먹더군요..속으로 미안하기도 하고..이리 좋아하는걸 매일 못해줘서요..
딸아이는 매일매일 저와 걸어다니는 길목에서 먹고픈거 얘기하는게 낙인가봅니다...저는 귀에 못이 박히고 있어요..충동적으로 사주게 될지도 몰라서 마음을 다잡습니다..이제 또 딸아일 데리러 갈 시간이 돌아오는군요..또 그러겠지요...뭐가 먹고싶다고...딸...좀더 크면 엄마가 요리솜씨를 늘려서 집에서 함 해볼께 까지껏 널위해서라면 뭘 못해주겠니? ㅎ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