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젯밤, 우리나라 축구가 대승한걸 모두 아시지요?
그래서 그걸 본 우리남푠 가만 있을 수 없다하여... 애들보고 자라고 반 협박?해서 재우고 우리둘은 집근처의 생맥주집을 찾아갔지요...하지만 쌀쌀한 날씨때문에 생맥주생각이 싹 달아나지 뭡니까? 그래서 화로에 구워먹는 뼈없는 닭발집으로 들어갔답니다..
아주머니들이 10시가 넘어서 나타난 이 꾀죄죄한 부부를 한심한 눈으로 살펴봤지만 울남푠의 철판?으로 자리를 잡았다지요.ㅎㅎㅎ
기름기가 없이 매콤하게 구워지는 닭발과 차갑게 넘어가는 쇠주는 환상의 궁합이더군요.ㅎㅎㅎ 빨갛게 버무려져 나온 닭발이 꼭 파충류같지 않냐고 남푠이 놀릴땐 으이그...입맛이 살짝 달아나려 했지만 다 구워놓고 보니 아무생각이 안났답니다.ㅋㅋㅋ
그렇게 이런저런 야그를 하다가 한병을 다 비울쯤 아참! 내일아침 밥줘! 라고 뒤통수를 치는 나의 남푠...
정말 으이그 입니다..그럴려면 진작 말해야 좀 덜 마실꺼 아니냐고요..안 마시던가...뭐 그래도 그게 하루 이틀 있었던 일도 아니고 해서 꿋꿋하게 알았어...하고 끝까지 마셔주십니다....
오는길에 발길이 또 자연스레 슈퍼안으로 들어갑디다..딱 맥주 2병으로 입가심하자면서 말이지요.ㅎㅎㅎ
하여튼 술이라면 끝장을 보려구하니 전 장단 맞춰주려다 과음하는게 습관처럼 되어버렸지요..하긴 다른술꾼들 보담 좀 덜 마시는 편이지만 그래도 술이 약한 저에겐 힘듭니다..예전엔 소주 3잔에 필름이 끈겼답니다.이건 절대 비밀이지요..울남푠에게두요.ㅋㅋㅋ 하지만 요즘 7잔까지 가능합니다..헉!완죤 술꾼다 되었다지요..술꾼남푠과 10년 넘게 살다보니....
맥주 2병과 비상용이라며 자꾸 사달라고 조른끝에 카스 1.6리터짜리와 인디언밥,야채크래커..불량식품한개를 사가지고 집으로 들어왔습니다..맥주한병의 양은 우리가 마시는 물컵의 두잔하고 반잔정도가 더 나옵니다..허나 그 반잔을 향한 쟁탈전은 술을 마시면 마실수록 노골적이 됩니다..슬쩍 한눈을 팔면 어느순간 자기잔에 부어버리곤 하지요.ㅋㅋㅋ 어제도 저는 당했답니다....잠깐 티비에 한눈을 판사이 컵이 바뀌어 있었다지요..단지 제 잔에 조금 더 들어있었을 뿐인데....하지만 웃어야지요.ㅋㅋㅋ
오늘아침에 추워서 일어나보니 날이 밝았더군요..밥을 하고 생각하니 오늘은 친한 언니들이랑 점심먹는날이었답니다..이론!!!&&&
늘 이런걸 까먹고 그전날 남편과 술을 즐기던 나는 모임에 나가면 헬쓱헤졌다거나...어디 많이 아픈게 아니냐는 오해를 받습니다..사실은 술과 짧은 잠에 시달린 몰골로 나갔기 때문이었는데 말입니다..ㅋㅋㅋ
남푠은 오늘 회사사람들과 한달에 두번있는 영화관람모임을 합니다..그래서 예매를 하려고 아침부터 극장에 가야한다고 하길래 그길에 따라나섰지요..애들학교 데려다주고 집에 다시올라와서 차한잔 할만큼 시간도 남았는데 남푠은 너무 튕겼답니다..안올라올테니 알아서 준비하라구요...우와 전 머리감기와 말리기와 옷갈아입기,화장품챙기기(차에서 찍어바를려구)를 단 10분만에 해야했다지요..
증말,증말 어쩜 그리 튕기는지 이럴땐 알았어 안하면 울남푠 그냥 가버립니다..ㅎㅎㅎ황씨고집은 아무도 못말리거든요.!! 우여곡절끝에 차에 탔더니 정말 어찌 그리 빨리 내려왔냐고 눈을 동그랗게 뜨는 남푠...그길로 극장엘 갔었으니 티켓은 9시 20분부터 판매한다지요.느무 일찍 도착해버렸어요.ㅋㅋㅋ커피도 못마시고 어쩌고 하며 투덜댔더니 에스프레소 한잔을 사다주는 남푠...흐흐흐 제가 이래서 이남자랑 사는구나 싶습니다.....
회사가는길에 있는 예전동네에 가기위해서 ,차을 좀 얻어타기 위해서 이리 아침부터 유난을 떱니다..너무 일찍 출발하는거 같아서 언니에게 전화를 했더니 지금 당장 빨리 오라고 성화입니다.ㅋㅋㅋ
언니들은 모두 그곳에 아직 살고 있기때문에...아침일찍 가서 수다나 좀 떠어볼까 해서리...아님.부족한잠이라도 좀 자볼까 해서...ㅎㅎㅎ 그치만 수다에 너무 목말랐던 우리는 시간가는줄 몰랐지요...진주로 나와서 점심을 먹고 산책좀 하고 시장에 들러 수세미뜨는 아크릴사를 한뭉치 사들고 버스타고 아까 들어왔답니다..
오늘 하루는 정말 길고도 짧은 하루였다지요...그리고 좋은사람들과의 수다로 행복한 하루였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