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처럼 날씨가 좋다면 난 날아다닐꺼다. 애써 여름을 꽁꽁 숨기고픈 날이었다.12시에 출근해서에어컨이 오늘도 1시이후에 틀어질꺼라는걸 깨달아도 꽉막힌 락커룸에서 옷갈아입을때도 저녁에 일찍 에어컨 꺼버릴때도 정말 견딜만했다..벌써 가을이 온거같아 설레기도 했다.오늘도 부탁해 바람아~~~~
오늘 아침일찍 아이들을 데리고 나가준 남편에게 고맙고(말로는 애들에게 오늘 너네 10시전까진 아침얻어먹기어려우니깐 빨리 아빠따라나서~라고 했지만.ㅋㅋㅋ) 느긋한 아침이 황송할 따름이다.
요즘 남푠은 내가 다니는 회사에 극도의 적개심을 가지고 꼬치꼬치 따지고 있다. 뭐 나도 90%는 동의하는 바이지만....그래도좋은사람들이 있고, 맘편하다는거...이젠 너무 익숙하다는거... 그리고 그곳이 좋다는거...그것땜에 쉽게 놓아버리지 못하는 내맘이 서글플 뿐이다. 아직은 때가 아니라고 조금더 생각해 본다고 입을 다물어버린다...조금만 더 기다려보자....
곧 가게될 휴가...기다리는 시부모님 곁으로 간다고 생각하니 벌써부터 맘이 따스해진다..어머님생신때 못간게 정말로 죄송하지만 기다려주셔요.어머니 맛난거 사갖고 막내며느리 달려갈께요.ㅎㅎㅎ 해마다 어머니생신때 집앞우물가에서 막 여물어가는 호두를 따서 씻어대던 남푠과 아이들의 풍경이...연한껍질까서 입에 넣으면 고소하게 퍼지던 호두향이 그립기만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