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림푸스 Pen이 생겼다.

다만, 급작스럽게 맹렬히 갖고 싶었던 새로 나온 렌즈 교환식 디지털 카메라 E-P1 이 아니라

바로 이 PEN EE3.
아버지의 옛 카메라. 기억이 나서 달라고 여러날을 졸랐음에도 찾기 귀찮다 하시더니.
엄마가 문갑 정리를 하다가 던져주셨다.
사실 그 외관상 사진이 찍힐까 의문스러운 낡디 낡은 카메라.
그래도 작동만 해준다면 24 컷짜리 필름 한 통을 넣으면 48장으로 뻥튀기 해주는 신기한 카메라다.
물론 내게는 이미 같은 목측식 카메라인 로모와 4컷 분할식 로모 액션샘플러도 있어 굳이 필요는 없지만.
바로 그 전날, <찬란한 유산>을 보다가 승미 엄마가 승미에게
"퇴근하고 백화점 가자, 옷 한 벌 사줄게." 라는 대사를 보고
내가 그랬다.
"엄마, 나도 엄마가 퇴근하고 백화점 가자, 카메라 한 대 사줄게, 라고 하는 말 듣고 싶어.
카메라는 안 사줘도 되니까 그 말만 한 번 해주면 안 돼?" 했다.
엄마는 웃었다.
그 대화와 오늘의 카메라는 연관이 있을까?
여하튼 엄마한테 카메라 한 대 받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