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5년 11월 3일,
오늘은 제 76주년 학생의 날!
OO고 1학년 학생 여러분, 이 낯선 쪽지의 제목이 약간 어리둥절하겠지만, 11월 3일인 오늘은 제 76회 학생의 날입니다. 이 쪽지를 통해 여러분들과 더불어 학생의 날을 축하하고, 학생의 날의 의미를 한 번 더 되새기고자 합니다.
학생의 날의 계기가 된 1929년의 광주 학생 운동은 통학 열차 안에서의 우연한 충돌 사건 때문에 일어난 것은 아닙니다. 일본의 식민 통치에 대한 분노가 그 사건을 계기로 폭발한 것으로 보아야 할 것입니다. 더 크게 본다면 불의에 분노하고 저항하는, 올바른 청년 정신의 참모습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학생의 날을 정한 것도 단순히 11월 3일의 광주 학생 운동만을 기념하자는 것은 결코 아닙니다. 그것은 민족의 장래를 위해 항상 깨어 있으면서 민족을 올바로 이끌어 왔던 젊은 학생들 모두를 기억하고, 그러한 젊은 학생들의 자기희생 정신을 영원히 계승하기 위한 의미로서 학생의 날이 정해진 것이라고 봅니다.
학생의 날을 맞은 오늘, 우리 학교 1학년 학생들도 올곧은 정신으로 정의롭고, 당당하게 자신의 미래를 위해 자기 삶을 가다듬고 있는지 되짚어 보았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해 보았습니다.
OO고 1학년 학생 여러분, 답답하고 고달픈 학교 현실이지만 교실에서 복도에서 운동장에서 언제나 환하고 맑은 얼굴로 살아가고 있는 듯해서 고맙습니다. 저는, 그런 여러분들을 보며 사는 게 참 기쁘고 행복한 일이라는 사실을 새삼 깨닫게 됩니다.
여러분들 자신은 잘 모르고 있겠지만, 여러분들은 무한한 가능성만으로도 눈부시게 아름다운 존재들입니다. 아직도 여러분들은, 무엇이든 할 수 있고, 무엇이든 될 수 있는 가능성이 충만합니다. 그러니, 여러분들같이 가능성으로 반짝거리는 보석을 누가 사랑하지 않을 수 있겠습니까? 부디 모든 사람들이 부러워하는 자기 자신의 가능성에 대해서 여러분들의 눈길이 빨리 가 닿기를 바랍니다.
이렇게 말하기는 무척 조심스럽지만, 언제부턴가 저는 여러분들을 마음으로부터 아끼고 사랑하게 된 것 같습니다. 누구나 자기만의 사랑방식이 있듯 저도 저의 학생으로 만난 여러분을 사랑하는 방법이 있습니다. 간혹, 저의 사랑을 표현하는 제 말이나 행동이 서운하더라도 그 너머에 있는 제 마음을 읽어 봐 주면 좋겠습니다.
“처음으로 하늘을 만나는 어린 새처럼, 처음으로 땅을 밟는 새싹처럼, 우리는 하루가 저무는 저녁 무렵에도 마치 처음처럼, 아침처럼 새날을 시작합시다.”
이 글처럼 늘 새로운 마음으로 학교에서의 오늘 하루,‘새날’을 시작할 수 있었으면 합니다. 다시 한 번 ‘학생의 날’을 진심으로 축하하며, 우리가 학교에서 같이 지낼 수 있는 날까지 서로 행복하게 지낼 수 있도록 노력합시다.
1학년 학생들은 오늘 하루, 누구라도 1층 학년교무실에 들러‘학생의 날’기념으로 준비한 사탕을 받을 수 있습니다. 모두가 나눠 먹어야 하니까 양심껏 1개씩만 가져가세요. [한 사람당 1개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