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배한봉

  

아름답구나 일몰

노동 끝낸 농부의 휴식 물들이며

산과 들

강물 속으로 깃드는

한 풍경이여 눈물겹게 아름답구나

고단함조차 이런 때는

담배불 당기는 마음 아래 집 지어

어떤 생각의 무거움이 토하는 기침마저 씻어버리고

탱탱하게 차오르는 바람도

서걱서걱 뼈아픈 시절 곁에 눕지 않겠느냐

홀로 깊어진 시간의 층계에서

기우뚱 몸 굽히는 일몰

아름답구나 저기 농부 어깨 위

세상에서 가장 경건한 물무늬로 일렁이는

터엉 비어 가득 찬

무욕의 얼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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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caru 2005-09-20 16:2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가을이 진짜 좋아요...
그냥요...
저 농부의 무욕의 얼굴...처럼... 그냥요..

느티나무 2005-09-27 01:2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는 일몰이 좋아요... 진짜루요.
아름다운 사람을 더 아름답게 보이는 배경이 되니까요.
그냥, 그랬으면 좋겠어요. 아름다운 사람들 옆에 서 있고 싶다는...
배경 같은 사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