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어제 부산에서 심야버스를 타고 조금 전에 광주터미널에 닿았습니다. 전에도 여기서 몇 번 버스를 탄 적은 있었는데, 지금은 새벽이라 그런지 이 곳이 영 낯이 섭니다. 도착은 3시 20분에 했습니다.(4시에 도착한다고 하더니만) 처음엔 어디가 어딘지 몰라 여기저기 다니다가 4시쯤에야 겨우 매표소를 찾았습니다. 그래도 아직은 마땅히 할 게 없네요. 이 넓은 터미널이 아주 조용합니다. 그렇게 느껴서 그런지 모르겠지만, 아무도 없는 이 터미널도 무척 피곤하게 잠든 것 같네요. 우리네 남루한 일상이 묻어있기 때문일까요?

   저는 여기서 다시 버스를 타고 목포로 내려갈 계획입니다. 목포행 버스는 5시 30분에 있네요. 1시간 40분이 걸린다니까 목포에 도착하면 든든하게 아침을 먹고 동네를 좀 어슬렁거리겠지요? 그 다음부터는 발길 닿는 대로 걷기로 했습니다. 방금 지도를 보니, 무안까지는 가야 잘 곳이 있을 듯 합니다. 제가 이래뵈어도 비싼 여행을 하는 셈이거든요.(잠은 주로 숙소에서 해결한답니다.) 그 이후엔 지도를 봐도 막막하네요. 뭐 어떻게 될테죠. 살면서 모든 일이 계획한 대로 되는 건 아니더군요.

   목포로 가는 버스에서 언제나 답을 찾을 수 없었던 질문을 해 보려고 합니다. 사람들에게 저에게 묻기 이전에 제 스스로에게 먼저 수 없이 해봤던 질문, 그러나 결코 답을 찾을 수 없었던 질문말입니다.

   - 너는 왜 걸으려고 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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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굼 2005-08-10 09:3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와... 멋진 여행 되시길. 건강한 다리를 믿으세요.: )

푸른나무 2005-08-11 22:0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다리가 있기 때문에 걷는거지요. 그렇게 걸을때 진정 몸의 소중함, 건강의 소중함,다리의 소중함과 가치도 알게되겠지요. 걸으면서 얻게되는 건강한 삶의 진리...
편한 신을 신고 마음껏..특히 해질녘에 어디론가 훨훨 발닫는데로 가고 싶은데 그럴날이 있을는지... 마음껏 걷고 오십시오.

2005-08-10 17:24   URL
비밀 댓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