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어제 부산에서 심야버스를 타고 조금 전에 광주터미널에 닿았습니다. 전에도 여기서 몇 번 버스를 탄 적은 있었는데, 지금은 새벽이라 그런지 이 곳이 영 낯이 섭니다. 도착은 3시 20분에 했습니다.(4시에 도착한다고 하더니만) 처음엔 어디가 어딘지 몰라 여기저기 다니다가 4시쯤에야 겨우 매표소를 찾았습니다. 그래도 아직은 마땅히 할 게 없네요. 이 넓은 터미널이 아주 조용합니다. 그렇게 느껴서 그런지 모르겠지만, 아무도 없는 이 터미널도 무척 피곤하게 잠든 것 같네요. 우리네 남루한 일상이 묻어있기 때문일까요?
저는 여기서 다시 버스를 타고 목포로 내려갈 계획입니다. 목포행 버스는 5시 30분에 있네요. 1시간 40분이 걸린다니까 목포에 도착하면 든든하게 아침을 먹고 동네를 좀 어슬렁거리겠지요? 그 다음부터는 발길 닿는 대로 걷기로 했습니다. 방금 지도를 보니, 무안까지는 가야 잘 곳이 있을 듯 합니다. 제가 이래뵈어도 비싼 여행을 하는 셈이거든요.(잠은 주로 숙소에서 해결한답니다.) 그 이후엔 지도를 봐도 막막하네요. 뭐 어떻게 될테죠. 살면서 모든 일이 계획한 대로 되는 건 아니더군요.
목포로 가는 버스에서 언제나 답을 찾을 수 없었던 질문을 해 보려고 합니다. 사람들에게 저에게 묻기 이전에 제 스스로에게 먼저 수 없이 해봤던 질문, 그러나 결코 답을 찾을 수 없었던 질문말입니다.
- 너는 왜 걸으려고 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