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잠깐 근처에 있는 계곡에 다녀왔다. 날은 후덥지근했지만, 흐르는 물에 발을 담그고 놀았더니 세상 근심이 모두 사라지는 듯 했다. 그리고 그 여세를 몰아 볼링장까지 진출했다. 그러나 이어진 뒷풀이는 정말 귀를 막고 싶은 심정이었다.

   오늘 들은 말들을 한 마디로 정리하면 "오! 진정, 학교는 야수들이 사는 정글의 세계이다."

   학부모 알라디너님께, 교사로서 이런 말씀드리기 정말 뭣하지만-누워 침뱉는 꼴이라 더욱 내 말이 우습게 들리겠지만- 학교를 믿지 마세요. ^^;  글쎄, 제가 너무 우리 학교의 경우를 일반화시켜서, 논리적 비약이 심할지 모르겠지만 이상한 '선생들'이 많답니다. 또, 학교가 여러분의 자녀들을 올바른 인성으로 이끌수 있다고 착각하지 마세요. 지나친가요? 학교에 있어보면, 제대로 정신이 박힌 사람이라면, 절대로 그런 말 안 나옵니다. (그런데 정말 웃기는 건, 이런 인간들일수록 학교를 잘 모르는 사람들에겐 온갖 미사여구로 자기 자랑을 늘어놓는지...)

   예를 들어 볼까요? 어떤 교사가 학생들에게 인사 좀 해라고 잔소리를 했습니다. 그런데 학교 홈페이지에 학생들이 그 선생님이 우리 학교에서 제일 학생들의 인사를 무시한다고, 인사 좀 받아달라고 하소연을 했답니다. 그 글을 본 그 선생님 왈, "걔네들은 아버지한테도 맞담배 피냐?"-한 마디로 너희들은 인사해라. 나는 안 받겠다. 그래도 너희들은 계속 인사해야 한다... 뭐 이런 생각을 하는 사람이 교육경력 20년이라고 매일 큰소리치고 있으니, 이런 사람이 학생을 지도하는 업무를 담당하고 있으니, 제대로 되겠습니까?

   학부모 알라디너님! 목소리 높여서 자신의 교육활동을 자랑하는 '교사'를 조심하세요. 저도 그랬다면 저 역시도 조심하세요.(저를 조심할 일이 있을까요? 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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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렌초의시종 2004-07-01 23:4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희 아버지도 선생님이시지만 그 논리는 정말 황당하기 그지 없네요. 만약 저라면 학생이지만 한 말씀 드릴 듯......(아버지 믿고라도......)

느티나무 2004-07-02 00:4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반갑습니다. 닉네임이 근사하단 말씀은 알라딘 뉴스레터에서 읽은 기억이 나는데... 맞는지? 저는 유감스럽게도 '선생'들을 불신합니다. 만약 제가 학교에 오지 않았다면 학교다닐 때 존경했던 선생님들 때문에 지금도 경외감을 가지고 있었을 겁니다. 그러나 지금은... '선생을 믿지 마세요'라고 말씀드릴 수 밖에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