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가족이 여름이면 항상 찾아가는 통도사 자장암 계곡. 진복이는 이번 여름에도 두 번이나 이 계곡 물놀이를 다녀왔다. 딱 진복이 수준에 놀기 좋은 계곡이다. 작년 여름에 해수욕장에서 샀던 튜브도 유용하게 잘 쓰고 있다. 이제 막 계곡에도착해서 물놀이 하러 들어가는 중이다. 

 

   간식으로 옥수수를 먹는 중. 물에 몇 번 들어갔다가 나오더니 배고프다고 간식 찾는다. 집에서 챙겨 온 옥수수로 간식 먹는 중. 어린 녀석이 앉을 땐 꼭 저렇게 양반 다리를 하고 앉는다. 한 가득 베어물고 우물우물거린다. 


   남들이 뭐라든 신경 안 쓰고 옥수수만 물고 앉아 있다. 이 때가 두 번째로 갔을 때인데, 작년에도 왔던 곳이라 익숙해서인지 간식 먹고 금방 물놀이하느라 정신이 없었다. 덕분에 다리는 온통 상처 투성이. 통도사 자장암 계곡은 어린이가 있는 가족이 조용하게 물놀이하기에 딱 좋은 곳이다.

   금정구 스포원에 있는 키즈랜드 유아 놀이방. 여전히 겁이 많아서 미끄럼틀도 무서워서 못 타고 유아들이 노는 곳에 와서 이런 완구를 타며 논다. 사실, 올 봄에 왔을 때는 움직이는 이 완구도 무섭다며 안 탄다고 도망다녔는데... 그러고 보면 제법 큰 건가? 

 

   이것도 유아방에 있는 장난감으로 만든 집 안이다. "딩동", "누구세요?", "아빱니다." , " 들어오세요~" 요런 놀이를 하고 있는 중이다. 올해는 키즈랜드 뿐만 아니라 옆에 붙은 실내수영장에도 두 번 다녀왔다. 수영장에서도 어찌나 무서운 게 많은지, 미끄럼틀은 아예 무서워서 타지도 못 하고, 아무 곳에도 안 가려고 하고, 오직 25m 수영장에서만 줄창 놀았다. 


   집에서 사진기를 들이대니 잡은 자세. 나름 V. 요즘엔 항상 사진 찍는다고 하면 훼방을 놓는다. 얼굴을 왕창 찡그린다거나 무척 빨리 움직인다거나 자리를 피한다거나... 아무튼 사진 찍히는 게 싫은가 보다. (생각해 보니 나도 어릴 때 그랬던 거 같다. 사진에 나온 내 모습을 보면 괜히 어색하고 이상해서 언제부턴가 사진 찍는 순간이 무척 고역이었다.)

 

   덕유산자연휴양림에서 하룻밤을 자고 산책하다가 발견한 그네를 타고는 무척 좋아했다. 그냥 의자처럼 보이지만 사실은 그네라서 더욱 기분이 좋은 듯하다. 진복이가 앉은 자세가 편안해 보여서 좋다. 그러나 정강이쪽에 보면 어찌나 상처가 많은지... 그런데 녀석은 넘어져서 꽤 아플텐데도 잘 울지 않는다.(대신 내가 화난 표정을 짓거나 말투가 조금만 달라져도 금방 눈치를 채고는 눈에 눈물이 그렁그렁하다.)

 

   덕유산에 올랐다. 물론 곤도라를 탔지만... 구름으로 날이 잔뜩 흐려서 앞이 하나도 보이지 않았다. 사진 찍은 곳은 곤도라 정상에 있는 식당. 물론 모두 배도 살짝 고팠지만, 녀석은 구름이 무서워서 밖으로 조금도 나가려 하지 않는다. 꼼짝도 하지 않고 식당에서만 있어야 한단다. 완전 겁쟁이라고 놀려도 소용 없다. 그냥 구름이 무섭단다. 

 

   오도산 정상에서 구름바다를 보았다. 새벽까지 비가 많이 내려 계획했던 일출은 포기하고 집으로 돌아가려다가 그래도 여기까지 왔는데 싶어서 올라 간 오도산 정상. 정상까지 가는 길은 힘들었지만, 아무도 없는 오도산 정상에서 산을 타고 넘는 구름 바다의 변화무쌍한 향연을 보고 감동! 그러나 진복이는 경치와는 상관 없이 전망대 나무바닥이 좋은지 계속 전망대를 뛰어다니며 달리기 시합에만 열중하고 있다.  

   "진복아, 저기 구름 좀 봐!" "난, 구름 싫어. 무서워"  진복이와의 대화 내용이 이렇다. 그러면서 사진 찍자고 달래서 겨우 찍은 사진 한 장!  

   이제 곧 만 네 살이 되는 이진복 어린이. 올 여름에도 많은 일들이 있었지만, 사진에서 보듯이 계속 자라고 있다는 것이겠지? 진복아, 더 많이 먹고 쑥쑥 커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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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인 2010-08-19 08:3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우리집 해람군과 성향이 비슷한 듯. 계곡에 놀러가도 딱 발만 적시고 바로 나왔답니다. 무섭다구요. ㅋㅎ

느티나무 2010-08-19 17:12   좋아요 0 | URL
아... 그렇군요. 그래도 물이나 높은 곳... 이런 건 이해할 수 있지만 구름이 무섭다니... 황당했습니다. 아이들은 언제나 이해 너머의 존재인 것 같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