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주 수요일까지 시험문제 출제해야 하는데, 오늘도 손을 못 대고 있다. 조금씩 늦게 내는 버릇, 고질병이다. 늘 머리에 넣고 있는데도 몸은 영 따로 논다. 보통의 휴일 같으면 책이라도 한 두 번 뒤적거릴 텐데, 오늘은 진복이랑 함께 노느라 그런 건 생각하지도 못 했다.

   감기... 참 무섭더라. 지금은 열이 많이 내려서 온 몸에 열꽃이 피어 있고, 콧물도 멈추었지만 지난 며칠 동안은 아내에게서 조금도 떨어지려고 하지 않고, 밤에 잠을 제대로 못 자서 진짜 고생했다. 어제부터 열은 내려서 조금씩 평소대로 돌아오고 있는데도, 오늘까지도 계속 칭얼대었다. 특히, 이유식이나 간식을 먹으려고 하지 않아서 아내의 속을 끓였다.

   결국 오후에는 아내가 복이를 병원에 다녀왔다. 다녀와서도 녀석은 계속 징징대길래, 달래느라 진땀을 빼야했다. 간단하게 늦은 점심을 먹고, 복이 자는 틈에 따라 누워 조금 자고 일어나니 벌써 아까운 휴일이 다 가버렸다. 할 일은 어쩔 수 없이, 미루고 내일부터 열심히 해야겠다. 이러다 시험문제 내는 기한을 또 넘기는 거 아닌가 몰라! 집안에 아픈 사람이 있으면 정상적인 생활이 불가능하다는 거, 알고는 있었지만 몸으로 느끼니 더 절실해 지네!

   시간이 참 후다닥 간다. 휴일은 더 그렇다. 저녁엔 졸업후 의사가 되어 아랍으로 의료 선교를 떠나는 게 꿈인 녀석과 오래 문자를 주고 받았다. 독특한 녀석일세! 그래도 아직 고3인데, 저렇게 분명한 꿈을 꾸는 게 어디야?

   오늘 밤 복이 녀석, 안 깨고 쭉 자야할텐데... 또, 걱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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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aits 2007-06-18 01:1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유~ 아가가 아프면 옆에서 보기에도 참 맘이 쓰리던데... 부모님들 마음은 어떨까 싶어요. 진복이 빨랑 낫기를 바랄께요!
새로 바뀐 서재가 여엉 적응불가여서 멀뚱히 쳐다만 보고 있었는데, 그래도 정다운 님들의 글이 올라오니 반갑고 좋아요...^^

마노아 2007-06-18 08:3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복이가 잘 자고 일어났을까요? 아이가 아프면 부모 마음은 대신 아프고픈 마음이겠죠? 어여 나아서 신나게 놀았음 좋겠어요(>_<)

느티나무 2007-06-18 11:0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나어릴때님, 마노아님, 고맙습니다. 어제 좀 일찍 자더니, 오늘은 다섯 시에 깼다네요.(아내가 정말 고생입니다.) 오늘이 마지막일 듯 싶습니다. 다음엔, 안 아프게 애써야겠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