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14 2006-11-30  

애제자♡
선생님의 애제자였던 저를 잊지 않으셨으리라 믿어요! 오랜만에 친구들을 만나서 어제일같은 고등학교 시절을 이야기하다가 좋아라하던 선생님이 "급"보고싶어져서 들렀어요. 천성이 허영심이 많고 천박한 제가 왠지 순결(?)해보이는 선생님을 좋아라한건 당연지사라할 수 있지요. 오랜만에 들어와보니 저의 정체성이라고 할 수있는 흐지부지함이 묻어나는 알라딘 그리고 독서토론회도 세트로 떠오르는 것이..흐미~부끄러워라..ㅡㅡ;; 아무튼 집도 가까운데 동네에서 마주치는 행운을 기대해봅니다.(롯데마트는 잘 안다니시나요?ㅎ) P.S.궁금하진 않으시겠지만 수능을 한번 더쳤어요! 그것도 인문계로 바꿔서!(이것또한 궁금하지 않으시겠지만, 원래는 자연계였거든요~) 그래서 이젠 무얼할까 고민중이라는..ㅎ
 
 
느티나무 2006-12-01 10:2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내가 아끼는 제자(?)-제자라는 말은 너무 그렇다, 학생이면 더 좋을 듯-였던 지은 학생^^ 당연히 잊을 리가 있나?ㅎ 너무 반가워~! 그동안 아무 연락이 없더니 재수를 했었군. 문과로 바꾼 변화도 있었네. 근데, 뭘 공부하고 싶어서 문과로 바꾸었을까? 궁금한데...
내가 기억하는 지은이, 조금은 당차고, 공부도 꽤 잘 했고, 엉뚱하기도 하면서 자기 주관이 뚜렷한 학생이었는데...친한 친구는 아마 은주였지!(남들 다 하는 보충수업 안 한다고 했을 때 걱정도 되었지만 멋있다는 생각도 했다네...)네가 중국에 다녀와서 나에게 준 선물, 아직 우리집에 고이 보관하고 있어.
사실, 요즘에 좀 우울했었는데, 반가운 연락에 기운이 쑥쑥 난다.

느티나무 2006-12-01 10:2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나도 네가 궁금해 하지 않을지도 모르는 소식 몇 가지를 전해 볼까나? 우리집에 식구가 늘었지. 애기가 태어났는데, 사내애야. 이름은 진복이로 지었어. 보배 진에 복 복, 해서 이진복이지.(남들은 촌스럽다고 아우성이지만, 다시 들으면 정겹고 다정다감한 이름이라고 생각해. 진복이도 자기 이름을 좋아하리라고 믿어^^;;) 그 녀석이 태어날 때 여러가지로 고생을 많이 해서 부모로서 몹시 안타까웠어. 그러나 최근에는 점차 나아지고 있는 중이야.
두 번째는 지금 살고 있는 집에서 가까운 곳으로 이사를 가게 되었어. 어쩌면 동네에서 마주칠지도 몰라.ㅋㅋ(롯데마트에서 제일 가까운 아파트로 가니까 그 마트를 자주 이용할지도 모르지.)

느티나무 2006-12-01 10:3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최근에 우울한 일은 너도 아는 학생인데, 1학년 6반의 김OO이란 학생을 우연히 만나서 반가웠는데, 친구들과 만나 선생님들 이야기를 하게 되었다는 거야. 나도 그 이야기의 한 조각이었겠지. 근데, 1학년 때는 내 수업을 잘 못 알아들었다고 하더라.(그래서 힘들었다더군) 자기들이 3학년이 되고 나서야 이해가 안 되는 걸 나에게 묻고 싶었다고 하더군.(이건 그냥 예의상 꾸밈말일 가능성이 높다 ^^;;) 아무튼, 수업을 이해할 수 없었다니 정말 충격이었다.그래서 지금 가르치고 있는 우리 학교 2학년들(공부하기를 정말 싫어한다..)도 그런가 싶어서 몹시 답답하고 우울했거든. 근데, 지은이의 소식을 듣고 그냥 우울한 마음이 녹아서 좋아^^

1714 2006-12-01 19:1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한테는 중학교 고등학교 다 합쳐서 제일 좋은 국어선생님이셨어요. 무엇보다 학교 다니는 6년동안 단 한번도 배운 적 없었던, 내심 건방지게 궁금해하던 "우리가 배우는 시가 왜 잘 쓰여진 시인가"에 대해 유일하게 뭔가를 가르쳐주신 분이셨어요.
갓 입학한 고등학교1학년 1학기초에 정지용의 호수라는 시 마지막행 "눈감을 밖에"를 퀴즈로 내셨는데 (우리반에서는 그 시를 알고있던 아이가 맞추었지요.) 전 그 답을 듣고서야 비로소 시가 얼마나 쌈박한 매력이 있는지 쪼금 알수 있었어요. 뭐, 선생님의 의도야 시가 왜잘 쓰여진건지에 대한 강의는 아니였던 거 같지만, 처음 느끼는 새로운 재미에 심각한 재미주의자인 저를 언젠가는 내가 시에 푹 빠지겠구나 라는 예감 하게했죠.
결론적으로 저는 선생님 수업 여러모로 좋았어요. 산만하고 잠이 많은 제가 얼마나 (비교적) 집중력있게 들었는데요. 그 태도로 모든 수업을 들었다면 수능을 2번치는 일은 없었을테죠^^;;
그리고 이진복아기 너무 축하드려요~처음에 힘들었던 만큼 클때는 더 행복한 아기가될거예요. 선생님이랑 아내분(역시 저에겐 선생님^^)처럼 좋으신 분들이 부모님인 걸요!

느티나무 2006-12-18 14:1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1714 다시 안녕 ^^ 정지용의 호수, 기억난다. 그랬지. 그 땐 에너지가 넘쳤는데, 지나고 보니 또 내가 뭘 했나 싶기도 하네. 지금쯤이면 수능 결과가 나와서 고민이 한창이겠지. 어떤 결정을 내리든 현명하게 잘 해 나가리라 믿어. 문과라면 어떤 과를 지원할 계획인가? ㅎㅎ 어느 날 갑자기 같은 학교에서 만나는 것은 아닐까?ㅋ 진복이 잘 클 거야. 이사가는 동네라면 혹시나 마주칠 수 있겠지. 정 그게 안 되면 살짝 연락해서 맛난 떡볶이라도 같이 먹자. 소식 전할 일이 있으면 언제든 연락 줘~! 힘나게 해 줘서 고맙고!! 아프지 말고, 건강하게 잘 지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