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웨스트코스트 블루스
장파트리크 망셰트 지음, 박나리 옮김 / 은행나무 / 2020년 6월
평점 :
평범하지만 결코 평범하지 않은 남자가 주인공인 '느와르풍 범죄 소설'입니다.
이 작품을 읽으며 가장 놀라웠던 점은 군더더기 없는 문체였습니다.
스토리를 위한 사건 진행에 필요한 문장과 단어 외에는 허용하지 않아요.
간결함이 끝내줍니다. 그래서 스피드한 흐름은 덤처럼 느껴졌습니다.
아무렇지도 않게 그로테스크한 묘사를 덤덤하게 달고 나오는 문장들!
ㅡ 작가 지망생, 웹 소설 쓰시는 분들께 추천하고 싶을 만큼 매력적입니다.
그리고 또 하나는
무심한 듯, 진지한 필력 속에 풋-하고 터지는 코미디랄까요.
긴박하게 목숨을 건 격투 장면인데 왤케 웃음이 나는 건지ㅋ큐ㅠ
장면 묘사가 상상할수록 웃겨서 넘 재밌었어요.
근데 엄청 살벌합니다. 살인에 한치의 망설임 없는 청부업자들;;
그러다가 또 주인공과 살인 청부업자 2명이 만나면
생각지도 못하게 빵 터지고 ㅎㅎ
제가 상상력이 많아서 그런 걸까요. 뭐라 딱 집어서 말하긴 어려운데
장면을 가져오려니 스포가 될까 봐 참았습니다.
줄거리:
주인공이, 자신을 죽이려 한 남자를 찾아 복수를 하는 내용인데
잠시도 쉴틈을 주지 않고 밀어붙이는 힘이 결말까지 갑니다.
평범한 대기업 중간 임원이었던 주인공 '조르주 제르포'는
도로에서 사고를 당한 남자를 병원에 실어주고,
뒤처리가 귀찮아서 도망을 칩니다. - 모든 사건의 발단.
검은 과거를 가진 '알론소'라는 남자도 등장하는데요,
집 안에 살인청부업자 2명 만을 데리고 사는 사람이에요.
아무도 믿지 않기 때문인데, 개 한 마리만 곁에 둡니다.
- 바로 이 사람이 사고를 당한 남자와 주인공을 죽이려는 자.
휴가를 떠난 주인공을 따라 청부업자 2명도 따라가고
살벌하고도 인정사정없는 방식으로 죽이려 듭니다.
그런데 주인공인 조르주도 미스터리한 인간입니다 ㅋㅋ
분명 평범한 사람인데 말이죠. 처음 보는 총도 잘 다루고,
몸싸움에도 유연하게 대처하며, 휴가지에서 헤어진
가족들에게 연락하는 방법도 마치 전문가 같아요.
청부업자와의 싸움에서 큰 부상을 입고 도망치던 과정은
거의 정글탐험 같은 미개한 생활환경을 맛보게 하고
너덜너덜해진 몸으로 지내면서 자신의 삶을 돌아보기도 합니다.
정리하자면, 조르주가 사람을 죽이는 것에 큰 거부감이 없고
심지어 감정이 격할 때의 반응은 전문 살인자 같은 분위기가
나기도 한다는 것이 아이러니 + 그의 과거에 대한 호기심을
불러일으킨다는 겁니다. - 다 읽고 난 지금도 모르겠어요 ㅎㅎ
쳇바퀴 같은 삶에서 우연한 계기로 또 다른 삶의 맛을 각성(?) 한
주인공의 그다음이 이야기도 궁금해지는 작품이었습니다.
처음과 끝을 장식하는 '웨스트코스트 블루스'도 인상적이었어요:)
제 취향에 딱 맞아서 만족스러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