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를 움직인 돌 윤성원의 보석 & 주얼리 문화사 1
윤성원 지음 / 모요사 / 2020년 5월
평점 :
품절


역사와 함께한 보석의 이야기가 매우 신선하고, 흥미로운 책입니다.

저자의 필력이 좋아서 처음부터 마지막까지 재밌게 읽을 수 있었는데요,

이 책을 읽고 나니, 그동안 예쁘고 화려한 비싼 보석의 이미지가

단숨에 역사와 함께 한. 수많은 세월을 거친 산증인(?)처럼 느껴집니다.



뉴욕 GIA 보석감정 학교에서 저자가 느꼈던 첫 느낌은 충격이었습니다.

단순히 예쁜 주얼리에 대한 생각만으로 입학했던 그녀에게

다른 동기 신입생들의 소개는 엄청났거든요.



캐나다와 인도네시아의 다이아몬드 사업가 아들

인도의 유색 보석 사업가 아들

4대째 이어온 영국의 앤티크 보석상 아들

이탈리아의 대형 보석상 딸

전체의 3분의 2 이상이 가업으로 보석상에 관계된 일을 했다고 하니

자기소개 시간이 민망할 정도로 당황했을지 공감이 갔습니다.



맨땅의 헤딩하는 심정으로 단단히 마음을 먹고

보석 시간 여행자로서의 길을 걸어가기로 했다고 해요.

보석의 변천사는 원형 그대로라기보다는 바뀌는 주인에 따라

다양하게 재연마와 리세팅을 거치기도 했지만

그런 과정들이 흥미진진한 스토리를 만들어낸 것이겠죠?ㅎㅎ


하지만 가공되기 전의 모습이 사라진 것에 안타까워하는

저자의 심정은 십분 이해할 수 있었습니다. ㅠ







클레오파트라가 가장 비싼 저녁으로 '안토니우스'를 환대하던 장면에서

식초가 담긴 황금잔에 거대한 진주알을 녹여서 마셨다는 내용이 나오는데요,

그 진주를 떠올리게 하는 나폴레옹 3세의 부인 외제니 황후의 진주 목걸이가

눈길을 끌었습니다. 무려 각각 23캐럿이 나 하는 두 개가 달린 목걸입니다.

사진과 초상화가 함께 나와서 비교해보니 재밌더라구요.


과거의 역사 속에서 권력과 부를 자랑하기도 하고, 세월이 지나

소장용으로 여러 사람의 손을 거치며 다른 모습으로 변화되기도 하고 신기했어요.


다양한 보석이 많이 나오는데, 실려있는 사진들이 깨끗하고 선명해서

눈 호강 제대로 했어요. 세상에 이렇게 예쁜 보석들이 있었다니!







채굴 잔혹사 같은 초창기부터 삼총사, 시녀들, 마리 앙투아네트,

오만과 편견의 시대, 잘못 알고 있었던 진정한 보석의 정체 등

다양한 이야기들이 서양에 많이 치중되어있어서 조금 아쉬웠는데

마지막에 '청나라를 멸망에 이르게 한 비취'가 나와서 반가웠어요.


황금보다도 더 높은 가치를 가지고 있었다는 옥.

그 옥 중에서도 경옥이라 불리는 비취는 부르는 게 값이었다고 해요.

저항도가 뛰어나서 무기로도 쓰였다고 해서 놀라웠습니다.


사치의 끝을 보여주던 서태후의 사진에서 비취에 대한 집착이

얼마나 대단했는지 느낄 수 있었어요. 그녀에게는 다이아몬드가

그저 반짝이는 돌에 불과했다는 말에 웃음이 나더라구요 ㅎㅎ

(뭐든지 내가 좋은 게 최고 져 ㅋ


하고 싶은 이야기가 정말 정말 많은 책입니다.






처음부터 끝까지 어디 하나 소홀함 없이 정성 가득 보석을 소개하며

시공간을 넘나드는 구성에 읽는 내내 즐거운 여행이었습니다.

단순히 보석에 대한 소개가 아닌 제목 그대로 <세계를 움직인 돌>의

멋진 모험담이라고 해도 좋을듯합니다. 적극 추천하고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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