악의 기원 - 시그마 북스 017 시그마 북스 17
엘러리 퀸 지음 / 시공사 / 1995년 5월
평점 :
절판


항시 어떤 작품을 읽더라도 어느정도 기대를 가지게 끔 하는 작가들이 몇명 있습니다. 저에게는 크리스티나 다인, 딕슨카 만큼이나 엘러리 퀸 역시 그러한 작가중 한명입니다. 악의 기원은 국명시리즈나 라이츠빌 시리즈하고는 다른 시기별로는 '헐리우드시기'라고 불리우는 후반기 장편입니다. 걸작이나 유명한 작품은 거의 초중기에 몰려있기 때문에 아무리 엘러리 퀸이지만 큰 기대를 하지 않은것은 사실입니다.

하지만 제목 '악의 기원'에 걸맞게 다윈의 '종의 기원'을 인용해가며 헐리우드의 거물 보석상 살인/협박사건을 차분히 해결해 나가는 엘러리의 모습은 전성기 못지 않은 흥분과 재미를 불러 일으키는 걸작이라 할 수 있겠네요.

다 읽고 나서 생각해 보니 트릭이 조금 억지스러운것 같기도 하고 범인역의 설정이 좀 황당한 면도 있는듯 하지만 그래도 읽는 동안은 눈을 떼기가 힘들정도 재미를 주는 엘러리의 멋진 추리 소설입니다. 엘러리의 팬이 아니더라도 충분히 재미있습니다. 혹 아직 안 읽으신 팬 여러분들이 있다면 일독을 권합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백모살인사건 동서 미스터리 북스 70
리처드 헐 지음, 백길선 옮김 / 동서문화동판(동서문화사) / 2003년 5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세계 3대 도서추리소설 명작'이라는 화려한 타이틀을 가지고 나온 리처드 헐의 추리소설입니다. 에고로 가득찬 악당 주인공 에드워드가 백모를 살해하기 위한 일종의 일기와 마지막 백모의 수기로 이루어진 1인칭 소설로, 결론적으로 말해서 실망이군요. 주인공 에드워드와 백모의 신경전, 유머스러운 스토리는 재미있었지만 절대로 추리소설은 아닙니다.

'살의'나 '클로이든발 12시 30분'은 진정한 걸작이라고 할 수 있겠지만 이 작품까지 세계 3대 도서 추리소설이라니 어림도 없습니다. 그냥 단순한 영국식 유머소설이랄까요. 앞으로는 세계 양대 도서 추리소설이라고 불러야 겠네요.

뒷부분에 같이 수록된 휴 월폴의 '은가면'과 윌키 콜린느의 '사람이 오만하면'이라는 두개의 단편 역시 예전 하서추리문고 단편소설집에서 읽었을 뿐더러 특히 '은가면'은 이 '백모 살인사건' 이라는 소설의 성격과 전혀 맞지 않는 선택이었던것 같습니다.

동서추리문고가 '문고'라는 타이틀을 달고 나왔는데도 불구하고 상당한 고가의 책들이라고 볼 때 이 책은 최악의 선택이 될 수도 있습니다. 추리소설 애호가라면 피해야 할 책이 아닐까 싶네요.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탐정 아리스토텔레스 - 아테네의 피
마가렛 두디 지음, 이은선 옮김 / 시공사 / 2002년 8월
평점 :
절판


아리스토텔레스가 탐정이라면? 이라는 명제를 가지고 시작하는 흥미진진한 역사추리물입니다. 간단하게 스토리를 살펴보면, 알렉산더 대왕이 페르시아를 정벌하던 때, 젊은 아테네시민이자 집안의 가장인 스테파노스는 아테네의 명사인 부호 부타데스 살인이라는 억울한 누명을 쓴 사촌을 지키기 위해 옛 스승이었던 아리스토텔레스의 도움을 청합니다. 아리스토텔레스는 뜬구름 잡는 이야기를 하면서도 사건의 맥락을 짚어내어 스테파노스의 조사와 사건의 해결을 돕고 마지막 재판에 있어서 결정적인 증인과 증거를 제시하여 범인을 밝혀냅니다.

제목에서만 보면 아리스토텔레스가 주인공인 것 같은데 오히려 아리스토텔레스의 활약상보다는 화자이자 주인공인 스테파노스의 이야기가 주를 이루는 만큼 독특한 탐정을 만나는 재미는 조금 약합니다. 그리고 아리스토텔레스라는 역사상의 유명한 캐릭터를 빌려왔을뿐 그의 철학이나 수학적인 지식을 이용하여 사건을 해결하는것이 아니군요. 탐정 '소크라테스'나 '플라톤'이어도 상관이 없었을것 같아서 조금 아쉽네요.

또 추리소설이라고 보기에는 추리의 전개가 조금 빈약하고 사건의 해결이 결국 범인의 '일생에 있어서 단 한번의 실수...'라는 것으로 압축될만큼 단순합니다. 하지만 스토리 자체가 다음의 전개가 무척 궁금할만큼 흥미진진하고 당시 아테네의 묘사 또한 디테일하고 리얼해서 읽는 재미를 더합니다. 무엇보다 드라마로서는 거의 만점에 가까운 흥미진진한 이야기로 추리물보다는 추리적 기법이 들어간 '모험'소설에 가깝지 않을까 싶습니다.

추리라는 부분이 조금 약하지만 캐릭터와 배경묘사, 스토리가 그 약점을 커버할만큼 매력적인, 역사추리라는 쟝르에서 나름의 위치를 차지해도 좋을 소설입니다. 앨리스 피터스 추모 단편집 '독살에의 초대'와 비교해서 읽는맛도 각별합니다. 흥미진진한 읽을거리를 찾으신다면 일독을 권합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특별요리 동서 미스터리 북스 35
스탠리 엘린 지음, 황종호 옮김 / 동서문화동판(동서문화사) / 2003년 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엘러리퀸 매거진의 극찬을 받으며 화려하게 데뷰한 데뷰작 <특별요리>를 필두로 한 스텐리 엘린의 단편선입니다. <특별요리>는 국내의 다른 앤솔로지에 포함된 적이 있어서 인상깊었었는데 다른 단편들은 번역이 되지 않아서 접하기 힘들었습니다. 그런데 이번에 동서추리문고에서 스텐리 엘린의 단편집이 정식 번역되다니! 주저 않고 바로 구입했습니다.

일단 읽은 결론부터 이야기하자면... 이 단편집에 실린 소설들은 전부 '추리소설'은 아닙니다. 극적 반전이 존재하고 몇몇 단편은 사건이 발생하고 범인이 등장하는 추리물적인 요소도 있지만 대체로 인간사회에서 벌어지는 어떤 뿌리깊은 공포와 특별한 심리를 유머러스하게 묘사한 단편소설선이라고 보는게 타당할 것 같네요.

수록단편중 유명한 '특별요리'는 물론 뛰어난 작품이었고 개인적으로는 '크리스마스 이브의 흉사', '벽 너머의 목격자' 등이 재미있었습니다. 다른 단편들도 조금 개연성이 떨어지는 편도 있지만 반전이 뛰어나고 읽는 재미는 충분합니다. 무엇보다 역자의 세심한 번역때문인지 다른 동서문고에서 가끔 보이는 번역상의 오류가 없다는것도 마음에 듭니다.

마지막으로 부록격으로 토마스 버크의 '오터모올 씨의 손'이 포함되어 있네요. 이 단편 역시 세계 추리사에 길이 남을...그런 작품이라고 합니다. 제 개인적으로는 그렇게 뛰어난 점은 현 시점에선 느끼기 힘들지 않나 싶긴 하지만 단편집을 풍성하게 해주는 괜찮은 작품이었습니다.

전체적으로 수준높은 단편들로 꽉 차있는 좋은 단편집입니다. 스텐리 엘린은 오헨리의 유머와 모파상의 섬뜩함을 같이 갖추고 있는 수준높은 단편 작가라는 생각이 듭니다. 추리소설 매니아가 아니더라도 읽어볼 만 합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13호 독방의 문제 동서 미스터리 북스 55
잭 푸트렐 지음, 김우탁 옮김 / 동서문화동판(동서문화사) / 2003년 1월
평점 :
품절


역시 홈즈시대 수많은 명탐정 중 하나였던 '사고기계(thinking machine)' 도젠 교수를 주인공으로 한 단편집입니다. 번역이 일본책을 중역한 듯 교수의 별명 '사고기계'는 원문의 'thinking machine'을 그다지 잘 살려낸 것 못한듯 싶습니다. 思考라는 한자표기를 병행해주지 않으면 의미전달이 쉽지 않군요.

단편집은 '2+2는 항상 4다'라는 명제를 항상 주장하며 과학적이고 논리적으로 사건을 분석하는 도젠교수의 활약을 다루고있는데 개인적으로는 도젠교수의 명성에 비하면 조금 실망스러웠습니다. 추리는 조금 맥빠지고 그당시의 과학적상식으로 구성된 트릭들은 21세기가 된 지금에는 독특한 맛이 사라진 것 같습니다.

주인공 탐정역으로서의 도젠교수라는 인물의 설정도 그다지 매력적으로 다가오진 않았습니다. 과학을 맹신하는 신경질적인 인물이라는 설정은 별로 인간적으로 느껴지지도 않고 오히려 지금시점에서는 진부한 인물이라서요.

이 작품집은 총 12개의 단편이 실려 있고 각 단편들은 탈옥물, 보물찾기, 알리바이 파헤치기, 흉기찾기 등 추리물의 거의 모든 쟝르를 다양하게 보여주고 있습니다. 표제작이자 가장 유명한 단편인 '13호 독방의 문제'는 밀실 탈옥물인데 오히려 그 명성에 비하면 별로 높이 쳐주고 싶지 않군요. 트릭도 수긍이 안 가고요. 이 작품집에서는 '정보누설'편이 가장 과학과 현실을 잘 접목시킨 걸작이 아닐까 싶습니다.

약간 아쉽긴 하지만 단편집답게 쉽고 부담없이 읽는 재미는 있고 색다른 탐정을 만나는 기쁨은 충분합니다. 매니아라면 추리사적인 측면에서라도 한번쯤 읽어주는것이 어떨까요?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