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고양이하고 인사하실래요? - 일곱 마리 고양이가 들려 주는 삶의 지혜
조 쿠더트 지음, 김선형 옮김, 이성표 그림 / 프리미엄북스 / 2002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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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내가 키우는 네로가 생각나서 이 책을 골랐다는게 책을 선물한 사람의 이야기다. 

  이 책은 여러마리의 각기 개성이 다른 고양이들의 이야기를 펼쳐놓으며 그 안에서 삶의 지혜를 찾아가고 있는 것이다.  고양이 몇 마리에 삶의 지혜를 찾는다는 것이 어찌보면 우습기도 하다.  그러나 고양이를 보는 시각이 새로운 화자의 이야기를 듣다보면 '그러하기도 하다'는 생각이 든다.  물론 때때로 그렇지 않은 부분도 있었다.  

  이 책을 읽는 내내 우리 네로가 유난히 그립다는 생각.  지금은 어디서 무엇을 하고 있을까?  그 녀석이 떠난 이유는 무엇인지.... ㅜ.ㅜ  그런데 이 책을 읽으며 유난히 아쉬웠던 점이 있다.  그건 고양이를 사랑한다는 저자의 모습이 모순됨을 발견할 수 있었다.  단순히 고양이를 사랑하는 사람이라고 하지만 고양이의 생김새, 성격....  이 모든 것이 자기 자신과 맞아야만 그것은 최고의 고양이라고 생각하는 것이다.  읽는 내내 고양이에게 생명을 부여한 듯하며 사람이 고양이의 탈을 쓰고 하는 연극을 보는 느낌이었다.  그렇지만 그건 고양이를 보는 화자의 생각일뿐 실제로 고양이가 화자의 생각처럼 그런 생각을 가졌을지는 의문이다.  

  모든 것은 보기에 달린 것!  어떻게 보느냐에 따라 문제는 180도 달라지는 것이다.  이 책이 나에게 말하는 점은 말하지 못하는 한낱 동물을 대할때에도 그들이 말하는 것과 생각하는 것을 한번 쯤 다시 생각해보고 가늠할 수 있게끔 도와줬다 할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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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실의 시대
무라카미 하루키 지음, 유유정 옮김 / 문학사상사 / 2000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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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어휴~~  정말 엄청난 기대를 가지고 읽었는데....  여태껏 무라카미 하루키라는 작가에 관해 너무 많이 들어왔다.  그리고 마치 그런 사람들 모두가 상실의 시대가 필독서나 되는 듯이 말하길래 난 기대를 했다, 정말....  
 
  근데 이건 완전 지저분한 삼류다.  온통 너저분하고 문란한 섹스뿐이다.  그저 성욕에만 호소하는....  거기다 동성애까지.... 휴~~ 두꺼운 것이 아깝다.  아무것도 없다.  모르지, 작가는 이런 젊은 이들의 사랑 속에 허무와 이 세상의 덧없음을 얘기하려 했다는데....  그 책을 읽고 나서의 아무것도 남은 것 없는 듯한 이게 바로 작가가 말한 세상의 덧없음과 허무인지....  정말 허무하다. 또 일본 젊은세대의 사랑법을 보기가 쉬운것 같았다.

  더군다나 미도리와 레이코는 절대 이해가지 않는 인물이다.  여기 등장하는 사람들 대부분이 상식적으론 이해가 안 가고 어딘가가 고장난 사람들 같다.  미도리는 가학성과 변태적 섹스에 관심을 갖고, 레이코는 동성애적인 성향도 있는데다가 첨만난 남자에게 쓸데 없는 얘기를 하는 것을 보아하니 다들 미친 것만 같다.  이런 것이 일본의 솔직한 모습이라면(그들이 이 책을 읽고 캐릭터에 대한 이미지가 황당하지 않다면....) 일본이란 정말 문란한 나라다.  상실의 시대를 일고 상실감에 빠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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딸기밭
신경숙 지음 / 문학과지성사 / 2000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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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신경숙의 딸기밭이라는 소설집을 읽었다.  요즘들어 신경숙이 다시 보인다.  물론 나는 늘 나만의 평론과 독후감을 써내는 사람이긴 하지만 뭐랄까....  신경숙은 표현력이 뛰어나다.  1인칭 주인공 시점으로 서술하는 것이 많은데, 그것은 화자의 감정 상태와 주인공을 가장 많이 자세히 노출할 수 있는 방법이라 그런지 몰라도 책 속의 주인공들 하나 하나가 너무 선명하게 각인되는 듯한 느낌.... 

  나는 원래 화려한 문체는 좋아하지 않는다.  단순하게 평일한 언어속에서 아름다움과 감동을 주는 문체를 좋아하는데....  내가 그런 글이 맘에 들었다는 것은.... 아무래도 너무 오랫만에 책다운 책을 읽었다는 느낌. ^^  역시 책을 읽고 사니 행복하다.  히히~~ 그리고 요즘 부쩍 다시 소설을 쓰고 싶다는 생각이 든다. 

  신경숙의 아름다운 그늘에서도....  역시 표현력이 대단한 작가라 느낀 적이 있다.  그런데 이번에두 마찬가지다.근데 원래 나는 베스트 셀러나 이름난 작가의 책은 별로 선호하지 않는 경향이 있다.  뻔하다는.... 솔직히 나의 자만감도 어느 정도 작용하지 않나 싶다.  오히려 구석에서 먼지를 뽀얗게 덮고 있는 책을 찾아 읽고 느끼는 편을 좋아한다.  그것보다는 내 자신이 그런 발견을 즐기고 있다는 생각. 나느 지극히 페미니스트인것 같다.  이름난 작가, 이름난 배우....  그런 사람들의 헛점을 발견하기를 좋아하고, 그런 발견 자체를 즐기는 사람인 것 같다. 불행하게도.... ^^  추리 소설을 읽으면 다 읽기도 전에 범인을 지목하고 뿌듯해 하는 인간이다.

  그런데 신경숙이라는 작가는 솔직히 꼬투리 잡을 것이 없는 것 같다.  단, 한가지가 있다면 너무 추상적인 주제들을 사용한다는 것이다.  나는 현실적이지 못한 것들은 늘 비웃는다.  그래서 그런지 그런점이 아쉽다.  암튼 신경숙 표현력이 너무 좋다. 히히~~  오늘의 독후감은 어설픈 평론.... 그만써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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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약 내가 그곳에 있었다면
카타야마 쿄이치 지음, 안중식 옮김 / 지식여행 / 2004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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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요즘 일본 작가들에 슬슬 관심이 가기 시작한 찰나 눈에 띈 책이었다.  그래서 냉큼~!  책을 다 읽고나서 안 일이지만, 이 작가....  <세상의 중심에서 사랑을 외치다> 라는 영화의 원작소설을 썼고 최근에는 <세상의 끝에 머물다> 라는 책을 출판한 바로 그 작가였다.  <세상의 중심에서 사랑을 외치다> 라는 영화는 보았었다.  물론 내게는 영화 음악과 몇 몇 영상만 기억날 뿐이지만.  그리고 <세상의 끝에 머물다>는 읽고 싶은 책 중 하나고. 

  뭐랄까?  콕 집어 말할 수는 없지만 일본 작가들에게는 그들만의 색채가 있는 것 같다.  번역본으로 읽으니 실제 그들의 문체에 대해서는 이렇다할 수 없겠지만 비교적 단순한 문장을 쓰는 것 같기도 하다.  좋게 말하면 깔끔하고 단정하다고 할 수 있을 것이고 나쁘게 말하면 문장의 깊이가 없는 것 같다는 생각.  그런데 이 책은 조금 달랐다.  문장이 너무 아름다웠다.  한 편의 수채화 같이 투명하기도 하면서 은은한 향이 나는 듯했다.  읽는 내내 '아, 참 괜찮은 일본작가 한 명을 알게 되는구나' 싶은 느낌이었다.

  이 책은 3편의 단편소설집이다.   삶에 대한 태도나 고찰.  그리고 철학적인 의문을 끈임없이 제기하고 있는 이야기들.  그 중 가장 기억에 남는 segment는 '새는 죽음이라는 이름을 붙이지 않는다' 이다.  그 외 표제로 사용된 제목과 동일한 '만약 내가 그곳에 있었다면' 과 '9월의 바다에서 헤엄치기 위해서는' 이 있다.  

  이 이야기들을 나름 3가지로 모티브를 잡아본다면....  '만약 내가 그곳에 있었다면'사랑이다.  죽은 어머니의 옛애인과 딸의 만남을 통해 어머니에게 있었던 또 다른 사랑이야기, 낯선 그녀의 모습을 알아가는 이야기이다.  이루어질 수는 없었지만 당신에게도 그런 사랑이 있었다는 사실을 알게 되는 딸의 모습을 담고 있다. 

  가장 인상적이었던 '새는 죽음이라는 이름을 붙이지 않는다' 죽음이다.  죽음 앞에 투병중인 환자와 같은 병실을 사용하며 그와 나누는 삶의 대화를 담았다.  그 환자가 끝내 죽어버렸을 때에는 (이미 그의 죽음은 예측하고 있었지만) 뭐랄까?  공허함과 슬픔이 밀려왔다.  동시에 삶이라는 것....  참으로 무겁고 복잡한 이야기를 담은 연약한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9월의 바다에서 헤엄치기 위해서는' 이다.  몇 번의 추락을 하고도 기어이 그 곳을 또 오르는 등반같은 것.  이것이 우리네 삶이다.  산이 거기 있기에 올랐다는 한 등반가의 말처럼 우리의 삶은 우리 앞에 주어져 있기에 우리는 그것을 살아내는 것이다.  그리고 이 글은 등반에 대한 호기심을 갖게 했다.

  이 세 이야기 모두가 참 인상적이었다.  작가는 독특한 화두를 꺼낸 것도 아니요, 우리의 일상적인 이야기이지만 그 이야기들을 통해 우리의 삶을 반추해 볼 수 있는 듯 했다.  카타야마 쿄이치의 글을 더 읽어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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향수 - 어느 살인자의 이야기
파트리크 쥐스킨트 지음, 강명순 옮김 / 열린책들 / 1999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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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책이 우리나라에 출간된지는 10년이 넘었다.  그동안 세 번이나 표지를 탈바꿈 해가며 아직까지 사랑받는 파트리크 쥐스킨트의 작품이다.  내가 읽은 책은 그 첫번째 표지인데 그 상품은 없는 관계로 두 번째 표지의 책으로 서평을 쓴다.  내용은 다르지 않으니.

  뭐 알게 모르게 꾸준한 독자들이 있어왔겠지만 이 책은 최근들어 읽은 사람들이 많을 것 같다.  영화와 함께 나란히 새 표지로 출판되었기 때문이다.

   정말 기괴한 이야기다.  쥐스킨트답지 않은 글이라 깜짝 놀랬다.  쥐스킨트 답하고 할 것까지는 없겠는데 이전 <좀머씨 이야기> <콘트라베이스> 만 읽은 나로서는 놀라운 것도 이상할 일이 아니지.  앞서 말한 두 작품과는 전혀 다른 느낌이니까.

   후각에 관해서는 가히 천재로 칭송받을만한 그르누이.  그르누이가 발디니 앞에서 향수를 만들어 보이는 모습은 아, 정말 대단했다.  믿기 힘들 정도로 완벽하게 해내는 그의 천재적인 면모는 독자의 마음을 완전히 사로잡아 후에 있을 그의 살인에 대해서도 관대해지게 만든다.  개인적으로는 발디니 앞에서 향수를 만들어 보이는 대목이 가장 재미있었다.  그런데 그르누이가 만든 향수에 모든 사람들이 미친듯이 열광하며 칭송하는 장면은 어쩐지 자연스럽지 못했고 우스꽝스러웠다.

  향수.  확실히 사람의 기분을 변화시킬 수 있는 힘을 갖고 있는 것이긴 하다.  가끔 향수를 사용하지만 나는 내 몸에서 좋은 향이 나도록 하기위해 사용하는 경우보다는 그 향기를 맡는 나 자신이 즐겁기 위해 뿌리는 경우가 많다.  실제로 몇 향수는 진짜 진짜 기분이 좋아진다. ^^   그런데 향기로 정말 생면부지의 사람들을 다수의 사람들을 사로잡는 일이 가능할까?  글쎄, 그르누이가 만들었다는 그 대단한 향수를 직접 맡아볼 수 없음이 안타까운 일이긴 하다.  이성을 끌수 있는 페로몬 향수라는 것도 있다지?  그런 것이 효과가 있는지 어쩐지는 모르겠지만 그런 제품이 있다는 것만으로도 향수는 향기를 담은 물 이상의 역할을 하는 것은 분명한 것 같다.

  이 소설에서 작가의 상상력은 정말 칭찬할 만하다.  어떻게 눈에 보이지 않는 '냄새' 라는 것을 소재로 글을 쓸 생각을 했을까?  이 책에서 가장 매력적인 것은 천재적인 후각을 가진 그르누이가 아니라 향기와 같은 후각적인 개념의 것을 마치 시각적인 것처럼 능란하게 묘사하는 것이다.  후각에 국한된 냄새를 다감각적으로 끌어들이다니.

  책을 읽는 내내 드는 의문이, 이것을 과연 어떻게 연기로 표현할 수 있을까 하는 점이다.  영화가 궁금하다.  사실 개봉 당시부터 영화는 그리 끌리지 않았다.  그런데 대체 영화에서는 그르누이의 기상천외함을 어떻게 담았을지 궁금하다.  영화를 한 번 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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