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오]의 3권 말미가 보여주는 급작스러운 전개는 독자에게 동의의 문제를 불러온다. 갑작스러운 입단, 맘대로 입은 하나오의 복장. 그리고 연출과 이야기마저 폭주한다. 하나오와 아들은 경기장이 제집 구석인 것처럼 격렬한 대화를 나누고 컷들은 신경질적으로 분할되며 그 모든 결과들은 해피엔딩으로 미친듯이 달려간다. 마치 폭탄을 터뜨린 다음 그 자리를 애써 수습하려는 것처럼.

낯설다. 사람에 따라서 이런 급작스러운 전개는 분명 거부감마저 일으킬 것이다. 분명 나마저도 그 거부감에서 자유롭진 못했으니까. 그러니까 이어질 글은 [하나오]의 불균형한 구조에 대한 일종의 변명이다.

영웅의 등장과 문제의 극적인 해결이라는 구조, 삶의 한자락을 보낸 이들의 달관한 표정과 선문답적인 대사와 같은 요소들은 우리들로선 후속작인 [핑퐁]에서 미리 확인할 수 있었던 것들이며 사실 [핑퐁]에서 더 고도화되어 완성된 모습으로 드러나있었다. 그에 비하면 [하나오]는 일종의 프로토타입이라고 할 수 있다.

슬랩스틱의 유예된 순간에 대한 포착과 징후에 대한 효과적인 연출을 빈번하게 활용하며 야구동화 [하나오]를 만들어낸 마츠모토 타이요는 현실과 꿈에 대한 두 명징한 상징의 대비를 통해 극적긴장감을 만들어낸다. 당연히 비현실적이고 망상에 가까운 꿈, 민폐와도 맞먹는 낭만을 상징하는 하나오는 현실에 느슨하게 제 몸을 걸친 존재다. 그래서 이 존재의 영향력이 현실을 틈입해 들어왔을 때 현실은 난리가 난다.

2권 102페이지. 주니치에서 물러나게 된 이성적인 투수친구는 하나오 앞에서 완전히 무장해제된다. 그에 이어지는 20화는 하나오의 영향력이 현실에 미치게 됐을 때 한바탕 요동치는 현실을 에피소드 하나를 통째로 빌려서 보여준다. 하나오가 친 공은 마을의 온갖 소란을 일으키고는 결국 아들내미에게까지 그 피해가 가게 만든다.

그러니까 마지막화에서 하나오가 세상에 몸을 드러내는 것은 말그대로 핵폭탄이 현실로 직격하게되는 순간이라고 할 수 있다. 공 한 번 친 게 마을 하나를 들었다놨다 했을 정돈데 그런 인간의 데뷔식은 어느 정도 스케일이어야 하겠는가. 이것이 클라이맥스의 내러티브적 다급함에 대한 완전한 변명이 되리라 생각치는 않지만, 적어도 우리가 [하나오]에서 즐거움을 느껴던 부분들을 재확인해 볼 순간이 될 수 있다. 그래피티 스타일로 꽉 짜여진 [하나오]의 지금까지 도정에서 당신이 미소 짓고 웃었던 부분들이 과연 어떤 부분들이었는지. 그 공상의 힘과 동화적 상상력이 구현된 씬들을 어떻게 파악하고 있었던 것인지. [하나오]는 [터치]가 아니며 마츠모토 타이요는 아다치 미츠루가 아니다. 마츠모토 타이요는 말은 줄이되 스타일로 밀어부치는 터프한 인간이다(여자라곤 히로인이 될 수 없는 아줌마 한 명, 그리고 문방구 할망구 한 명 해서 둘밖에 안 나온다).

준비된 해피엔딩을 통해 어두운 기운은 상쇄되고 영웅은 그 모습을 드러내며 세상은 유쾌해진다. 이미 로드무비님의 리뷰에서도 확인되는 바이지만 낭만의 승리를 예찬하는 [하나오]의 독법은 그림동화의 그것에 위치하고 있다. 압도적이지는 않지만 어깨에 힘을 풀고 소박하게 꿈에 대해 얘기하는 마츠모토 타이요의 길 한가운데는 따스한 것들로 가득하다. 이 울퉁불퉁하고 거친 그림들이 그토록 정감이 갈 수밖에 없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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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간중간 졸면서도 결국 클리어.

제작사인 플라잉샤인사는 2003년, 에로게임 시나리오라이터계의 초신성(이자 풍문에 따르면 저 전설과도 같은 [카나] 시나리오라이터의 다른 이름이라는 소문)인 다나카 로미오와 함께 이 게임으로 폭풍처럼 나타났으나 이후 B급으로 전락. 무슨 사연이 있었는진 모르겠다만 좋아하는 사람은 미치는데 결국 실판매량은 1만장 내외였다는 충격적인 판매실적이 원인이 됐을지도. 뭐 그래도 홈페이지 가보니 라인업은 항상 빵빵. 뽕빨들이란 게 문제지만. 다나카 로미오는 업체 옮겨다니면서 잘 먹고 잘 살고 있음. 진골 히키코모리라는 소문.

아무튼 초기작이라 그런지 전반적인 CG(&에로CG)들이 구리다는 게 슬펐다. 그리고 말장난으로 채워진 수다질이 끝도 없이 계속되는 게임초반의 특징이 문장의 상당수를 의성어로 바꾼 채로 그대로 이어진 야씬은 그 하염없는 길이에 정말 보는 게 지겨웠질 정도였기에 문제의 이벤트시 내 손가락은 엔터키를 그대로 누른채 떼지 않음으로써 쉼없이 의성어들이 튀어나오는 대화창을 폭주시키고 있었다. 그래도 길더라.

 



예전에 에로게임이 하나의 장르로 특화되려면 어떻게 해야 하나에 대해서 논쟁을 벌인 적이 있었다. 일단 지리적-문화적 감수성의 문제(적어도 난 서양에서 우리나라나 일본에서 확인가능한 대규모 에로게임 커뮤니티가 형성되있다는 얘기를 듣지 못했다. 이런 국지성은 아즈마 히로키의 오타쿠론이 '일본적'이란 것으로 귀결되는 근거이기도 하다), 18금이라는 스스로를 제한하는 조건 등등에 대한 대안으로 귀결된 것이 ebook의 형태로서의 에로게임이었는데, 한마디로 비주얼노블 양식의 변형. 물론 그에 앞서 이미 에로게임이 어드벤쳐 장르에의 편입상태라는 주장과 그에 맞서서 소위 소비자층의 모에코드에 대한 집중적인 표상으로서 일반적인 어드벤쳐물과 구분되야 한다는 얘기들 또한 있었다. 이 문제는 물이 반 채워진 컵을 바라보는 두 시선의 문제와 비슷할지도 모른다.

[크로스채널]은 그런 물음들에 대한 하나의 가능성을 강하게 보여준다. 루프물이라는 특징처럼 반복을 통해 결말로 나아가며 스스로의 정체성을 찾아내는 이 게임은 주제에의 목적성과 게임형식과의 일치를 추구함에 있어서 하나의 지표가 됐다. [사야의 노래]가 소재적 차원에서 에로게임이 해낼 수 있는 영역을 잡아냈다고 한다면 [크로스채널]은 형식적인 면에서 대답을 하고 있다고 볼 수 있다. 또한 그 독자성의 획득이란 점에서 [크로스채널]의 성과는 에로게임적인 자장에서만 해석될 게 아니라 드라마투르기 응용의 연장에서도 확인되어야 할 것이다.

 

어렸을 때 막연하게, 사람이 하나둘씩 사라지는 교실의 이야기를 상상한 적이 있었다. 그 카프카적인 상상은 꽤 외로운 느낌이었지만 그이상 발전시키지는 못했던 것 같다. [크로스채널]은 나의 그런 막연했던 상상에 광기와 고독과 절망, 그리고 궁극적인 희망이라는 키워드들이 추가된 고도로 응용된 이상적인 완성형을 보여줬다.

사실 여기서 등장하는 갇힌 시간, 반복되는 세계란 소재는 그리 희귀한 게 아니다. 특히나 에로게임계에선 칸노 히로유키에 의해 확립된 기념비적인 선례들이 있다. 그러나 그럼에도 불구하고 [크로스채널]이 신선했던 것은 소재와 주제의 특징과 게임구조와의 합치가 보여준 흥미로운 가능성, 그리고 서사적 탁월함 덕일 것이다.

커뮤니케이션에 대한 이 잔인하지만 감동적인 이야기는 같이 산다는 것, 그리고 공명한다는 것에 대한 흔한 결말로 귀착되지 않는다. 그저 은톨이적인 외침에 불과하다고 여길 수 있을지 몰라도(가치가 얼마나 쉬이 폄하될 수 있는 세상인가) 이 이야기가 사람을 흔들어놓을 수 있는 건 그 일방향적인 외침이 가지고 있는 당연한 진리 때문이다. 즉, 우리는 어쩔 수 없이 혼자이지만 또, 함께다. 그리고 살아간다.

 


 

 

 

 

 

 

 

http://www.geocities.jp/lledoece/nanaca-crash.html

본편의 우울함을 달래줄 수 있는 플래쉬 게임 나나카 크래쉬. 동인게임이라 저작권 문제가 희미해서인지 우리나라 모 휴대폰 게임업체에서 대놓고 베꼈었다.

중독성 장난 아님. 사실 이 게임부터 먼저 해봤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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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amX 2007-01-20 21:4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동물화하는 포스트모던은 대체 언제 나올건지…

hallonin 2007-01-20 22:3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왕 늦은 김에 2까지 한 번에 초호화양장본으로 내려는 건가 하는 생각이 드는군요.... 아 아니지, 2는 학산에 판권이 있으려나. 어쩌면 출판사간 알력 문제일지도?
 

갑작스럽게 병세가 악화된 만지를 구하기 위해 결국 린은 목숨을 건 '신의 의술'을 발동하고.... 야마다 선생은 그런 린의 모습에 현 의료계의 실태를 오버랩하는 바람에 자신의 지난 여생을 후회하며 시간낭비를 하게 된다. 그와중에 부란도는 5호실에 잠들어있던 궁극의 환자를 깨워냄으로써 그들을 절망케 만드는데...!




물론 뻥.


드디어 의료만화로서의 [무한의 주인]은 이번 20권으로 끝. 어이쿠 전내 길었어요 암튼. 그림 보는 재미로 상당 부분 버텼지만. 예전에 코믹테크에서 [무한의 주인]은 결투씬 같은 거 없이 등짝만 봐도 지루하진 않다고 그랬는데 맞는 말이라고 생각. 그런데 20권은 그동안 배째고 팔 자르는 거 보여주느라 안 나왔던 액션씬들로 원없이 채우고 있습니다.


존나쎈 카기무라가 한번쯤 나와서 칼부림 좀 보였으면 했는데 그러면 얘기가 너무 길어진다 생각했는지 아니면 물에 쓸려 익사해버렸는지 단 한 컷도 안 나옴.


끝내면서도 뭔가 복선을 이것저것 깔아놨는데 하나는 불사신 부작용이고 다른 하나는 시라 등장. 그런데 그와 관련해서 아주 예전에 나왔던 캐릭 하나가 간만에 재등장합니다. 솔직히 좀 깼음. 나쁜 의미도 좋은 의미도 아니고 암튼 좀 깸.


부록으로 실린 게 웃기는데 만화계를 오염시키는 저질만화가 사무라 히로아키의 진실에 대한 편집부 제작의 구라기사. 편집부가 쌓인 게 많았던 듯.... 만화가를 뮤지션에 비유하자면 단행본은 CD, 잡지연재는 라이브라는 명언이 나오는데, 암튼 사무라 히로아키도 빵꾸내기로 유명한 모양.

 

단행본은 CD, 연재는 라이브라구 이 사람아!

오늘도 여단과 변종개미애들이 붙으면 누가 이길지 우기면서 시간을 보내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http://cafe.naver.com/graphicnovel/298

그건 그렇고 예상했던대로 프랭크 밀러의 [300]이 정발될 예정인 듯. [씬시티]를 낸 세미콜론에서 2월달에 출간하겠다고 홈피에다 공지 띄웠더군요. 3월달에 개봉하는 영화판은 스토킹도 열심히 하면 인정 받는다는 걸 알려준 모범사례인 해리 놀즈가 작년에 이미 보고선 침으로 범벅을 해놓은 리뷰를 이미 올려놓은 상태고.... 여러 모로 시너지 예상중.

페이지수가 88페이지라 한권으로 끝난다는 것도 미덕이라면 미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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빅토리아 시크릿 2006을 봤다. 당연히 아드리아나 리마를 보기 위해 본 거였지만 정작 아드리아나 리마(휘하 모델군)는 별로 카메라에 비치지 않고, CBS에서 촬영 컨셉을 세계에서 가장 비싼 모델들 불러다 벌이는 눈요기 잔치에 대한 한폭의 대형 추상화로 잡으려고 작정한 모양인지 반라로 오가는 톱모델들의 숨막힐 정도의 피트감과 모델 개개인이 보여주는 돈과 천성과 노력이 하나로 뭉숭그러진 그 멋대로 만지면 죽습니다-_- 라고 외치는 듯한 압도적인 위압감은 인상 깊었지만 전체적으론 좀 흐릿했다.

되려 인상에 남은 게 저스틴 팀버레이큰데 씰과 리키 마틴이 나왔던 2005년과는 달리 2006년에는 가수라곤 이 방정 맞아보이는 친구 한 명만 나온다. 그런데 자신의 노래들을 믹스한 두번째 공연에서의 안무가 장난 아니게 멋지다.

http://dory.mncast.com/mncHMovie.swf?movieID=10017097820061220003732&skinNum=1

자연스러운 막춤 시추에이션을 곳곳에 배치시켜놨지만 전체적으론 꽉 짜인 군무를 기반으로 한 공연으로 특히 뒷조명이 최대 루멘으로 올라갔을 때, 멈춰선 자세에서 팔과 몸통의 동선을 따라 뿌려지는 모래로 정점에 달하는 안무 디자인과 살짝 구부러진 무릎의 언밸런스함이 죽여준다. 예전에도 잘 춘다는 건 알고 있었지만 그때는 '마이클 잭슨?' 이런 느낌이었는데 이 라이브는 춤 자체로써 '재밌다.'

 

춤 자체로써 태어나서 처음으로 나에게 지독하게 충격을 줬던 것은 매튜 본의 [백조의 호수]. 물론 돈이 없어서 라이브로는 못 보고-_- 학교에서 틀어줄 때 심드렁한 얼굴로 보기 시작했다가 우와.

말그대로 우와.

남자백조들이 보여주는 단순하고 직선적이지만 힘이 넘치는 안무는 어린이날에 교육방송에서 보던 오래된 고전발레 [백조의 호수]들과는 차원이 다른 감각을 던져줬다. 거기에 더해 게이섹슈얼리티를 자극하는 설정과 어우러지는 정신분열증적 스토리, 희노애락 온갖 다양한 감정의 소용돌이가 엉키고 설키는 박력 넘치면서도 우울한 이야기가 음악과 인간의 몸만으로도 완벽하게 가능하다는 사실이 불러오는 충격이, 내 머리를 강타했었다. 

올해 공연이 7월에 있는 걸로 벌써부터 스케줄이 잡혀 있으니 여전한 인기라고 해야 할려나.... 1995년에 초연했으니 어느새 11년째. 완연히 고전의 자리를 꿰찬 퀴어드라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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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lowup 2007-01-18 15:3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퀴어 드라마로 봤는데, 아니라는 사람도 있어서 뻘쭘했어요.-.-;
게이섹슈얼리티를 자극하는 설정은 이성애자에게도 적용 가능한가요?
빅토리아 시크릿 2006을 챙겨 보시다니.
링크까지 걸어 주시니 감사. 헷.

hallonin 2007-01-18 17:1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게 퀴어적인 게 아니면 뭐가 퀴어적인 건지 난감하군요. 인류애일까요? 제가 알고 있는 지식을 수정해야 할지도 헐헐.
음, 이성애자도 그런 설정을 보고선 자극이 되느냐는 말씀이신지?
그리고 빅토리아 시크릿은 남자들이 더 좋아하겠던 걸요. 컨셉이나 행사시기를 봐도 한해 동안 고생한 평민들에게 신이 내려주는 선물잔치 같은 느낌이랄까...-_- 뭐 스펙 자체가 보통 인간과는 다른 여자들이니.

blowup 2007-01-18 17:2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넵. 그런 의미의 질문.
근데 자극이 되는 게 맞겠죠.
대부분의 란제리 쇼 시청자가 남자들인데 반해,
빅토리아 시크릿 쇼는 여자들도 꽤 관심을 갖던걸요.
요즘엔 톱모델들이 연예인이니까요.
다른 차원의 스펙을 가진 여자들을 보는 건 여자들에게 더 흥미로울지도 몰라요.
타짜에서 김혜수의 노출씬에 더 열광한 게 여자들이라잖아요.

hallonin 2007-01-18 19:3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다만 저 [백조의 호수]에서 보여주는 게이섹슈얼리티의 무차별적 자극가능성에 대해선 개별적으로 좀 의문의 여지가 있습니다 흘흘.
음, 그렇군요. 그래서 백합이....
 

요즘 출판계를 한마디로 설명하자면, 유령들의 귀환이군요. 서적의 역사와 함께한 고스트라이터들에 대한 환기, 제자의 시를 발굴해낸 마광수 교수의 망신, 그리고 거의 2년 전에 출판된 [요코이야기]의 이슈화.

뭐 저도 이런 책이 있다는 거 오늘 알았습니다만 [요코이야기]가 묻혀있었던 이유는 아마도 사람들이 관심이 없었기 때문이겠죠. 워낙 책이 안 팔리는 세상인지라.... 한마디로 미국 학교에서 10여년 동안 교육용으로 쓰면서 서서히 중첩된 부작용이 튀어나오지 않았다면, 아마 끝까지 사람들이 몰랐겠죠. 역설적이게도 그 교육적 위치 때문에 출간이 된 거기도 하고.... 그렇지만 그 과정에서 어떤 형태로든 검증이 전혀 없었다는 것이 이 사태의 근본적인 문제라고 할 수 있을 겁니다. 일단 교육용이라고 하면, 돈이 되거든요. 그런데다 '미국 현지서 인정받은 역사 소설'이었으니까요. 실수였다고 하는 뉴욕타임스와 위클리 퍼블리셔의 우수도서 선정 딱지가 의미심장해 보이는 이유랄까요.

출판사의 해명중 작가 아부지가 시베리아서 깜빵생활했다는 내용이 실린 미국판 후기를 뺀 이유가 한일관계에 대한 사전지식 여부의 차이 때문이라고 말하는데, 작가 아부지가 확고한 전범인 건 소설 내용에 걸쳐지는 작가의 개인가족사에 대한 직접적인 문제지 한일관계라는 거시적인 차원의 문제가 아니죠.... 그리고 이 작품이 역사서가 아닌 개인적 체험으로서의 소설임을 강조하는 출판사의 입장은 작품의 내용중 오빠에 대한 두군데를 빼고 모두 사실이라고 하는 작가의 자신만만한 입장과 충돌합니다.

http://news.naver.com/news/read.php?mode=LSD&office_id=001&article_id=0001522717§ion_id=104&menu_id=104

 

뭐 문학동네서 밝힌 이 소설의 위치가 가지는 다양성이라는 놈의 근거가 얼마나 구라 같은지는 이 기사가 잘 정리해주고 있고.... 작가 할머니 대단하십니다. 여러가지 의미로 인간은 철판 까는 법에 익숙해져야 하는 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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