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실 FTA가 통과되지 않으리라고 생각한 적은 없었습니다. 어떻게든 통과될 것이다.... 였죠. 그게 힘있는 자들의 의지였는데 달리 방법이 뭐 있겠습니까. 문제는 내용이었는데.

FTA건과 관련해서 상반되는 주논리축의 대안에 대한 입장차이는 일단은 어떻게든 유예를 하면서 내구력을 기른 다음 열어야한다...와 기왕 할 거 일찍 일 벌이고 싸게 얻어맞고 좀 더 강해지자의 두 대립축이라고도 할 수 있었겠습니다만, 사실 잘될 것이다, 라는 쪽은 가능성의 영역이었고 망가진다, 라는 쪽은 숫자와 통계의 영역에 가까웠죠.

간만에 서프라이즈를 가보니 그 온리 노무현 동네에선 우리나라 농업의 경쟁력을 포기한 걸로 전제를 해서 얘기들을 하더군요. 사실 일견 좀 동의가 되기도 했습니다. 들어가보면 농업뿐만 아니라 망가진 걸로 골라내자면 여기저기 많습니다만. 과연 FTA라는 강제적 환부절개가 효용을 발휘할 것이냐.... 는 정말 잘 모르겠습니다. 뇌손상 입어서 기억력 잃은 사람 기억 되찾게 해준다고 머리 또 때리면 더 망가지는 것과 같은 모양이 될 가능성이 심히 높습니다만, 그냥 냅두고 있어도 뭐 달라지는 게 없었던 세월이었으니. 그렇다곤 해도 이번 FTA의 위협적인 면모는 농업분야뿐만은 아니지요. 금융쪽이 특히 무시무시하게 느껴지고 있는 중입니다.

일단 통과되버렸으니 국회비준도 뭐 한나라당이 저리 좋아하고 있는지라 그리 무리는 없을 듯 하고. 물론 노무현 대통령이 정치적 득실과는 무관하(게 보이)지만 반드시 내놓게 될 예정인 개헌 카드를 그 양반들이 어떻게 다루게 되느냐에 따라서 차이는 있겠지만.

제가 처한 입장에서 드는 생각은 엄청 빠르게 돌아가는 쳇바퀴 속 다람쥐가 된 기분입니다. 존나게 뛰어야 겨우 살 수 있을까 말까 하는, 애초에 이 숨막히는 달리기가 시작된다는 거부터가 피곤하게 느껴집니다.... 뭐 개인사적으론 지금껏 경제적으로 제대로 살아본 시기가 한 번도 없는지라, 어쩌면 일전의 IMF 때처럼 '원래 못 살았던 이들은 별로 망해간다는 느낌이 없는' 저체감도를 다시금 갖게 될지도 모르겠지만, 적어도 지금 돌아가는 모습은 좀 어질어질하군요. 한동안 내외적으로 엄청 고생하게 될 건 뻔해 보이고. 계속 말들만 오가는 동북아 경제 연합이 이 속도전에 어떤 대안이 될 수 있을런지도 모르겠지만 연속적인 그런 류의 조약 체결과 개방은 결국 이 정신없는 레이스에 가속도를 붙여주겠죠. 그런 의미에서 청와대에서 묘사한 한국과 미국 사이에 뚫린 고속도로란 표현은 정확합니다. 문제는 똥차와 메르세데스의 차이라는 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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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로그인 2007-04-04 10:2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개그콘서트 라는 카테고리에 있는 페이퍼라 더욱 의미심장합니다.
정말 이 모든 시국이 그냥 개그콘서트 한편에 지나지 않았음 좋겠어요.

hallonin 2007-04-04 18:0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2007년 4월 4일 오후 6시 현재, 왠지 계속 대안의 대표격이 농업에만 맞춰지는 느낌이라, 그게 낚시고 진국은 다른 데에 있는지 의심되는군요.
 

5시간 동안 컨셉에 대해서 수다 떨다. 치즈 크러스트 피자 세조각 펩시콜라 한 컵. 이 일이 돈벌이가 됐음 좋겠지만 어떻게 될지는 모를 일이다....

 

손창섭 소설을 다시 쓰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완전히 삽질이긴 하겠지만. 삽질에게는 합당한 공간이 있게 마련이지.

 

관계가 끊겼다 이어졌다 하는 어떤 여자랑 연락이 됐다. 잘된 일이다. 잘하면 앞으론 영원히 연락 나눌 일이 없을 듯 싶다.

 

관계가 끊겼다 이어졌다 하는 어떤 여자랑 연락이 됐다. 잘된 일인지는 모르겠고, 암튼 조만간 얼굴이나 보게 될 듯 싶다. 그 조만간이 몇년 후일지 모르겠지만.

 

오이시 아야카의 새 유출 비디오가 영 별로라는 얘길 듣다. 하루내내 기분이 안 좋았다. 그러나....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원본크기로 보실수 있습니다.

하아악하아악 연정훈 아 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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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7년의 어느 날. 세계는 온통 어두운 기운으로 가득하다. 세계에서 가장 마지막으로 태어난 아이가 고작 18년을 살고서 살해당했기 때문이다. 모든 인류에게 평등하게 내려진 끝이 안 보이는 불임은 지구상에서 인간이란 종을 서서히 죽음 속으로 몰아가고 있다. 그렇지만 세계 곳곳에서 서로를 죽여대느라 정신없는 분쟁은 끊이지 않고 있으며 그것은 테오도르 파론이 공무원으로 살아가고 있는 런던에서도 마찬가지 얘기다. 전직 사회운동가였던 그는 꿈 많았던 시절을 버리고 희망 없는 세계에서 기계적인 관료직을 그럭저럭 수행하면서 살아가고 있는 처지다. 그런 그에게 옛 연인이면서 반정부주의자들의 리더격인 줄리엔이 찾아온다. 그리고 그녀는 그에게 도저히 무시할 수 없는 기적을 보여주면서 간단한 모험을 제안한다. 아주 손쉬워보이는 모험이지만, 나중에 가선 결코 그렇지 못할 모험을.


[칠드런 오브 맨]이 그려내는 미래상은 인종차별과 사상의 차이들이 빚어내는 현재의 잦은 국지전들에 기반을 두고 더욱 진화하여 현대 문명의 시작이었던 런던 한복판에서 폭발로 터져나가는 식료품 가게가 일상이 되버린 디스토피아를 보여준다. 테러는 전세계에 만연하며 죽음과 증오 또한 가득하다. 그렇지 않아도 가만히 있어도 다 죽어버릴 운명인데도 인간은 서로를 지구에서 될 수 있는 한 빠르게 지워버리려고 노력한다. 우리 휴머니스트들은 그 지옥 속에서 피어난 단 하나의 희망을 위해 어떻게든 도망치고 도망쳐서 그 희망이 미래가 될 수 있는 곳에 안착해야 한다. 휴먼프로젝트라는 이름의 꿈에.


여기서 등장하는 휴먼프로젝트란 집단은 사실 스토리적으로 보면 조금 치사한 장치기도 하다. 휴머니스트들의 마지막 남은 순도 100% 희망덩어리인 휴먼 프로젝트는 어떤 이데올로기적 트러블도 발견되지 않는 이상향으로서 묘사되고 있기 때문에 이야기의 축을 단단히 잡아주고 있긴 하지만 동시에 그것에 의심을 품기 시작하면 모든 것이 걷잡을 수 없게 무너져 내릴 수 있는 위태로운 지지대다. 물론 [칠드런 오브 맨]은 몇 부작으로 나뉜 드라마 시리즈가 아니며 알폰소 쿠아론 감독은 현명하게도 그런 복잡한 모험을 감행하지 않는다. [칠드런 오브 맨]은 그에 맞춰서 완전하게 미래를 제시해주지 않는다. 그렇기 때문에 그 뒤를 상상하는 것 또한 보는 이의 몫이다. 다만 휴먼프로젝트를 향한 맹목성 때문에 영화의 진지함이 다소 깎여 나갔다는 것을 인정하지 않을 순 없을 것이다. 어쩌면 그 맹목성이야말로 아무 것도 남지 않은 세상을 보여주고 있는 것이기도 하겠지만.


그러나 그 모든 자잘한 논란들을 잠재우고, 단언컨데 [칠드런 오브 맨]은 보지 않은 사람을 후회하게 만들 흔치 않은 영화다. 당신은 이 영화를 극장에서 보지 못했다는 것을 억울하게 생각하게 될지도 모른다(내가 그렇다). 위에서 언급한 정도의 잡음을 빼면 스토리는 안정적이고 개개 연기자들의 연기는 적재적소에 자리하고 있으며 연출은 영화를 다루는 이로서의 알폰소 쿠아론이 어떤 경지에 도달했음을 알려주고 있다. 두 번에 걸쳐서 나오는 클라이맥스에서의 롱테이크 시퀀스는 가히 압권인데 특히 두번째 롱테이크는 그 기술적 완성도에 있어서나 감정의 승화를 노리는 드라마적 치밀함에 있어서나 보는 이로 하여금 숨막히는 영화적 경험을 선사해준다. [블랙호크다운]과 [스네이크 아이즈]의 첫 시퀀스와 [희생]이 뒤섞이면 어떤 장면이 나올 것 같은가. [칠드런 오브 맨]은 그 답을 보여주고 있다.

 


http://www.film2.co.kr/feature/feature_final.asp?mkey=4339


2006년의 시대정신은 온전히 멕시코 감독들의 것이었다. 세 명이 다같이 무슨 약이라도 먹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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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로그인 2007-04-01 15:4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잘 읽고 갑니다 :)

hallonin 2007-04-02 00:1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저 감사할 따름입니다 흘....
 

이젠 이케가미 료이치 만화를 거의 무삭제로, 아무런 연령제한 없이 볼 수 있는 세상이 됐구나...

 

시이나 다카시의 수석 어시 출신이라는 설명답게, 그의 제자다운 오버스러운 연출이 드러나긴 하지만 선이 얇은데다 워낙 설정이나 스토리 전개가 오덕후의 혼을 그대로 담아낸 것 같아서 그리 시원시원하게 느껴지진 않는다. 주인공 생긴 거와 시도때도 없이 튀어나오는 서비스씬 덕에 [투파사열전 데이48]이라는 괴작을 끊임없이 떠올리게 만들다.

 

왕따인 주인공이 비전무술의 계승자가 된다는 내용인데... 문제는 그 비전이란 게 섹스체위를 바탕으로 만들어진 무술이라는 거. 더군다나 그 기술을 익히려면 그 비전을 전수하고있는 여자들과 반드시 떡을 쳐서 익혀야 한다는.... 그렇게해서 그비전이 48가지던가 그러니까 48명의 미소녀들을 차례로 사냥하면서 악당들도 물리치고(정상위 좌위 등등 다채로운 체위무술로 조져버림) 떡도 치고 하면 되겠슴다. 쌩판타지포르노 스토리인데도 불구하고 하나같이 너무 진지하게 전개되서 엄청 웃겼음. 그래도 처음엔 그럭저럭 병약미소년 같았던 주인공이 마지막엔 더록처럼 되버림. 결국 48명 다 해치워버리던가....

 

어우 최고. 뭐 하나 쏠때마다 일일이 자신이 손에 든 총기의 명칭과 성능과 그외 등등에 대해 자랑스럽게 나불대는 캐릭터들이 작품의 진지함을 떨어뜨리고 있지만 뭐 그렇게 미쳐있다는데 어쩌랴.

 

일단은 에피소드 1부 종결인 3권. 모든 긴장요소들이 허무하게 박살나버리는 전개 덕에 진짜 재미없게 봤음.

 

이건 거의 재앙에 가깝다.

 

무난한 일상물. 이젠 이런 류가 내 머릿 속에 계속 남아있기엔, 보다 강한 무언가가 필요했지만 이 작품은 그렇지 못했다.

 

 

 

 

 

매력적일 뻔 했던, 이제는 정형화된 쿨한 인간들에 대한 이야기. 적당한 색기, 적당한 이해. 나쁘진 않지만 엄청나게 좋지도 않은 어떤 지점.

 

듀나평에 따르면 좋은 감독은 아닐지 몰라도 좋은 이야기꾼의 것이라고 얘기했건만, 난 글쎄올시다쪽. 좋은 이야기가 좋은 감독을 만났으면 훨씬 더 좋았을 거란 점에서, 보다 잘 만들 수 있었던 무언가의 안타까움. 심심쩝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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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로그인 2007-03-26 13:4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안녕하세요?
이케가미 료이치라면 크리잉 프리맨의 작가인가요? 소개 감사합니다 :)

hallonin 2007-03-26 15:0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크라잉프리맨의 그 작가 맞습니다. 다만 이 노부나가는 좀 딱딱한 느낌.

iamX 2007-03-26 21:3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지뢰를 피하자, 지뢰를 피하자… 덕분에 많이 피하는군요. 그런데 왜 투파사열전 데이48이 땡기는 건지…

hallonin 2007-03-27 23:3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투파사 그거 중고책방 가면 구할 수 있을 겁니다.... 위력은 대전차지뢰급.

배가본드 2007-04-02 14:3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라디오스타'..갑자기 공감가네요 더 좋은 감독이라 ㅎ
저도 그냥 보면서 문득 들었던 생각이었군요 ㅋㅋㅋ

hallonin 2007-04-04 02:5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소재 자체가 보편적이면서도 어쩔 수 없이 식상했으니까요. 관건은 다루는 쪽이었지만 이준익 감독은 좀 평이했죠.
 

 



내용이야 몇몇 국가적 클레임도 있었던 고로, 확실히 정훈교육용 무비로 더할 나위 없다는 것에 동의하는 바다. 뭐 영화가 원천적으로 가질 정치적 문제점이야 원작자인 프랭크 밀러의 골수우익적 정신세계와 더불어 애초에 내 관심두는 바가 아니었던 바라 내가 영화에서 관심있었던 것은 그린스크린과 블루스크린으로 만들어진 이 영화의 비전적 위치였는데 막상 영화를 접하고보니 영화가 보여주는 프리덤에 대한 너무도 절절한 착각극이 영화의 기술적 면모들을 진득하게 감상하는데 방해를 할 정도로 심했다. 원작은 그래도 꽤 유머러스한 부분들이 있었는데 영화에선 그런 부분들이 숭고함에 대한 감정적 승화를 노리기 위해 모조리 날아가버리거나 바뀌어버려서, 영화를 좀 더 코미디에 가까운 것으로 만들고 있었다.



상자 속에서 에픽영화를 찍는 것이 가능한가에 대한 질문에 대해서, [300]은 절반의 성공이라고 대답하고 있다. [300]이 지금까지 우리가 봐왔던 에픽물의 육중함과 박력을 CG의 상상력(가벼움이란 리스크가 고질적인 따르는)과 결합시켜서 상호간의 상쇄효과를 통한 나름의 머리쓴 결과물을 보여주고 있지만 시각적 임팩트란 것이 생각외로 굉장하질 않은데다(그러니까 꽤 익숙한 동어반복인데다) 실험의 결과로 에픽물답지 않은 CG적 답답함이 제법 드러나고 있기 때문이다. 이 문제에 관해선 테르모필레 협곡이라는 폐쇄적 공간과 영화가 닮아있다는 점과 이 영화를 가리켜 만화와 영화의 중간 어디쯤이라던 프랭크 밀러의 코멘트가 유효하게 작용할 수 있겠다.



그건 그렇고 원작에선 영 탐탁찮게 봤던 린 발리의 색감이 실사로 옮겨지니 굉장히 신경쓴 배색이었다는 걸 깨달을 수 있었다(닭이 먼저인지 달걀이 먼저인지 모르겠지만). 그리고 원작에서보다 레오니다스 마누라의 역할이 상당히 커져서 다뤄지고 있는데 워낙 짧았던 원작을 늘리기도 해야했거니와 그 역할의 젠더적 평등함이 어찌 생각하면 영화가 얘기하는 자유민주주의와 그나마 부합되는 부분이 아닐까 싶다.

 

 



결국 확실하게 건진 건 이 캐나다 아가씨.

 


Kelly Craig


Hometown  Montreal, Quebec

Height  179 (5'10½")

Bust  86 (34")

Waist  64 (245")

Hips  89 (35")

Hair  Red

Eyes  Green

Agency  Folio
(Montreal), IMG (London), New Madison (France), View (Barcelona), Brave
(Milan), Folio (Toky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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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로그인 2007-03-26 13:4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호호- 신탁녀 ^^

저도 이영화 봤어요 :)

hallonin 2007-03-26 15:0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수중촬영한 것에 CG작업을 한 결과더군요. 멋졌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