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 ´의외 아닌 의외´…매년 기대이상 저력

매년 기대이상의 저력…그 힘은?

 
2007-06-09 10:25:11

 
동서를 막론하고 프로스포츠의 새로운 시즌이 시작하기 전에는 각종 분석이 쏟아진다. 그 중에서 단연 주목을 끄는 것은 전문가들의 시즌 전망. 전문가들은 전 시즌 성적과 오프시즌 그리고 동계훈련·스프링캠프·시범경기를 종합해 시즌 전망을 내놓는다.


그러나 요즘 팬들은 더 이상 전문가들의 시즌 전망을 믿지 않는다. 전문가들의 전망이 매번 보기 좋게 빗나갔기 때문. 물론 프로스포츠의 매력은 이 같은 의외성에 있다. 이처럼 전문가들을 매번 바보로 만들어버리며 의외를 연출하지만 결코 의외가 아닌 팀들은 우리가 모르는 그 무언가가 있다. 프로야구에는 두산 베어스가 가장 대표적인 팀이다.


▲ 감독이 생각해도 신기한 팀

한국 프로스포츠에서 감독은 절대적인 권위자다. 해외 프로스포츠에서 단장의 역할이 막중한 것과 달리 국내에서는 아직 전문적인 단장들이 전무하다. 감독의 선택 하나하나에 팀의 모든 것이 결정된다. 그런데 감독조차 신기하게 생각하는 팀이 바로 두산이다.

두산 김경문 감독은 소속팀을 ‘내가 생각해도 신기한 팀’으로 규정지었다. 전문가들과 팬들은 물론 감독조차 이 정도 성적을 내리라고 생각하지 못한 것. 올 시즌 하위권으로 분류된 두산은 시즌 초반 극심한 침체에 빠졌지만, 언제 그랬냐는 듯 9일 현재, 당당히 리그 전체 2위(28승1무22패)에 올라있다. 최근 12경기에서 무려 10승을 쓸어 담았다.

감독조차 신기하게 여길 정도라면 그 팀에는 무언가가 있다. 그 무언가는 바로 ‘전통’이다. 두산은 전통적으로 감독 교체가 적었고 선수들을 내보내지 않았다. 도마 위의 생선마냥 감독 자리를 파리 목숨처럼 여기고 계약기간을 그저 서류상의 명목으로만 생각하지 않았다.

팀 성적에 일희일비하지 않고 장기적인 차원에서 팀을 지켜보는 것이 구단 고위층과 프런트의 암묵적인 관행이었고 자연스레 코칭스태프나 선수들 모두 긴 호흡으로 멀리 내다보는 여유와 안목을 갖게 됐다. 당장 눈앞의 이익과 손해에 휘둘리지 않는 구단 정책이 코칭스태프에게 맡기고 선수들을 믿는 전통을 만든 것.

두산 감독들이 전통적으로 ‘믿음의 야구’를 펼친 것도 이와 무관하지 않다. 한화 김인식 감독은 두산 전신인 OB 시절부터 선수들을 믿고 맡겼다. 일견 무책임하게 보일지 모르지만, 두산의 곰 같은 뚝심과 절묘하게 맞아떨어졌다. 사실 김인식 감독은 OB 및 두산에서 9시즌을 보내며 한국시리즈 2회 우승이라는 위업을 달성했지만, 성적 자체가 꾸준한 건 아니었다.

1995년 부임 첫 해 한국시리즈 우승 이후 1996년 최하위 포함 3년간 포스트시즌에 오르지 못하는 등 성적 급락이 잦은 편이었다. 하지만 두산 프런트 쪽에서는 꿈쩍도 하지 않았고, 두산은 2000년 이후 새로운 분기점을 마련하며 2001년 한국시리즈 우승까지 일궈냈다.

두산 구단이 막대한 선수지원은 없었을지라도 현장 코칭스태프에는 확실한 믿음을 주었다는 사실이다. 물질적으로는 뒷받침해주지 못했을지라도 정신적 믿음을 선수단에 주었다. 1승, 1패에 환희와 절망이 엇갈리는 현장 선수단에는 물질적 지원보다도 더 확실한 지원이 아닐 수 없다. 구단 고위층과 프런트에서 이어진 믿음은 감독과 선수들에게 전이되어 구단은 물론 팬들에게까지 믿음과 신뢰의 화학효과를 일으켰다.


▲ 프로구단의 진정한 롤-모델

먼저 감독의 능력을 꼽지 않을 수 없다. 물론 야구경기에서 감독의 승부에 미치는 영향이 얼마나 큰지는 쉽게 가늠할 수 없다. 일각에서는 타순을 짜고 투수를 교체하는 감독의 능력이 곧 승패를 좌우한다는 시각이 있는가하면, 선수들이 하는 야구에 감독이 개입하는 영향력에도 한계가 있다는 시각이 있기도 하다. 하지만 공통점은 ‘야구는 선수가 하는 것’이라는 점이다. 선수들이 어느 정도 기량을 갖춰야 야구가 가능하다.

그러나 두산은 선수가 대체적으로 부족했다. 특히 최근 몇 년간 극심한 선수부족 현상을 겪었다. 하지만 그때마다 꽃피우지 못한 무명들과 한 물간 노장들의 가치를 재발견해 중용했으며, 새얼굴을 등용하고 트레이드를 통해 돌파구를 찾기도 했다. 김인식 감독이 전자이고, 김경문 감독이 후자의 경우라 할 수 있다. 선수 보는 안목과 굳은 심지가 선수들의 숨은 기량을 이끌어냈다는 평이다.

체계적인 팜-시스템도 빼놓을 수 없다. 김인식 감독 시절 주로 타 팀에서 버림받은 노장선수들을 바탕으로 전력 보강에 성공했다면, 김경문 감독 체제 이후에는 젊은 선수들을 대량으로 길러냈다.

마운드에는 정재훈·이재우·김승회 등이 대표적이며, 야수로는 손시헌·고영민·민병헌 등이 대표적이라 할 수 있다. 이 중 정재훈과 손시헌은 각 포지션에서 리그를 대표하는 특급선수로 성장했고, 나머지 선수들도 주력멤버로 성장했다. 올 시즌에도 마운드에는 김상현, 야수에는 김현수가 가능성을 엿보이고 있다. 팜-시스템 아래 체계적인 코스를 밟아온 선수들이 1군에서도 중용을 받으며 성장가도에 가속페달을 밟고 있는 것.

6년째 1차 지명을 행사하지 못하고 있음에도 화수분처럼 1군 선수를 만들어내고 있는 현대 못지않게 두산의 팜-시스템도 인정받아 마땅하다. 이 같은 신진세력의 줄기찬 등장은 베테랑들에게도 새로운 자극제가 되어 팀 전체에 경쟁의식을 불어넣는 이중효과까지 이끌어내고 있다.

과감한 트레이드도 두산이 성공가도를 달리는 이유 중 하나. 2005년 다니엘 리오스, 2006년 최준석, 2007년 이대수는 그 중에서도 단연 잭팟을 터뜨린 경우다.

리오스는 2005시즌 후반기에 두산이 2위 자리를 쟁취하는데 일등공신이었으며, 2006시즌 최준석은 심각한 장타 부재에 시달리던 두산 타선에 단비를 선사했다. 올해 이대수의 경우에도 손시헌의 군입대 공백으로 생긴 유격수 자리를 공수 양면에서 완벽하게 메워주며 팀 상승세를 뒷받침하고 있다.

대다수 구단들이 후폭풍을 두려워한 나머지 트레이드를 꺼리고 있으나, 카드만 맞는다면 트레이드를 단행해 부족한 부분을 메우려는 두산의 적극적인 움직임이 만들어낸 결과라 할 수 있다. 비단 트레이드뿐만 아니라 이종욱과 같은 방출선수를 영입하는 것도 두산에게는 전력상승에 굉장한 보탬이 되고 있다. 지금 이종욱은 두산에서 부동의 톱타자로 자리매김했다.


▲ 외외 아닌 의외의 매력

언제부턴가 야구팬들은 두산을 ‘미라클 두산’으로 불렀다. 그만큼 극적인 기적을 많이 연출한 덕분이다. 1995년에는 8월말까지 1위 LG에 6.0경기나 뒤져 페넌트레이스 우승이 물 건너간 것으로 보였지만, 마지막 한 달간 27경기에서 20승7패라는 가공할만한 성적을 올리며 LG를 제치고 페넌트레이스 역전 우승을 차지하는 기염을 토했다.

1998년에는 1.5경기차로 뒤져있던 4위 해태와의 마지막 2경기를 쓸어 담으며 극적으로 4위에 올라 포스트시즌 티켓을 거머쥐었다. 2005년에는 마지막 10경기에서 6연승 포함 9승1패로 승승장구하며 페넌트레이스 마지막날 SK를 밀어내고 2위 자리를 차지하기도 했다. 한국프로야구에서 가장 극적인 페넌트레이스 순위 결정에는 언제나 두산이 승자로 자리하고 있었다.

지난 3년간 두산은 언제나 하위권으로 평가받았다. 2005년 한국시리즈 준우승, 2006년 4위 KIA에 1.0경기 뒤진 5위를 차지할 때만 하더라도 모두가 찬사를 보냈다.

그러나 올해만큼은 힘들 것으로 보였다. ‘토종 에이스’ 박명환이 FA가 되어 서울라이벌 LG로 떠났고, 투타의 핵심인 손시헌과 이혜천이 나란히 군에 입대했기 때문. 하지만 놀랍게도 올해도 두산은 승승장구하고 있다. 시즌 초반만 하더라도 ‘역시 한계에 도달했다’는 말이 나왔으나 이제는 ‘역시 두산이 저력이 있다’라는 말이 나오고 있다.


마운드에는 리그 최고의 원투펀치 리오스-랜들이 버티고 있는 가운데 임태훈이라는 신성이 등장했고, 야수진에는 이대수·고영민·민병헌 등이 성장하고 있는 데다 김동주·안경현 등 베테랑들이 투혼을 발휘하고 있다. 8개 구단 중 두산처럼 신구조화가 잘 이루어진 팀도 없다.

모두가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지만 두산은 여전히 선전하고 있다. 더욱 놀라운 것은 피타고라스 승률에서 두산의 잠재력이 더 남아있다고 나타난 대목이다.

야구통계학자 빌 제임스가 고안한 피타고라스 승률은 ‘총득점의 제곱/(총득점의 제곱+총실점의 제곱)’의 값으로 그 팀의 기록과 전력을 바탕으로 기대되는 승률을 파악할 수 있다. 9일 현재, 두산은 피타고라스 승률 0.605로 실제 승률(0.560)보다도 높다. 기대 승수로 따지면 두산은 지금보다도 2승을 더 올려야한다.

기록은 결코 맹신해서는 안 되지만 객관적인 전력이 약하다고 평가받는 두산이 피타고라스 승률이 실제 승률보다도 높다는 것은 그만큼 기록만으로 설명할 수 없는 저력이 녹아있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실제로 두산은 객관적인 전력이나 기록으로 설명할 수 없는 팀이다. 종아리 근육통으로 제대로 걷지도 못하는 상황에서 대타로 나와 결승타를 때린 안경현이나, 번트에서 강공 또는 히트앤드런 등으로 상황에 따라 다양하게 작전을 구사하는 김경문 감독의 모습에서 나타나듯 객관적인 자료로 수치화할 수 없는 힘이 두산에게는 있다.

곰 특유의 뚝심과 캐치프레이즈인 ‘허슬두’ 정신으로 코칭스태프와 선수들 전체가 하나로 뭉쳐 일사분란하게 움직이며 저력을 발휘하고 있는 것. 구단은 코칭스태프를 믿고, 코칭스태프는 선수를 믿는 풍토 속에서 자연스레 팀이 화합하고 뭉치며 객관적인 전력 그 이상의 힘을 뿜어내고 있는 두산은 한계가 있을 법도 하지만 아직 그 한계를 알 수 없기에 매력이 있다.

두산의 선전은 매년 의외이지만, 결코 의외가 아니다. 의외 아닌 의외의 힘을 발휘하고 있는 팀이 바로 두산인 것. 팬들은 두산의 의외 아닌 외외가 언제까지 지속될지에 주목하고 있다.

 

데일리안 스포츠
 
[이상학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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뭐 프로야구 경기는 할 때 눈에 들어오면 보고 안 보면 안 보는 야매 야구팬이긴 하지만, 그나마 그중 좋아하는 팀이 두산입니다. 두산을 좋아하게된 이유는 처음엔 여기가 KFC의 모회사이기 때문이었습니다. 나중에 알고보니 맥주도 만들고 있어서, 더 호감을 가지게 됐죠.

위 기사에도 써있지만 일단 두산이란 곳의 야구가 김인식 감독 시절부터 상당히 무게감 있는 야구를 하는 팀이었는데 그 무게감 있는 일관성은 일종의 마인드고 팀 운용과 성적은 들쑥날쑥했던 편이었습니다, 그런데 특히나 지난 3년 간의 두산은 정말 희안했죠. 뭔가 넘어간다 넘어간다 하면서도 꾸준하게 자기 걸 챙겨먹는 팀이라고나 할까. 구단에 대한 지원도 타구단과 비교하면 그리 많지 않은지라 특정한 스타선수가 없는데도 끈끈한 팀웍과 근성으로 실익 있는 승률과 게임드라마를 자랑하는 게 두산의 특징이었습니다. 어떻게보면 아주 전형적인, 실력있는 외인부대의 모습이랄까요.

일종의 변칙복서 타입이라고 할 수 있는데 그 변칙이 꼼수에서 비롯된 게 아니라 근성으로 만들어진 것이라 결과가 좋은 모범적인 케이스죠. 그리고 재밌는 드라마는 항상 그런 일반적이지 않은 영역에서 나오기 마련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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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ephistopheles 2007-06-09 21:1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두산 팬입니다..
원년도 때 대단했죠..다 지는 경기 막판 만루홈런으로 뒤집어버리고..
두산은 지금이야 형제들끼리 돈싸움으로 이미지가 많이 추락했지만
기업자체가 말씀하신 야구팀 마인드와 비슷하다고 들었습니다.

hallonin 2007-06-10 19:5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늘 삼성을 이기고 드디어 시즌 1위로 올라섰더군요. 앞서거니 뒤서거니 하다가 동점이 된 8회말 만루상황에서 적시타.... 역시 재밌는 팀입니다.
 

요번에 학산판 [에덴]을 14권까지 통째로 구하게 됐습니다. 뭐 시작은 SF였으되 중간엔 밀리터리도 있고 하드보일드한 범죄극 요소도 있었고, 그러다 다시 발라드의 이름을 따 온 주인공이 등장하는 것답게 [크리스탈월드]의 세계로 직행하고 있는데, 가끔씩 보면 그런 전개에 불만을 가진 분들이 꽤 많은 편이더군요. 소위 '정통SF'가 아니라는 거죠. 작가의 자유로운 창작의 여지는 기호의 영역에선 거부될 수도 있는 것이긴 해도 작품 자체에 대한 비난으로 이어지는 걸 보면 좀 한심스럽다는 생각이 가끔씩 듭니다. 그러고보면 발라드의 뉴웨이브도 처음 나왔을 당시에는 소위 '정통SF팬'들에게 욕 디지게 먹었었다는 얘기가 생각나는군요.

 

학산의 [에덴]이 세주판과 다른 점이라면 무엇보다도 권두 날개에 쓰여있는 작가의 한담들을 살려놨다는 것이죠. 첫 시작이 1998년이라니, 벌써 9년이나 전 얘기군요. 내가 이걸 고등학교 다닐 때 봤던 건가. 기억도 잘 안 나네. 아무튼 그림과 내용의 퀄리티가 실로 출중했기에 당시에 꽤 충격을 받았었습니다. 뭐 한마디로 뿅 갔던 거죠. 다시 봐도 여전히 재밌군요.

세주판 번역기보다는 번역이 훨씬 매끄러워졌고, 6권에는 사무라 히로아키의 일러스트가 실려있더군요. 일본판의 8권에 실려있던 엘리야의 텍사스촌 생활기는 세주판처럼 삭제되어있습니다. 역시 강도가 좀 쎄죠 그건. 그래도 전반적으론 삭제 정도가 좀 덜해진 느낌. [에덴]은 뒤로 갈수록 그림쪽 퀄리티가 떨어지는 추세라, 섬세함을 보여줬던 초반의 작화력이 아쉬워지는군요.

8권에선 엘리야 발라드가 아버지와의 과거를 회상하는 씬이 나옵니다. 1권에서 자신의 아버지를 살해하면서 세상을 나오게 된 엔노이아 발라드는 자신의 아들에게 구원이란 무엇인지, 그 단초에 대해 말해줍니다. 사람이 살아간다는 것이 잔인하다는 걸 잊지 말고, 살기 위해 늘 잔인한 행위를 한다는 걸 잊지 말라고. 중요한 것은 용서를 구하고 무언가로 속죄하는 것이라고. 불교에서의 고, 크리스트교에서의 원죄 개념들을 아우르고 있는 이 말이야말로 지금의 인간이 낼 수 있는 불가항력적이면서도 가장 합리적인 대답이 아닌가 싶습니다. 결국 인간은 모순을 실천해가는 존재입니다. 손에 남의, 무언가의 피를 묻히면서 살지만 살아가는 걸 포기할 순 없습니다. 그 영역에까지 파고들어가지 않는, 혹은 그 모순을 합리성이란 이름으로 외면하는 철학이란 무의미하다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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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amX 2007-06-09 16:5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크리스탈 월드는 SF전시회 때 '에덴'과 관련해서 우연히 설명을 듣게 되어서… 관심을 가지게 되었지만 이미 품절나버려 대략 낭패. 그런데, 전도서에 바치는 장미도 에덴과 유사한 설정의 단편이 실려있는 건가요?

hallonin 2007-06-09 21:5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그렇진 않고. 저 뒤에 실린 김상훈씨가 쓴 SF의 역사 속에서 바라본 젤라즈니의 위치 고찰에서 발라드가 박해 당한 얘기가 실려있습니다. 사실 저 작품집은 썩 맘에 안 들어서 다는 안 읽어봤기에 [크리스탈월드]와 비슷한 게 있을지도 모를 일입니다만, 젤라즈니의 작품 성향으로 봐선 글쎄요.

배가본드 2007-06-16 00:0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우..에덴을 보기전까지는 우라사와 나오키의 마스터 키튼이나 미나가와 료우지의 암스..
정도나 되어야 장대하고 화끈한 내용을 기대했었는데 ㅋ 이젠 그것들과 상관없이
전설이 되어버리는 저것밖에 안남았다죠 ㅎ

hallonin 2007-06-16 23:5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제는 시작처럼 잘 마무리하길 바라는 마음이죠.
 


노대통령 "정치중립 요구는 위헌이다" …선관위 결정 정면반박
 
조선일보 | 기사입력 2007-06-08 12:18 | 최종수정 2007-06-08 12:56 
 


노무현 대통령은 8일 “대통령 보고 정치중립을 하라고 하는데 어떻게 대통령이 정치중립을 지키냐”며 “어디까지가 정치중립이고 선거중립이냐.모호한 구성요건은 위헌”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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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무현 대통령의 시대는 정말 정치학의 한 연구소재로써 어떻게 더할 나위 없는 품질을 갖췄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지지와 반대와는 별개로 노무현 대통령의 정치술은 그 자체로도 연구 가치가 있다고 보고 있고요. 그리고 기술적으로는 분명히 탁월하다고 볼 수 있습니다. 그래서 지금 현실에서 겪어야 하는 그 여러가지 것들을 좀 고되게 감수하자면, 순전히 정치적 즐거움의 차원에서 노무현 대통령은 아낌없이 이벤트를 베풀고 있는 중입니다. 이 정력적인 활동량을 보자면 정말 레임덕이란 게 해당이 안되는 분입니다.

공무원의 정치성에 대한 문제제기는 뭐 이렇게 공론화가 되버리는 중인데, 사실 이전 정권들은 눈가리고 아웅식이었다고 할 수 있겠죠. 뒤로는 할 거 다 하면서 공무원 중립 어쩌고 하는 게 웃기긴 웃겼습니다만....

그런데 그렇다면, 공무원 노조는 왜 때려잡은 겁니까? 라고 물을 수 있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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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amX 2007-06-08 16:0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한나라당 집권은 생각만 해도 끔찍하다.”, “제정신을 가진 사람이라면 대운하에 투자하겠나.” “한국 지도자가 독재자의 딸이라고 신문에 나면”
이런 말을 삼가는 게 정치중립이라면 전 정치중립해야 한다고 봅니다.
"이쯤되면 막 나가자는 거지요?"
노무현은 노무현 자신이 고도의 노까라는데 그 딜레마가 있다고나 할까…
노무현이 대통령을 한 게 위헌일지도. (낄낄낄)

hallonin 2007-06-09 09:0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반작용의 묘를 잘 알고 있는 건지 아니면 단순히 본능인 건지. 결과적으론 낚시의 정석이란 무엇인가를 알려주고 있죠.
 

갑자기 친구놈에게서 날아온 메시지. "오늘까지만 사용가능한 영화예매권을 쓸 수 있는 사람은 'the생활이없는자'인 너밖에 없다!" 뭐 졸업논문으로 '포말의 의지'에 대한 논문을 걸레처럼 써서 던져보낸지라 확실히 여유가 있긴 하지만 'the생활이없는자'는 아니라구! 더군다나 난 [기동전함 나데시코]를 한 번 더 다 봐야 한단 말이다!

 

그러나 공짜니까 그냥 보기로 했습니다.



그래서 고른 영화가 이건데.... 볼 게 없드라구요. 강동CGV란 데가 생겼다는 것도 오늘 알았는데 거기서 스크린을 네개를 잡고 있던가. 뭐 1, 2편은 졸면서 봤었고, 그래서 별 기대도 안하고 있었던데다 3편은 사방팔방에서 악평이 있는대로 쏟아지고 있고 해서 머릿 속에선 살인토마토를 뛰어넘는 인류역사상 최악의 영화를 상상하면서 자전거 체인을 돌렸죠. 사실 3편은 제 예상했던 바를 충족시켜주는 의미에서 그럭저럭 봐볼까 하는 마음이 있었습니다. 후후후 이 악의 제국 헐리웃 블럭버스터 같으니 내가 보고 나서 처절하게 욕지랄을 써주겠다....

 

 

그런데 재밌네?

 

스토리와 플롯이야 전편들에서도 일관되게 이어져 온 것처럼 중구난방에 개판 오분전이고 덕분에 인물의 감정이나 판단이 어떻게 흘러가는지 파악하는 게 거의 [천상천하]에서의 인간관계도를 파악하는 일만큼이나 난해하며 그 와중에서 연출은 어떻게 잡아야 할지 몰라 갈팡질팡하는 것처럼 느껴질 때가 가끔씩 꽤 분명하게 튀어나오는데, 또 이런 류의 실패작들이 사람들에게 지지를 얻을 수 있는 이유, 이 영화가 오로지 믿고 밀어주는 캐릭터빨이 이번 3편에선 펑펑 튀어나오는군요. 의외로 잭 스패로우의 역할이 상대적으로 축소된 편인데도 불구하고 다른 중견연기자들이 워낙 얼굴에 철판 깔고 잘해줘서 영화를 버티게 만들고 있습니다. 특히 이 형편없는 시나리오를 읽고선 대박을 확신한다며 키라 나이틀리를 끌어들이는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던 바르보사 영감역의 제프리 러쉬가 맘에 들더군요. 호탕하게 껄껄거리며 웃을 때마다 진심으로 놀이공원에 와서 신나게 놀고 있다는 느낌이랄까요. 주윤발과 크라켄이라는 쓸만한 캐릭터들은 정말 어이없이 날아가버리지만, 후반부의 흐름을 위해서라면 그렇게 처리해버릴 수밖에 없었을 듯. 막판의 블랙펄VS플라잉더치맨 매치에서 보여줬던 액션씬들도 괜찮았고. 그와중에서 벌어지는 윌 터너와 엘리자베스의 결혼식은 한발짝 물러서면 완전 개그지만 그 뻔뻔스러운 낭만성에 낄낄댈 수는 있는 수준이었습니다. 뭐 이걸로 이제 다음 해적에선 그 부부는 안 나오게 될 듯.

 

역시 공짜로, 전혀 기대를 하지 않고 보는 것이야말로 어떤 영화에게든 사랑의 퍼센티지를 높일 수 있는 최고의 방법. 그리고 새벽의 텅 빈 거리를 자전거로 신나게 달리는 일 또한 사람을 엄청나게 너그럽게 만들어주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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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amX 2007-06-04 15:1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 영화로 드디어 절반 넘는 스크린을 장악했더군요. 이거 '국적'으로 봐야할지. 그냥 독과점으로 봐야할지. 대략…영화에 관심을 끊은지 어언 4년 째지만 어쨌든 뷰리풀한 낮입니다.

hallonin 2007-06-04 19:5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스크린쿼터 문제라든지 독과점 문제라든지가 나올 때마다 궁금해지는 것은 정작 그 현장엔 극장주나 배급업자들(&제작사-대기업)은 보이지 않는다는 겁니다. 예나 요즘이나 관련해서 벌어지는 논쟁들은 볼 때마다 진짜 당사자는 안 나오고 생뚱맞은 사람들끼리 치고 박고 있다는 기분이 들더군요.
 

이거 알라딘에는 왜 2권이 완결이라고 떴지.... 완결 나려면 아직 3권은 더 있어야 함. 여전히 무난무난. 신캐릭터로 정석처럼 단발 쿨걸 등장.

 

만화책판은 마치 소설의 안티테제, 아니면 발전을 거부하는 작가의 정신세계를 반영하는 듯 하다. 뭐 일단 완결이 난 다음에야 본격적으로 말할 수 있을 듯. 머지 않았으니....

그런데 그림이 갈수록 개판. 이건 뭐 우스타 쿄스케도 아니고.

 

출중했던 1, 2권에 비하면 휴식기라고만 보기엔 영 지루했던 3권. 문제는 후기에 실린 터키 기행기가 더 재밌었다는 건데, 본편보다 작가 후기가 더 재밌는 불행한 전통에 속하게 되지 않길.

 

하드보일드. 여전히 두 번째 읽어야 이해가 가는 복잡다단함. 이 변치 않는 꿋꿋함이 정말 맘에 든다. 그러니까 [지오브리더스] 정발 좀.

 

뭐 왕자가 공주님이었다고 하더라도 안 놀랄 겁니다. 여전히 기본 이상.

 

작년에 재출간된 시오리와 시미코 시리즈. 컨버전의 욕망을 강하게 만들어내는 상상력 넘치는 이야기들.

 

문화비평가 겸 편집자라는 위치, 거기에서도 상당히 시니컬한 타입의 글쓰기를 지향하는 오츠카 에이지가 소설의 질감을 만들어내는데 그런 건조한 면모를 버렸을 리가 없다. 이 양반이 출중한 것은 그걸 자신만의 스타일로 확실하게 잡아놓는데 성공했다는 것. 간혹 라이트노블 다운 불필요한 면들이 보이긴 하지만 번역자의 문제인지 원본의 문제인지는 잘 모르겠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상당히 재밌게 읽을 수 있었다는 것. 작가가 후기에도 밝히고 있듯이 이 소설은 그저 흘러 지나가는 한때, 그 정도 수준과 역할을 담당하고 있는 작품이다. 그래서 그는 과감하게 단절하고 자신이 기다리고 있는 다른 차원으로 넘어오라고 말한다. 그 자신만만함이 맘에 든다. 그리고 그런 자신만만함을 이 재능 있는 양반은 잘 뒷받침하고 있다. 그의 다른 글들이 더 보고 싶어지게 만들 정도로.

번역은 작년에 완료된 것 같은데 해를 넘겨서야 출판된 것은 아무래도 일본판에 있던 임광묵의 일러스트 수록 여부 문제 때문이었던 듯. 오츠카 에이지가 직접 한국에 와서 그려주기를 부탁했었다고 하니, 상당히 맘에 들었던 모양이다. 한국판 일러스트는 HIRARIN이란 양반이 그렸다.

 

내가 원하던 캐릭터- 여성연쇄살인자의 초상이 여기에 있다. 그러나 이 소설은 하드보일드물이라곤 할 수 있으되 추리소설은 아니다. 결국 낚시이자 독법의 문제라고 할 수 있을텐데, 내 경우엔 하드보일드물로서도 썩 탐탁찮았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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