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로 오늘 오픈이군요....

참 별 게 다 들어온다고 생각은 드는데, 크게 자극은 안되는군요.... 무감해진다는 거 무섭습니다. 헛허.

 

 

맨 오른쪽에 있는 아낙네가 사촌동생하고 무척 닮았는데.... 설마...-_- 안경까지 끼고 있는 걸 보면 꽤 전문화된 일본쪽 점포 사진 같기도 하고. 그런데 그 녀석은 원래 안경잽이인데.... 흐음.... 암튼.

 

 

확인하러 가봐야 하는 건가!


댓글(2)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sudan 2006-03-03 15:3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래서 확인하러 가보셨나요?

hallonin 2006-03-04 07:5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돈이 아까워서....-_- 사실 메이드 취향도 아니고....
 
페르세폴리스 1 - 나의 어린 시절 이야기
마르잔 사트라피 지음, 김대중 옮김 / 새만화책 / 2005년 10월
평점 :
구판절판



[페르세폴리스]에서 우리를 처음 매혹시키는 것은 저 빨간 표지 한가운데에 그려져 있는 똘망똘망한 눈망울을 가진 소녀의 무심한 표정이다. 소녀는 이제는 이슬람 여인들의 전형적인 대서구적 아이콘이 되버린지 오래인 베일을 쓰고 있으며 그녀가 그려진 칸의 외부선은 이슬람 양식으로 장식되어 있다. 그렇다. 그녀는 무엇보다도 자신의 이야기를 들려주려고 하는 것이다. 이란 사회에서 이란인으로 살아왔으며, 지금까지도 그 사실을 잊지 않고 있는 자신의 이야기를.

호메이니와 석유, 우리나라 건설기업의 단골 대형 토목사업 수주국가, 아바스 키아로스타미를 위시한 영화적 성과들, 아랍전쟁의 당사자, 악의 축, 핵무기로 이미지화 되는 이란은 마르잔 사트라피의 손에 의해서 전혀 다른 세계가 되어 우리 앞에 모습을 드러낸다. 그것은 1980년이 시작될 즈음, 왕조가 몰락하고 '문화혁명'이 시작되던 교차점에서 시작되어 이라크와의 전쟁이 점점 수렁에 빠져들고 있었던 80년대 중반까지의 이란의 풍경들이다. 진보적 가정에서 태어나 자란 이제 막 열 살이 넘은 우리의 소녀는 체 게바라와 마르크스에게 푹 빠져있었고 밤마다 하느님과 대화를 하며 마지막 선지자가 되길 꿈꾸고 있다. 그러나 세상은 으례 그렇듯, 소녀의 꿈을 지속시켜주지 않는다.

[페르세폴리스]를 보며 신선하게 느끼게 되는 것은 외부에선 종교적 억압으로만 이뤄져 있는 것으로 보였던 이란이 가진 내부적 개방성과 풍요로움일 것이다. 주인공 마르잔의 가문과 주변엔 진보적 좌파들이 득세하고 있고 그녀 자신은 마이클 잭슨과 아이언 메이든을 즐겨 들으며 가족들과 친지들은 폭격의 와중에서 포도주와 함께 하우스 파티를 즐긴다. 이것은 마르잔 집안의 남다른 진보적 면모 때문이라고도 할 수 있겠지만, 비지스와 핑크 플로이드의 테이프를 파는 암시장이 존재할 정도라면 그만한 수요가 그 사회 안에 끊임없이 자리하고 있다는 것을 반증하는 것이라고 할 수 있으리라. 그래서 이 작품이 가진 면모가 이란사회의 그저 특수한 경우의 한 일례라고만 말하는 것은 과격한 일반화일 수 있다. 여기서 보여지는 풍경들은 분명히 이란이 가지고 있었던 또하나의 면모인 것이다.

그러나 잊지 말아야 할 것은 이 이야기가 상실의 이야기라는 점이다. 외부와 내부에 걸친 폭력에 의해 비틀려가는 사회 속에서 그녀는 하느님, 마르크스, 가족들, 친구들을 차례로 잃기 시작한다. 그들은 시간의 흐름과 함께 점점 가혹해지는 폭력 속에서 사라지거나 살해 당하거나 도망을 간다. 결국 그녀는 조국마저 잃어버리게 된다. 그래서 그녀는 세상의 왜곡과 폭력이 만들어내는 변화에 대항하여 사실을 기억하려고 애쓴다. 그렇기 때문에 자신이 '페르세폴리스'에서 살았던 이라는 것과 그곳에서 가지고 있던 경험들을 견지하려 하는 회고록이자 고백담인 이 작품이 또한 탁월한 관찰기이기도 한 것은 어찌 생각하면 당연한 일이다. 그녀의 눈엔 자신이 살았던 시대와 장소가 가진 기쁨과 즐거움, 모순과 슬픔이 동시에 느껴진다. 그러나 분명한 것은 이제는 그 모든 것들을 다시 찾기 힘들다는 것이다. 그래서 그녀는 "용서는 해도, 잊어서는 안 된다." 라는 말로, 상실에 저항하는 기억을 추구한다.

이 작품이 자극할 수도 있는 그 모든 우울증 유발요소들을 감춰주는 것은 더없이 매력적인 페이소스를 뿜어내는 작화와 적절한 유머의 쓰임이다. [페르세폴리스]엔 두터운 모노톤과 온순한 데포르메만으로도 '페르세폴리스인'들을 온전히 매력적으로 재현해내는 그림과 더불어 이야기 내내 풍요롭게 받춰주는 인물들의 능청과 기구한 현실이 만들어내는 유머가 자리하고 있다. 표지에 그려진 소녀에 대한 매혹은, 그렇게 끝까지 이어진다.


댓글(2)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2006-03-01 13:49   URL
비밀 댓글입니다.

hallonin 2006-03-02 00:3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2권을 기다리게 만들어주더군요.... 이미 해외에선 2권이 나온 상태이고, 아마도 성장한 작가가 겪는 이야기가 될 듯.
 

월간 키노의 특징들 중 하나를 들어보자면, 특유의 장광설과 화려한 수사로 말미암아, 조금 과장해서 얘기하자면 독자로 하여금 그 영화를 보지 않으면 세상이 무너질 것 같은 기분이 들게 만드는 재주였습니다(정성일 스타일의 적절하고도 과장적인 느낌표 삽입 등등). 더군다나 90년대는 검열의 괴이한 기준이 80년대 초기 비디오 시장 때보다도 엄격하게 적용되던 때여서(피비 케이츠의 [파라다이스] 비디오는 1984년 버전과 1991년 버전 중 91년 버전이 더 잘리고 칠해지고 편집되어 있었습니다.) 문화적-경제적 여력이 자리잡힘에 따라 새로운 것, 더 나은 것, 신비로운 것, 화끈쿨한 것을 원하게 되는 소비자들의 앞서가는 기호와 VHS의 광범위한 대중화가 시장의 편협함과 맞물려 충돌을 일으키던 시기였죠. 그 결과 복제비디오를 중심으로 한 지하 일본 애니메이션 시장이 폭주에 가깝게 발전하고 있었고 '다른' 영화들을 볼 수 있는 영화제에 대한 갈망이 피어나고 있었으며, 타르코프스키의 [희생]의 흥행 성공이 있었습니다. 키노의 매니악함과 그 안에서 소개되는 영화들은 이러한 지점을 정확하게 꿰뚫고 있었죠. 결국 상당 부분 거품이긴 했지만요.

그 월간 키노 안에서 유독 인상적인 영화 소개들 중 하나가 로만 폴란스키의 [맥베스]였습니다. 어둠침침한 숲 속에 두건을 쓴 이들이 서있는 스틸컷 한 장으로 소개되었던 그 영화는 아직 우리나라가 영화적으로 불모지였던 시절에 영화적으로나 개인사적으로나 문제가 많았던 로만 폴란스키의 전설을 극대화시키는 위치가 밝혀지지 않은 수원이었습니다. 키노의 설명에 따르면 로만 폴란스키가 만들어낸 셰익스피어의 작품 중 가장 잔혹한 이 이야기는 한마디로 피와 섹스로 점철된 영화였습니다. 이 영화는 당대에 NC-17 등급을 받아서 제대로 공개되지 못했을 뿐더러 제작에는 플레이보이사가 참여했다는 소문 때문에 로만 폴란스키의 개인사적인 비극들과 결부되어 우리나라에선 이 영화를 접할 수 없었던 대부분의 이들에게(월간 키노 기자 포함) 다양한 상상을 불러 일으킨 결과인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때 떠돌던 얘기 중엔 이제는 그 신용도를 확연하게 낮춰야 마땅한 타란티노의 선택(아는 사람은 알겠지만 이 양반의 초이스에 안 들어가는 영화를 찾는 게 더 빠를 듯 합니다)에 이 영화가 포함되어 있다는 얘기도 있었습니다.

과연 플레이보이사의 제작참여는 소문이 아니었습니다. 아니, 소문이라고 할 필요부터가 없었습니다. 아예 처음에 크레딧이 나올 때 기획에 휴 헤프너의 이름이 떡하니 박혀 있으니. 이 영화가 만들어진 1971년의 검열수준이 어느 정도였는지는 알 수 없으나, 적어도 플레이보이사의 제작 참여가 영화의 수위에 영향을 준 것은 자명합니다. 그러나 로만 폴란스키의 [맥베스]는 소문만큼 쎈 영화가 아니었습니다. 두시간이 넘어가는 런닝타임 중에 휴 헤프너의 정력적인 취향과 로만 폴란스키의 잔혹미가 과도하다 싶을 정도로 드러나는 부분은 거의 없습니다. 그저 둘의 이름과 아우라가 만들어내는 기대감을 그리 충족시키지 못하는 수준에서의 원작이 필요로 하는 정도의 피와 누드들을 보여줄 뿐이더군요. 그나마 (상대적으로) 가장 충격적이었다고 하는 장면이라면, 15세 관람가인 [반지의 제왕]에서도 뎅강 잘려나간 사람목이 뒹굴뒹굴 굴러다니는 이 시대에 비추어 무척이나 소박하게 보이는, 맥베스의 효수장면 정도라고나 할까요.

오히려 신선했던 것은 소문만으로 접한 덕에 영화가 원작에 대한 과격한 재해석일 것이라 지레 짐작했었지만 정작 영화는 셰익스피어의 원작이 가진 희곡성에 충실하게 연출되었으며 대사까지 그대로 가져온다는 점이었습니다. 장식성이라곤 찾아보기 힘든 이 건조하고 탈색된 이야기는 내내 회색빛으로 가득 채워진 영상과 절제된 카메라워크와 제한된 음악의 운용으로 인해 가장 스펙타클한 순간조차도 소극처럼 보이게 만들고 있습니다. 처연한 느낌이랄까요. 일종의 영화적 압박이었던 오슨 웰즈의 [멕베스]와는 달리 로만 폴란스키의 [맥베스]는 이미 부서져있는 무언가가 더 처절하게 부서져가는 그런 인상을 주고 있습니다.

뭐, 몰랐던 시절의 순진했던 망상이라고나 할까요. 월간 키노의 무지막지했던 로만 폴란스키 [맥베스] 소개에 의한 제 상상의 나래는 이렇게 끝을 맞이했습니다. 나름 시원섭섭한 기분이 들기도 하는군요. 이제 [거미의 성]까지 보게 된다면 [맥베스]의 성공적인 영화적 버전들은 다 보는 셈이 될 것 같습니다.


댓글(2)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sudan 2006-02-26 14:3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 배우 혹시 쥬드 로? 제작년도를 봐서는 절대 아닌데.

hallonin 2006-02-26 18:1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존 핀치입니다. 주드 로는 저 영화 만들어졌을 때 태어나지도 않았습니다. 흘.
 



운좋게 얻어낸 [브로크백 마운틴] 시사회권을 바꿔치기해서 [오만과 편견]을 봤습니다. 어째 제인 오스틴의 소설들은 원작보다 먼저 영화로 보게 되곤 했는데 이번 경우도 마찬가지라고 해야겠군요....

결론부터 얘기하자면 무척 좋았습니다. 몇 년 전, 제인 오스틴의 또다른 원작을 영화화 한 기네스 펠트로의 [엠마]를 흐뭇하게 봤던 기분이 되살아났다고나 할까요. 과장되지 않은-비록 시대적 양식 자체가 나름의 과장성을 갖고 있지만-연출과 연기들. 그리고 소소한 웃음을 자아내게 만드는 매끈한 앙상블 등등. [엠마]를 보면서 느꼈던 완만하고도 나긋나긋한 즐거움을 다시금 느낄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오만과 편견]은 그저 원작을 고스란히 옮겨다가 박아 만든 영화는 아닙니다. 물론 여기서도 원작에서 보여지는 풍자와 말장난, 실내극적인 상황들이 제인 오스틴 원작의 전작들에서처럼 보여지고 있지만, 이번 [오만과 편견]은 내밀한 감정과 장황스러운 대화, 신경전을 향한 집중보다는 큼직한 감정의 변화에 따라서, 옛영국의 아름다운 풍광들과 더불어 불필요하거나 번잡해질 수 있는 곁가지들을 쳐낸 청춘남녀 이야기의 시원시원한 전개를 보여주고 있습니다.

무엇보다도 이번 [오만과 편견]의 이야기를 내내 휘어잡는 주인공은 그간 일종의 우상적 체현이자 신데렐라적 욕망의 대상으로 상대적인 부각이 두드러졌던 다아시경이 아니라 제인 오스틴 자신도 그리 사랑해 마지 않았다던 수다스러운 집안의 활기 찬 둘째 딸 엘리자베스입니다. 원래 그녀의 성격이 당대의 관습과 법칙들에서 많이 벗어난 캐릭터이긴 하지만 키라 나이틀리는 그런 엘리자베스를 완전히 펄펄 날뛰게 만드는 생명력을 불어넣고 있습니다. 덜 늙었을 때 찍어서 다행이란 생각이 들 정도로 그녀는 매력적인 엘리자베스를 잘 체화해내고 있는데, 비록 연기적인 면에서나 무게감에 있어서나 수상권에선 멀리 떨어져 있어도 아카데미 위원회에서 어째서 그녀를 여우주연상 후보에 올려놨는지 충분히 납득할 수 있을 정도로 엘리자베스역에 잘 어울리고 있습니다.

[오만과 편견]의 두툼함과 풍요로움은 근간의 영화들에서 결여되어 있는 것, 잘 짜여진 감정의 인과가 가진 절묘함과 타당성을 영화적으로 차근차근 설득력 있게 펼쳐보입니다. 이것은 가쉽과 이미지에 쓸려다니는 요즘 세상의 서사들을 별 볼 일 없게 만드는, 인간의 삶과 그에 대한 부드러운 성찰의 서사가 가진 힘입니다.




댓글(5)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다소 2006-02-23 11:2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꺄아아♡ 저도 이 영화 무지 기대하고 있어요. -_ㅠ
아- 보고싶어요. 흑흑. 좋으셨다니 더 기대됩니다.

sweetmagic 2006-02-23 18:2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브로크백 마운틴 도 너무 좋덴데 ^^
이 영화도 넘 보고 싶네요

배가본드 2006-02-23 22:0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우훙 먼저보셨3.. 기대하게 하시네용 아.. 책을 아직도 건들지 못했음 ㅋ
이거 여친 만들어서 보러가야할텐데 쩝

hallonin 2006-02-24 12:2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언제나 기대치는 15% 정도 빼놓고 보는 게 영화보는 즐거움을 보장하는 비법이죠.... 음, 브로크백 마운틴도 보긴 봐야 할텐데 역시나 자금사정이-_- 물론 여친이 있다면 러시 앤 캐시를 통해서라도 같이 보겠지만 말이죠. 흘흘.

2006-02-24 18:54   URL
비밀 댓글입니다.
 



by LC30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