찰싹 내인생의책 그림책 5
스티브 브린 지음, 강유하 옮김 / 내인생의책 / 2007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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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지 그림부터 눈에 띈다. 보라색 커다란 글씨의 '찰싹'. 뺨을 때리는 소리인가? 싶지만 사실 찰샥은 혼자서 하기를 좋아하는 어린 개구리의 이름이다. 엄마의 도움도 거부하고 뭐든지 혼자서 하다보니 실수를 할 때도 많다. 하루는 배가 고파서 모기를 잡아 먹으려고 긴 혀를 내밀었는데 그만 타이밍이 안맞아 잠자리에 찰싹 혀가 붙고 만다. 잠자리의 비행으로 찰싹도 붕 하늘을 날게 된다. 멀리 멀리...마을을 지나고, 음악이 울리는 도시로 들어가 그만 밑으로 휙! 떨어져 말의 콧잔등으로 떨어졌다가 다시 위로 붕 날아서 풍선을 타고 날아간다. 그리고 달리는 자동차 전면창에 떨어졋다가 다시 날아가고 오토바이를 탄 남자의 얼굴로 떨어졌다가 비행기를 타고 갈매기를 타고 멀리 멀리 간다. 그리고 다시 떨어진 곳은 바닷가다. 노을진 바닷가에서 찰싹은 완전히 혼자가 된다. 그제서야 찰싹은 도움을 청한다. 새는 찰싹을 태우고 엄마의 품으로 데려다 준다.

표지를 넘기면 지도가 그려져 있다. 멕시코만이 보이고 미시시피 강도 보이고 뉴올리언스 주도 보인다. 작가인 스티브 브린은 카트리나 허리케인의 피해를 조사하러 뉴올리언스 주를 여행하던 미 남부지역의 고풍스런 매력에 영감을 받아서 이 책을 냈다고 한다. 마지막 페이지에 보면 다시 앞의 지도가 나오고 이번엔 지도 뿐만이 아닌 찰싹의 여행경로가 그려져 있다. 물론 상상의 여정이지만 정말 개구리가 이 넓은 곳을 여행했다면 대단한 뉴스가 아닐 수 없다. 이런 지도는 아이들에게 사실적인 느낌을 가져다 주면서 즐거움을 고조시킬 것이다. 

이 책의 또하나 특징은 글자의 크기이다. 제목글자의 크기에 비해 그나마 글도 적은데 글자의 크기도 가늘고 눈에 띄지 않게 씌여져 있다. 이것은 다분히 의도적으로 보인다. 이 책을 볼 서너살 아이들은 아직 글자에 약하기 때문에 그림만으로도 충분히 내용을 전달할 수 있게 포인트를 잡아서 그려져 있는 것을 볼 수 있다. 40페이지인 이 책은 후다닥 넘겨보면서 찰싹의 여정에 동참할 수 있고, 그 과정이 정말 재미있어서 아이들에게 웃음을 줄 것이다. 혼자하고 싶어하는 아이들에게 찰싹의 모습은 흥미진진할 것도 같다. 하지만 가끔은 도움을 받는 것도 중요하다는 것을 옆에서 엄마가 알려준다면 더 좋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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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 좀 도와줘, 무지개 물고기! 무지개 물고기
마르쿠스 피스터 지음, 우미경 옮김 / 시공주니어 / 1996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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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지개 물고기 시리즈 중 하나다. 세 살 배기 내 아이는 내용보다도 반짝반짝 거리는 은빛 홀로그램을 가르키며 좋아라 한다. 요즘 들어 다양한 질감을 주는 인쇄기법을 이용한 책들이 많이 나오고 있다. 구슬이 서말이라도 꿰어야 보배라는 속담처럼 이것과 저것을 연결해서 좋은 결과물을 나올때가 있는데 무지개 물고기도 아이디어가 반짝이는 경우에 속한다. 

우리 아이는 무지개 물고기를 알고 있던 터라 이 책을 보며 반가워하면서 바로 책장을 넘기며 읽는 척을 한다. '파안(파란) 무우고이(물고기) 바닥 반딱(반짝)......나름 소리를 내며 읽는 척을 하는 아이를 보다가 아이가 이 그림들이 어떻게 읽혀질까 싶어 글은 빼고 그림만 보아 봤다. 음~ 역시 글을 빼고도 어른인 내 눈에는 이야기의 전개가 눈에 들어온다. 그럼 내용은 어떤지 살펴볼까. 

과거에 무지개 물고기는 반짝이는 비늘이 많다고 뽐내기만 하고 친구들에게 나누어 주려고 하지 않아서 따돌림을 받은 적이 있었다. 하지만 반짝이 비늘을 나눠 준 다음부터 모두들 친구가 되었다. 그때부터 반짝이 비늘이 있는 물고기들은 뭐든지 같이 했다. 헤엄칠 때도 다같이, 놀 때도 다같이, 밥 먹을 때도 다 같이. 심지어는 쉴 때도 산호초 그늘을 떠다니면서 다같이 쉬었다. 그러던 어느날 반짝이 비늘 잡기 놀이를 하고 있을 때 조그마한 줄무늬 물고기 한 마리가 다가와 자기도 끼워 달라고 한다. 그러자 친구 중 하나가 줄무늬 물고기는 반짝이 비늘이 없으니 반짝이 비늘 잡기 놀이를 할 수 없다며 신경쓰지 말라고 하면서 홱 돌아선다. 그리곤 자기들끼리만 논다. 무지개 물고기의 마음은 불편하다. 예전에 친구들에게서 따돌림을 당한 적이 있기에 줄무늬 물고기의 심정을 헤아릴 수가 있는 것이다. 하지만 새로 사귄 친구들을 잃을까봐 아무 말도 못한다. 그러다 상어가 나타나고 모두들 산호초에 난 좁다란 틈새로 몸을 숨긴다. 하지만 줄무늬 물고기는 상어의 무시무시한 이빨을 피하느라고 이리저리 갈팡질팡 도망다니고 있다. 이 때 무지개 물고기는 용기를 낸다.친구들에게 "자, 가자!"라고 말하며 상어를 향해 돌진 한다. 여러 물고기들이 달려들자 상어는 당황하게 되고 그 틈을 타 줄무늬 물고기를 안전한 곳으로 데리고 간다. 상어가 떠나고 나자 무지개 물고기는 줄무늬 물고기에게 같이 놀자고 말한다.

동병상련이라고 했던가. 무지개 물고기는 줄무늬 물고기를 보면서 과거의 자신의 모습을 떠올렸고, 위기가 닥치자 용기를 내었다. 이 책은 물고기들의 이야기로 꾸며져 있지만 사실 어린 친구들이 보면 충분히 공감할 수 있는 이야기이다. 요즘은 유치원에서도 왕따가 있다고 한다. 이 책을 볼 5~7세 가량의 아이들이 누군가를 따돌리기 보다는 모두 함께 어울릴수록 더 즐겁다는 것을 알았으면 좋겠다. 그런데 어린이들보다도 부모들이 우리 아이가 친구들과 잘 어울리고 누군가를 배척하지 않도록 도움을 주어야 할 것 같다. 사실 어른들의 세계에서도 왕따는 존재하며, 어른들의 사고가 그대로 아이에게 이어져서 내 아이에게 은근히 '누구하고는 놀지 마라'하고 배척하는 법을 교육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돌아볼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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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과가 쿵! (보드북) 아기 그림책 나비잠
다다 히로시 지음, 정근 옮김 / 보림 / 2006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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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 커다란 사과가 쿵하고 떨어진다. 그 사과를 맨 처음 발견한 두더쥐는 사과를 맛있게 먹지만 혼자서 독차지 하려 하지 않고 뒤이어 찾아온 모든 손님들이 사과를 함께 맛보도록 내버려 둔다. 개미에서부터 나비와 애벌레, 돼지, 심지어 육식 동물인 여우와 악어, 사자와 곰까지 모두 사이좋게 사과를 나누어 먹고 또 비가 내리자 모두 함께 사과 우산 아래에서 비를 피한다.

만약 두더쥐가 자기가 사과를 맨 처음 발견했다고 자기만이 사과의 주인이라고 하면서 혼자서만 사과를 독차지 하려 했다면 어떤 일이 일어났을까? 토끼는 나비와 개미를 쫓아내고, 여우는 다시 그 토끼를 쫒아내고, 또 그 여우는 사자와 곰에게 쫓겨났을 것이다. 두더쥐도 물론 사자와 곰 앞에서 도망갈 수밖에 없었을 것이다.

우리가 살아가는 이 세상은 이 그림책의 사과와 같이 아주 커다란 보물이고 양식이다. 우리가 이 세상에서 비롯되었을 때. 그 누구도 이 세상 온갖 것들을 독차지 하게끔 태어나거나 생겨나지는 않았다. 우리는 두더쥐와 같이 겸허한 마음으로, 우리의 이웃들, 다른 동물들, 곤충들, 식물들과 함께 이 아름답고 풍요로운 세상에서 사이 좋게 공존해 나가려고 해야 할 것이다.

이 책은 아주 어린 아이들에게도 혼자서만 모든 것을 다 독차지 하려는 이기심 대신에 남과 함께 더불어 나누면서 사는 것이 얼마나 좋은 것인지를 직감적으로 알려줄 수 있는 아주 따뜻하고 좋은 그림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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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건 내 조끼야 비룡소의 그림동화 24
나까에 요시오 글, 우에노 노리코 그림, 박상희 옮김 / 비룡소 / 2000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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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느 그림책과는 달리 이 책은 표지가 참 간단하다. 빨간 제목 글씨에 중간은 텅 비어있고, 아래 쪽 중간에 작은 생쥐가 한 마리 있다. 그런데 이 생쥐 낯설지가 않다. 어디서 봤더라? 페이지를 넘기면서 그림만 보노라니 아하~ 도서관에서 꿈소담이 책 전집에서 본 그림이다. 이제 막 책을 볼 아이들을 위한 책인 꿈소담이 책은 우리 아이가 책을 쌓아도 놓고 넣었다 빼기도 하고, 그 중에서 ’누구세요’라는 책을 항상 읽곤 했었다.  그 책의 구성도 이와 비슷하다. 그런데 이 책이 조금 더 재미있다.

이 책은 그림만큼이나 내용도 간단하다. 표지에서 나왔던 생쥐를 보면 빨간 조끼를 입은 것을 볼 수 있다. 이 조끼는 엄마가 짜주신 거다. 생쥐는 정말 멋지지! 하면서 자랑을 한다. 그러자 오리가 나타나 ’정말 멋진 조끼다! 나도 한 번 입어 보자’ 그런다. 그런데 생쥐에 비해 몸집이 큰 오리에겐 조금 작다. 오리의 말 ’조금 끼나?’ 표정이 힘들어 보인다. 이번엔 원숭이가 나타나 ’정말 멋진 조끼다! 나도 한 번 입어 보자’ 그런다. 오리에게도 낀 조끼가 원숭이에게 맞을 리 없다. 하지만 원숭이는 작다라고 말하지 않고 ’조금 끼나?’하고 만다. 그런데 이번엔 더 큰 물개다, 다음엔 사자, 말이 나오고 몸집으로 말하면 누구에게도 지지 않을 코끼리까지 나온다. 코끼리가 입은 조끼는 늘어나서 끈 나시처럼 보인다. 이 대목에서 우린 절로 웃음이 나오고 만다. 얼마나 예쁘길래 그렇게 입어보고 싶었을까 싶기도 하고, 동물들이 하나같이 조금밖에 안 낀다라고 말하는 대목에서 조끼에 대한 미련을 읽을 수 있다. 그때 나타난 생쥐, 늘어난 조끼를 끌고 가는 모습이 생쥐에겐 미안하지만 어찌나 웃기던지 .... 하지만 코끼리는 생쥐에게 늘어난 조끼를 코에 걸고 그네를 태워준다. 그네를 태어주는 장면이 참신하게 다가온다. 

글은 그야말로 두 문장의 반복이다. 그림도 차례로 동물들이 나와서 어렵지가 않다. 돌이 지난 아이부터 4세 아이들에게까지 권해주고 싶은 책이다. 그야말로 웃음을 짓게 만들어 읽어주는 엄마 역시도 즐거울 수 밖에 없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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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 속의 숨바꼭질 내 친구는 그림책
하야시 아키코 그림, 수에요시 아키코 글, 고광미 옮김 / 한림출판사 / 2000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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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이 너무 환상적이다. 예전에 김재홍의 <숲속에서>란 책을 보았을 때 숲 속에서 여러 동물들이 숨은 그림찾기 처럼 있어서 놀란 적이 있었다. 그런데 이 책도 마찬가지다. 누가 누구의 영향을 받은 것인지 잘 모르겠지만 암튼 비슷한 느낌이다. 이 책은 특히 노랗게 물든 나뭇잎들이 풍기는 황금빛 가을 정취에 취하고, 이렇게 멋진 숲속에서 여러 동물들과 숨바꼭질을 할 수 있는 것에 부러움을 느끼게 된다.

표지의 그림을 보면 그림이 있고 그림의 테두리 부분도 소홀함이 없이 잎사귀들로 고풍스럽게 꾸민것을 볼 수 있다. 요즘들어 관심을 갖고 있는 하야시 아키코의 그림이다. 스토리는 정말 단순하다. 놀이터에서 오빠와 숨바꼭질을 하고 싶었던 민희는 오빠가 친구들과 공놀이만 한데 대해 불만이 있다. 이런 사정도 모르고 오빠는 집에까지 누가 먼저 가는지 내기를 하자면 먼저 달려간다. 막다른 골목에서 오빠가 작은 나무들이 있는 틈으로 기어들어가는 것을 본 민희는 따라 들어간다. 그런데 전혀 본 적이 없는 멋진 숲이 민희 앞에 펼쳐진다. 민희는 너무 놀라 노래를 부르는데 누군가 따라 부른다. 그 누군가는 나무의 모습을 닮은 숨바꼭질 요정이었다. 요정은 숨바꼭질 하자며 다른 동물들을 부르고 모두 즐거운 숨바꼭질을 한다. 그러다가 오빠의 소리에 현실로 돌아온 민희의 손에는 작은 나뭇가지만이 들려 있을 뿐이다. 그토록 멋진 나무 숲은 사라지고 콘크리트 덩어리인 아파트 숲만이 펼쳐져 있는 것을 볼 수 있다. 판타지 동화이면서도 한편의 짧은 그림책에 담기엔 전혀 무리가 없다. 이렇게 멋진 숲 속에서 나도 여러 동물들과 나무들과 숨바꼭질 놀이를 해봤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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