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 좀 도와줘, 무지개 물고기! 무지개 물고기
마르쿠스 피스터 지음, 우미경 옮김 / 시공주니어 / 1996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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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지개 물고기 시리즈 중 하나다. 세 살 배기 내 아이는 내용보다도 반짝반짝 거리는 은빛 홀로그램을 가르키며 좋아라 한다. 요즘 들어 다양한 질감을 주는 인쇄기법을 이용한 책들이 많이 나오고 있다. 구슬이 서말이라도 꿰어야 보배라는 속담처럼 이것과 저것을 연결해서 좋은 결과물을 나올때가 있는데 무지개 물고기도 아이디어가 반짝이는 경우에 속한다. 

우리 아이는 무지개 물고기를 알고 있던 터라 이 책을 보며 반가워하면서 바로 책장을 넘기며 읽는 척을 한다. '파안(파란) 무우고이(물고기) 바닥 반딱(반짝)......나름 소리를 내며 읽는 척을 하는 아이를 보다가 아이가 이 그림들이 어떻게 읽혀질까 싶어 글은 빼고 그림만 보아 봤다. 음~ 역시 글을 빼고도 어른인 내 눈에는 이야기의 전개가 눈에 들어온다. 그럼 내용은 어떤지 살펴볼까. 

과거에 무지개 물고기는 반짝이는 비늘이 많다고 뽐내기만 하고 친구들에게 나누어 주려고 하지 않아서 따돌림을 받은 적이 있었다. 하지만 반짝이 비늘을 나눠 준 다음부터 모두들 친구가 되었다. 그때부터 반짝이 비늘이 있는 물고기들은 뭐든지 같이 했다. 헤엄칠 때도 다같이, 놀 때도 다같이, 밥 먹을 때도 다 같이. 심지어는 쉴 때도 산호초 그늘을 떠다니면서 다같이 쉬었다. 그러던 어느날 반짝이 비늘 잡기 놀이를 하고 있을 때 조그마한 줄무늬 물고기 한 마리가 다가와 자기도 끼워 달라고 한다. 그러자 친구 중 하나가 줄무늬 물고기는 반짝이 비늘이 없으니 반짝이 비늘 잡기 놀이를 할 수 없다며 신경쓰지 말라고 하면서 홱 돌아선다. 그리곤 자기들끼리만 논다. 무지개 물고기의 마음은 불편하다. 예전에 친구들에게서 따돌림을 당한 적이 있기에 줄무늬 물고기의 심정을 헤아릴 수가 있는 것이다. 하지만 새로 사귄 친구들을 잃을까봐 아무 말도 못한다. 그러다 상어가 나타나고 모두들 산호초에 난 좁다란 틈새로 몸을 숨긴다. 하지만 줄무늬 물고기는 상어의 무시무시한 이빨을 피하느라고 이리저리 갈팡질팡 도망다니고 있다. 이 때 무지개 물고기는 용기를 낸다.친구들에게 "자, 가자!"라고 말하며 상어를 향해 돌진 한다. 여러 물고기들이 달려들자 상어는 당황하게 되고 그 틈을 타 줄무늬 물고기를 안전한 곳으로 데리고 간다. 상어가 떠나고 나자 무지개 물고기는 줄무늬 물고기에게 같이 놀자고 말한다.

동병상련이라고 했던가. 무지개 물고기는 줄무늬 물고기를 보면서 과거의 자신의 모습을 떠올렸고, 위기가 닥치자 용기를 내었다. 이 책은 물고기들의 이야기로 꾸며져 있지만 사실 어린 친구들이 보면 충분히 공감할 수 있는 이야기이다. 요즘은 유치원에서도 왕따가 있다고 한다. 이 책을 볼 5~7세 가량의 아이들이 누군가를 따돌리기 보다는 모두 함께 어울릴수록 더 즐겁다는 것을 알았으면 좋겠다. 그런데 어린이들보다도 부모들이 우리 아이가 친구들과 잘 어울리고 누군가를 배척하지 않도록 도움을 주어야 할 것 같다. 사실 어른들의 세계에서도 왕따는 존재하며, 어른들의 사고가 그대로 아이에게 이어져서 내 아이에게 은근히 '누구하고는 놀지 마라'하고 배척하는 법을 교육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돌아볼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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