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느 그림책과는 달리 이 책은 표지가 참 간단하다. 빨간 제목 글씨에 중간은 텅 비어있고, 아래 쪽 중간에 작은 생쥐가 한 마리 있다. 그런데 이 생쥐 낯설지가 않다. 어디서 봤더라? 페이지를 넘기면서 그림만 보노라니 아하~ 도서관에서 꿈소담이 책 전집에서 본 그림이다. 이제 막 책을 볼 아이들을 위한 책인 꿈소담이 책은 우리 아이가 책을 쌓아도 놓고 넣었다 빼기도 하고, 그 중에서 ’누구세요’라는 책을 항상 읽곤 했었다. 그 책의 구성도 이와 비슷하다. 그런데 이 책이 조금 더 재미있다. 이 책은 그림만큼이나 내용도 간단하다. 표지에서 나왔던 생쥐를 보면 빨간 조끼를 입은 것을 볼 수 있다. 이 조끼는 엄마가 짜주신 거다. 생쥐는 정말 멋지지! 하면서 자랑을 한다. 그러자 오리가 나타나 ’정말 멋진 조끼다! 나도 한 번 입어 보자’ 그런다. 그런데 생쥐에 비해 몸집이 큰 오리에겐 조금 작다. 오리의 말 ’조금 끼나?’ 표정이 힘들어 보인다. 이번엔 원숭이가 나타나 ’정말 멋진 조끼다! 나도 한 번 입어 보자’ 그런다. 오리에게도 낀 조끼가 원숭이에게 맞을 리 없다. 하지만 원숭이는 작다라고 말하지 않고 ’조금 끼나?’하고 만다. 그런데 이번엔 더 큰 물개다, 다음엔 사자, 말이 나오고 몸집으로 말하면 누구에게도 지지 않을 코끼리까지 나온다. 코끼리가 입은 조끼는 늘어나서 끈 나시처럼 보인다. 이 대목에서 우린 절로 웃음이 나오고 만다. 얼마나 예쁘길래 그렇게 입어보고 싶었을까 싶기도 하고, 동물들이 하나같이 조금밖에 안 낀다라고 말하는 대목에서 조끼에 대한 미련을 읽을 수 있다. 그때 나타난 생쥐, 늘어난 조끼를 끌고 가는 모습이 생쥐에겐 미안하지만 어찌나 웃기던지 .... 하지만 코끼리는 생쥐에게 늘어난 조끼를 코에 걸고 그네를 태워준다. 그네를 태어주는 장면이 참신하게 다가온다. 글은 그야말로 두 문장의 반복이다. 그림도 차례로 동물들이 나와서 어렵지가 않다. 돌이 지난 아이부터 4세 아이들에게까지 권해주고 싶은 책이다. 그야말로 웃음을 짓게 만들어 읽어주는 엄마 역시도 즐거울 수 밖에 없는 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