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동생이 친구를 만나러 갔다가 밤늦도록 들어오지 않았다.
휴가를 맞아 오랜만에 고향에 온 친구들과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며 술을 마시다보니 시간 가는 줄 모르는 모양이다.
자정이 지나고 새벽 2시쯤, 나는 책을 보고 있었고, 어머니는 주무시고 계셨다.
그 때 대문 여는 소리가 들렸다. 동생이 이제 들어오는 모양이다.
대문이 닫히고 띄엄띄엄 2층으로 (우리 집은 2층으로 오르는 계단이 담 옆으로 나 있다)오르는 발소리가 들렸다.
그 소리를 들으며 불을 끄고 잠자리에 누웠다.
얼마 후, 어머니께서 일으나시더니 물었다.
“문(2층 현관문) 여는 소리 들리더나?”
“......아니, 못 들은 것 같은데...”
그러고 보니 2층 출입문 여는 소리는 안 난 것 같다.
어머니는 급히 옷을 걸치시더니 현관문을 열고 나가셨다.
나도 그 뒤를 따라 2층을 오르는 계단을 따라 오르는데
세상에~아찔한 순간이었다. 하마터면 큰일 날뻔 했다.
날씨가 더운 데다 술까지 먹었으니 갑갑했던 모양이다 .
집 안으로 들어가지 않고 2층 계단 난관에 다리를 척 걸치고....
동생이 들어올 때 어머니는 주무시고 계셨는데
계단을 오르다가 현관 문에 이르지 않고 중간에서 발소리가 끊긴 것을 어떻게 아셨을까?
선잠을 자고 계셨던 것이다.
‘집 밖을 나간 자식이 늦게까지 들어오지 않으면 부모는 깊은 잠을 못 자고 선잠을 잔다’
타인의 안위를 더 많이 생각하며 살아야 하는 ‘부모가 되는 일’
이런저런 생각으로 쉬이 잠이 올 것 같지 않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