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영 박물관 부산 전시회를 다녀와서(3)

                                   -그리스  문화와 로마제국 -


  그리스 로마의 문화는 기하학 양식, 아르카익 양식을 거쳐 고전주의 양식으로 발전했단다.

  아르카익 양식의 유물들로 쿠로스의 토르소, 쿠로스 상, 소녀상이 전시되어 있다. 이 유물들을 공통적인 특징을 가지고 있다. 왼쪽 발을 앞으로 오른쪽 발은 뒤로 해서 마치 걸어가고 있는 듯한 움직임을 표현하고 있다는 것, 얼굴이 없는 ‘쿠로스의 토르소’ 상 빼고 얼굴에 알듯모를 듯한 미소를 띄고 있는다는 것, 입술이 약간 투툼하게 표현되고 있다는 것, 망토를 두르고 있다는 것이다.아르카익의 미소’라고 불리는 소녀상은 약간 떨어져서 바라보니 웃는 모습이 모자리자의 미소보다 더 아름답다. 소녀상을 만든 조각가가 영혼이 참 맑은 사람이었던 모양이다. 소녀의 은은한 미소가 자꾸 내 눈길을 붙든다. 그런데 이 시기의 조각품들은 얼굴에 온화한 미소를 띄고 있지만 어딘가 모르게 경직되어 있다.


 헬레니즘 시대( 기원전 323년 알렉산더 대왕의 사망 이후부터 30년 클레오파트라 7세가 사망할 때까지)에 만들어진 유물들은 좀 다르다. 근육이 강조되어 있어 입체감이 훨씬 뛰어나다. 특히 헤르메스 상은 헬레니즘 시대에 만들어진 조각의 특징을 잘 담고 있다.헤르메스는 여행, 도둑, 전령의 신이란다. 그래서 외부 위험으로부터 인간을 보호해 역할을 했단다. 여행자가 햇빛 차단용으로 쓰는 페타소스 모자를 쓴 헤르메스는 근육이 아주 발달되어 있고 건장해 보인다. 아르카익 양식의 조각상들보다 훨씬 입체적으로 보인다.


  기원전 2세기에 만들어 졌다는 디오니소스 상도 볼만하다, 디오니소스는 주신이다. 머리에 포도 넝쿨을 두르고 손에도 커다란 포동송이를 들고 서 있다. 대리석으로 조각한 이 조각상은 망토의 주름이 아주 정교하게 조각되어 있다. 돌에 새긴 것인데도 방토 속에 갇힌 오른쪽 다리가 천 밖으로 밀려나올 것 같은 느낌을 준다. 조금 떨어진 곳에서 이 조각을 봤을 때는 실제 천을 두르고 있는 줄 알았을 정도로 부드러운 질감이 느껴졌다. 나는 그리이스 로마관 중앙에 서 있는 이 조각을 먼저 보고 다른 조각 작품들을 둘러 보았는데 이 조각을 먼저 봤던 탓인지  다른 유물들은 감동이 훨씬 덜했다.


  그리고 대리석으로 조각한 두상과 반신상들, 그 중에 하드리안 황제와 반신상과 안티노스 반신상은 가이드의 설명을 들었다. 안티노스는 하드리안 황제의 친구(?)였단다.  아드리안 황제는 5,60대로 보이는 당당한 체구의 남자이고 안티노스는 이제 겨우 20대전후의 꽃미남, 고대 그리이스 황제들은 동성애자들도 많았단다.하드리안 황제는 우아하고 아름다운 이 꽃미남을 데리고 다니며 총애를 했다는데, 일설에 의하면 어린 안티노스가 황제보다 먼저 죽었는데 자살을 했다는 설이 있단다. 안토니오가 자살한 이유는 자신의 신체가 아름다울 때 죽어 그 아름다움을 황제의 기억 속에 영원히 남기고 싶어서였단다. 생긴건 멀쩡한데 ..... 황제는 너무 슬픈 나머지 안티노스를 신격화 시켜 신전을 짓게 하고 안토니오의 머리에 담쟁이 덩굴을 두른 반신상을 제작해서 가는 곳곳에 배치해 놓았다고 한다. 그런데 이 조각은 보는 방향에 따라 표정이 다르다. 오른쪽, 왼쪽, 정면에서, 밑에서, 보는 방향에 따라 어딘지 모르게 쓸쓸해 보이는 표정, 수줍어하는 듯한 표정등 다양한 표정을 읽을 수 있다. 나는 이 조각상에서 황제에게 총애를 받는 행복한 사람의 표정이 아니라 우수에 가득찬 표정이 더 많이 느껴졌다. 조각가는 황제의 사랑을 받고 있지만 또래들과는 다른 삶을 살고 있는 안토니오는 비애를 표정 속에 담고 싶었던 것 같다.


  그리스 로마관은 서양 미술의 원류가 집약된 유물이 전시되고 있는 만큼 조각들이 볼만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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