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향가는 길(3)-
친구를 태워주고 언니네로 간다. 내 차 타고 시골 들어가자고 했더니 그럼 저녁에 어떻게 나오느냐고 걱정을 한다. 나는 밤에 시골길 운전은 못한다. 서툴러서. 일단 시골 들어가서 해결 하기로 하고 내 차를 타고 들어갔다.
공룡 박물관은 시간이 늦어 못 들어가고 산소에만 갔다. 할머니 산소와 할아버지를 산소에 들러 절을 하고, 아버지 산소에 들렀다. 공동묘지라 그런가 아버지 산소는 잔디가 거의 없다. 잔디가 없으니 흙이 씻겨 내려가 산소가 점점 밋밋해 지고 있다. 날을 잡아 손을 봐야 할 것 같다. 내가 절을 하는 동안 큰 언니가 주변에 있는 잔디 씨를 받아 무덤 위에 뿌렸다. 무덤 위에 술을 뿌리며 보니 작은 소나무들이 무덤 위 여기저기에 올라오고 있다. 소나무들을 빼서 버리고 밑에 있는 이모부 산소에도 절을 했다. 이모부 산소는 잔디가 제법 잘 입었다. 아버지의 흐물어진 산소를 뒤로 하고 오려니 마음이 영 안됐다.

산소를 나와 우리 고향 앞 마을, 선바위 옆길로 해서 고향 바닷가로 통하는 해안도로로 내려왔다. 오는 길에 보니 물이 들고 있다. 차를 세워두고 비닐 봉지 하나를 들고 고둥을 잡으러 내려 갔다. 물이 오랫동안 빠져 있던 동산 쪽이라 큰 고둥은 없고 자잘한 고둥들은 제법 보인다. 물이 들고 있는 곳에서 먼저 고둥을 잡고 드는 물 따라 동산으로 올라오며 잡았다. 잠깐 사이에 고둥이 제법 잡혔다. 고둥 잡느랴 정신을 놓고 있는데 언니가 늦었다고 집에 가잖다. 시계를 보니 7시다. 참 해가 길다. 7시인데도 아직 노을도 지지 않고 햇살이 가셨다는 느낌만 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