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시작하는 연애의 목적은?-
『 연애의 목적』(홍상수 감독)을 보고
두 인공의 연애 목적이 뭐였지? 유림(박해일)은 ...오랫동안 사귄 애인이 이젠 자식 같고 부모 같아서 신선미가 떨어지니 짜릿한 섹스를 하기 위해 연애를 한 건가? 홍(강혜정)은 ....유부남 선배를 좋아했다가 자기 밥그릇 챙기느라 자신을 스토커로 몰아 다니던 학교까지 못다니게 했던 아픈 상처를 치료하기 위해서? 각각 다른 목적을 가진 사람들이 연애를 하면 그 끝은?
유림은 교생으로 온 홍을 보자 마자 수작을 건다. 뻔뻔스럽게도 6년동안 사귄 결혼을 약속한 애인도 있으면서 말이다. 능글맞게 생긴 배우가 홍을 보자 마자 찝쩍 대며 수작을 걸었으면 ‘생긴대로 놀고 있네 미친...’ 소리 절로 나왔겠는데 순진하고 담백해 뵈는 박해일(유림)이 느물거리는데 역겨워해야함에도 불구하고 그렇지가 않네. 교생 실습을 나온 지 얼마 되지 않은 홍에게 ‘자자’는 말은 아무 거리낌없이 해 대는 뻔뻔스러운 인물임에도 불구하고.
홍은 글쎄 뭐라고 해야 하나? 내숭을 떤다고 하기엔 뭔가 다른 모습이고, 사랑에 대한 기대감이 없어서 그런가 몸을 사리면서도 성적으로는 쿨한 모습을 보인다. 모를 여자다. 홍도 사랑 하지는 않지만 안정된 직업을 가진 남자와 결혼을 앞두고 있다. 처음에는 치근덕거리는 유림의 행동에 기막혀 하더니 가랑비에 옷 젖는 줄 모른다더니 조금씩 유림에게 빠져든다. 결국 전에 있었던 학교에서 빗나간 듯한 연애질을 하다가 섹시하게 생긴 ‘여자’였던 죄로 혹독한 시련을 겪었듯 똑같은 일이 벌어질 위기에 처한다. 그런데 이번에는 ‘여자’가 아닌 ‘남자’가 뒤통수를 맞는다. 그로 인해 홍은 밤마다 시달리던 불면증에서 벗어나고.
그런데 이건 또 뭔가? 유림이 학교에서 짤리고 갈 곳 없어 선배 학원에서 소일을 하고 있을 때 홍이 찾아 온다. 다시 연애를 시작할 모양이다. 그럼 이번에는 연애의 목적이 뭔가? 같은 목적을 가지고 제대로 된 연애를 시작할 참인가?
박해일이라는 배우 참 매력적인 인물이다. 야한 말을 해도 야해 보이지 않고 찝적대도 전혀 밉게 느껴지지 않으니. 영화 내용으로 보아 만약 유림 역을 박해일이 하지 않고 다른 배우가 했다면 아마 여성계에서 몰매를 맞지 않았을까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