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민이- 


  조카 수민이가 집에 왔다. 돌 지난뒤 4개월 정도 된 아인데 이 아이는 개만 보면 달려간다. 우리 집 이층에 새들어 사는 집에는 개를 2마리나 키운다. 조카를 데리고 이층으로 올라가는 계단에서 보니 우리 집 담 너머로 앞 집 개가 마당에 멀뚱거리며 쳐다보고 있다. 내가 “멍멍아, 안녕?” 했더니 이 아이는 두 손을 흔들며 멍멍이에게 인사를 한다.

 

  이층 마당에 아이를 내려 놓았더니 개들이 아이를 덮칠 듯 짓는다. 내가 놀라서 아이를 잡는데 처음에는 움찔 하더니 그것도 잠시 뿐 개를 보고 좋다고 달려든다. 그러자 희얀한 일이 벌어졌다, 개가 놀라서 죽을 듯이 짖으며 뒤로 슬금슬금 물러나더니 오줌을 잘금잘금 지린다. 개가 놀란 것이다. 속으로 그랬겠지? “ 참 별일도 다 있네.이제까지 내가 짖으면 다들 도망갔는데 뭐 이런 겁 대가리(?) 없는 꼬마가 다 있노?”. 그것을 보고 있던 개 주인 아주머니도 놀라서 입을 쩍 벌린다.

  그 모습을 보고 있으려니 ‘일곱번째 새끼 고양이’ 동화가 생각난다. 집을 잃고 이리저리 떠돌던 새끼 고양이가 커다란 개를 만났을 때 겁도 없이 좋아라 다가서자 오히려 슬금슬금 큰 개가 뒤로 내뺏던 장면.

 

  공포감이나 두려움은 후천적인 경험에 의해 형성되는 거라는 말이 딱 맞다. 개로 인한 공포를 경험하지 못했기 때문에 개가 아무리 무섭게 짖어대도 겁 없이 다가가는 것이다. 이러다간 일곱번째 새끼고양이는 명함도 못내미는 여전사가 되는 거 아닌가 몰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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