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빠가 돌아왔다’만 읽고 -


‘오빠가 돌아왔다’에 총 8편의 단편이 실려있다. 그런데 ‘오빠가 돌아왔다’만 복사를 해서 읽었다. 되바라진 중학교 1학년 여학생 입을 빌려 표현된 김영하씨의 유쾌한 상상력과 유머감각, 허를 찌르는 아이러니와 날렵한 글솜씨가 아주 재미있다.


  중학교 1학년인 영악하고 되바라진 여학생(관찰자 입장에서 서술해 나가는 주인공), 전문 고발꾼에 술만 먹으면 가족 패는 것이 취미인 아버지, 그 아버지의 폭력을 견디지 못해 집을 나가 함바집을 하는 엄마, 맞고 자라다가 복수할 힘이 생기자 아빠를 작신작신 패고 가출했다가 4년만에 돌아온 오빠, 그 오빠가 데리고 온 열예닐곱살 된 동거녀가 이 소설에 등장하는 주인공들이다. 등장인물들만 보면 완전 삼류소설감이다. 그런데 작가의 재치있는 글솜씨가 이 소설을 문제작으로 끌어올렸다.

  그런데 가출했던 오빠가 ‘돌아오면서’ 흩어졌던 가족들이 한 집안에 모여살게 된다. 집 나갔던 엄마가 오빠가 돌아왔다는 소식을 듣고 집으로 들어왔기 때문이다. 성욕을 참지 못해 딸의 교복을 훔쳐다가 밤새 성욕을 해결하던 아빠는 엄마가 돌아오자 뒤로 나자빠지는 척 하다가 밤이 이슥해 지자 방에서 쿵덕거리고 집을 나가기 전 여동생의 팬티를 훔쳐다가 성욕을 해결하던 오빠도 동거녀와 쿵덕 거리는 소리가 들린다. 오랜만에 사람 사는 집 같다. 다음 날, 엄마에 의해 야유회가 강행되고 가족들은 처음으로 강가로 야유회도 간다. 그리고 돌아오는 길에 길가에 있는 스티커 사진기 앞에서 티격태격하며 가족 사진을 찍는다.

  강가로 놀러갔을 때 경선(중 1여학생 주인공)이 엄마께 이렇게 묻는 장면이 나온다

  “엄마, 그럼 아빠랑 재결합하는 거야?”

  “너희들이 불쌍해서 함께 살지만 재결합은 안한다.....”


  작가가 비뚤어진 가족상을 통해 독자들에게 전하려고 한 것은 무엇일까?

  ‘진정한 의미의 가족은 없다?’ 

  5월 가정의 달을 맞아 어느 분이 썼던 칼럼 내용 중에 ‘가족이 해체되고 있다’고 걱정하는 글을 읽은 적이 있다. 이 소설을 읽으면서 진정한 가족의 의미가 뭔지 새삼스런 의문이 든다. 이 책에서 어떤 의미를 찾는 다면 그것은 독자들의 몫이다. 어떤 목적에 의해 결합된 가족일지라도 제각각 흩어져 등돌리고 사는 가족보다 어슬프게나마 이렇게 함께 사는 것이 그래도 낫지 않느냐고 반문하는 사람들도 있을테니. 

 

이 소설을 각색 해 보니 A430매 정도의 분량이 나온다. 주제를 약간 비틀어 각색을 했다. 진정한 의미의 가족은 아닐지라도 가족은 가족이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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