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빠가 돌아왔다’(김영하 단펴소설)를 읽게 되기까지

                                  -시나리오 각색할 작품을 고르다가-


   영상 문학 과제 중에 소설 한 편을 읽고 단편 시나리오 한 편을 완성해 오는 과제가 있었다. 처음에는 각 개인에게 한 편씩 할당된 과제였는데 학생들 불만이 많자 교수님이 몇 명의 아이들을 묶어서 한편을 완성을 해 오라고 했다

  처음 이 과제가 나왔을 때 나는 시나리오를 써 오라는 말을 못들었다. 그냥 소설 한편을 읽고 그 소설을 영화로 만든다면 장면 분할을 어떻게 할 것인지, 왜 그 소설을 영화로 만들것인지, 주제는 ... 뭐 그런 것만 하라는 이야기로 들었다.

  교수님이 시나리오 써 오라고 할 때 뭔 생각을 하고 있었는지


  그날 도서관에 책을 빌리려 갔다가 같은 과목을 듣고 있던 과 아이 둘을 만났는데 그 아이들이 이러는 것이다

  “언니, 시나리오 어떻게 하실 건데요. 분량이 장난 아닌데.”

  “시나리오? 뭔 시나리오?”

  “영상 문학론 교수님 시나리오 한편 써 오라고 하셨잖아요. 그것도 1시간 30분짜리로. 그러 면 아마  A4 90매 정도 될건데. 그걸 한사람이 어떻게 하라는 건지......”

  “뭐?.... 세상에”

  그 말을 듣는 순간 앞 날이 아득해 졌다. 안 그래도 초보 교수 티를 낸다 했더만 수업도 제대로 하지도 않고 배우지도 않은 시나리오를 써 오라고 하다니. 이렇게 궁시렁거리다가 ‘그렇지만 하라면 해야지 뭐’ 했는데  다음 주 수업을 하러 갔더니 한 애가 이런다

  “언니, 시나리오 공부한 사람들도 네댓명에 30분짜리 단편 영화 정도의 시나리오 1편 제출한대요.그런데 시나리오 공부도 안한 우리한테 장편에 그것도 한 사람당 한 편을 각색하라는 게 말이돼요? 그 교수... 아니예요? 과제 조정해 달라고 얘기할 건데 언니 좀 거들어 주세요.”

  ‘당근이지.’

  “어~그래 잘됐다. 안 그래도 걱정이었는데.”


  강의 시간, 교수님이 어쩌구저쩌구 하고 대충 강의가 끝나가고 있는데 부탁했던 그 아이가 아무 말이 없다. 그래서 슬쩍 쳐다봤더니 과제물에 대한 이야기를 꺼낸다.그런데 교수님도 자기가 너무 심했다는 생각이 들었는지(이번 학기부터 교수가 바뀌었다는데 아무래도 강의는 이번이 처음인듯 학생들과 상호작용이 안된다. 그래서 불만이 이만저만 아니다. 나도 아이들을 가르치는 입장에서 좀 안됐다 싶어 나름대로 맞춰보려 애쓰지만 나도 이건 아니다 싶은 생각이 자꾸 들고 있다. 도무지 학생들 입장을 고려를 할 줄 모른다. )조정을 한단다. 그래서 4명이 30분짜리 단편 시나리오를 완성해서 내기로 했다. A4 22매에서 30매 정도. 그 대신 각자 자신이 각색하고 싶은 소설 한편씩을 선정해 오기로 했다.


나는 ‘우상의 눈물’ 한 명은 ‘오빠가 돌아왔다’ 한명은 ‘친구’ 한명은... 그런데 ‘오빠가 돌아왔다’를 하고 싶다는 아이가 책을 가지고 왔다. 내용이 참 재미있겠다. 그래서 각색하기로 한 작품은 ‘오빠가 돌아왔다.’ 각자 읽고 시나리오 쓸 부분을 나누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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