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어릴적엔 논밭에 허수아비가 많았다.

옷이 귀하던 시절이라

식구들이 입다가입다가

 더 이상 너덜너덜해져서 못 입는 옷을

허수아비에게 입혀주고

그 위에 여기저기 찢어져 더 이상 쓸 수 없을 만큼 낡은

보릿대 모자를 씌워 주었다

그러면

 한 여름 땡볕을 그 모자 그늘 하나로 견디며

 논 가운데 혹은 밭 가운데 서서 논밭을 지켰냈다


그러다가 차츰아츰 허수아비가 사라지더니

요 몇해 전부터 다시 허수아비들이 등장하기 시작했다.

개성있는 옷차림에 제법 멋을 부린 허수아비도 있고,

 여러 가지 주제를 붙여 농악놀이하는 헛수아비니

소풍가는 허수아비니 해서

그 모습이 만으로도 허수아비 전시회를 보는 듯 재미있다


이 사진 속 허수아비 가족은 나들이 가는 모양이다

즐거워 보인다.

그럼 참새는 누가 쫓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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