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닥터 푸르니에 그리고 나의 아버지


  -장 푸르니에의' 나의 아빠 닥터 프르니에'를 읽고 -


이 책은 장 푸르니에가 극단적인 양면성을 지니고 살았던 아버지를 회상하며 쓴 글이다. 짧은 에피소드들로 구성이 되어 있어 연작동화를 읽는 듯한 느낌이 든다.


  닥터 푸르니에는  가정에서는 한낱 알코올 중독자로서 끊임없이 사고를 쳐 대고, 어린 자식들이 앞에서 자해를 할 만큼 극단적인 행동으로 늘 가족들을 불안하게 만들었다. 그렇지만   그가 세상을 떠났을 때 가난한 마을 사람들이 호주머니를 털어 대리석 비석을 세워 줄 정도로 가족 이외의 사람들에게는 자선가이자 훌륭한 의사선생님으로 이라고 칭송받았다.


  이런 모순투성이의 삶을 살다가신 아버지를 담담하게 떠올리기란 쉽지 않았을 텐데 작가가 산다는 것이 그리 녹녹하지 않다는 것을 알만한 나이가 되어서 이 글을 써서 그런가 문장 속에 유머가 녹아있다.


  나는 이 책을 읽으며 25년 전에 돌아가신후 거의 떠올려 본 적이 없는 나의 아버지가 떠올랐다.  나의 아버지도 닥터 푸르니에 만큼은 아니어도 극단적인 양면성을 지닌 분이셨다. 가족들에게는 매섭고 무정한 분이셨지만 거지(6, 70년대 내가 자랐던 고향 시골마을에도 거지들이 참 많았다), 행인, 마을 사람들에게 그럴 수 없는 호인이셨다. 아버지께서 세상을 뜨셨을 때 마을 분들이 보름 넘게 일손을 놓고 계셨을 정도로.


   어린시절을 결코 행복하게 보내지 못한 장 푸르니에가 내린 행복에 대한 정의가 단순 명쾌하다

'행복은 아주 단순한 것이다. 아빠가 친절하고, 그래서 엄마가 행복하고. 우리 아이들이 그런 엄마 아빠와 함께 있기만 하면 되는 일'이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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