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일기를 쓰야 되느냐고 묻는 아이들에게
-‘안네의 일기’를 읽고-
가끔 아이들이 묻는다
"왜 일기를 써야 되는데요?
글쎄 왜 일기를 써야 될까?
이순신 장군의 ‘난중일기’나 파브르의 ‘곤충일기’를 보면 하루하루 자신의 생활을 진지하게 들여다보고 정성껏 기록하거나, 세상에 일어나는 일, 또는 자신이 관심을 가진 분야를 꾸준하게 관찰해서 기록을 한다면, 일기는 그 개인의 하루하루의 기록이라는 의미를 넘어 세상 사람들의 지적 호기심을 충족시켜 주는 더없는 교과서가 되기도 한다.그런데 아이들에게 이런 이야기를 하면 시큰둥하다
그래서 권해 준 책이 '안네의 일기'다.
이 책의 주인공 안네의 아버지는 유태인이다. 독일에서 태어났지만 나치의 유대인 학살을 피해 네덜란드로 이주를 한다. 그런데 제2차 세계 대전 중에 독일이 네널란드까지 점령을 한다. 시시각각으로 연합군이 네덜란드로 들어온다는 보도도 있지만 언제 연합군이 들어올지 모르는 아슬아슬한 상황, 네덜란드로 들어온 독일군은 네덜란드에 살고 있는 유대인들도 보는 대로 잡아 수용소로 보낸다. 안네 가족은 다행히 아무도 눈치채지 못하게 한 건물에 숨어들어 2년 가가까운 은둔 생활을 하지만 연합군이 네덜란드에 들어오기 직전 체포가 된다. 안네의 일기는 여기서 끝이 난다.
은둔 생활을 하기 전 안네는 친구들과 수다떨기를 좋아하고 호기심이 많아서 친구들과 선생님들로부터 인기가 많은 아이였다. 그런데 은둔 생활을 시작하면서 낙천적이고 똑똑한 이 아이는 어른들에게 늘 말썽이나 부리고 남의 생각은 조금도 하지 않는 제멋대로 하는 아이라고 쉬지 않고 잔소리를 듣는 아이가 되어버린다. 자유분방한 아이가 좁은 공간에 갇혀 산다는 것이 얼마나 힘든일인지 어른들은 이해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그래서 생각해 낸 것이 키티(일기장)와 이야기 나누기이다. 자신의 마음 속에 일어나는 수많은 생각들을 키티와 이야기를 나누며 힘든 은둔생활을 견뎌나간다. 일기는 힘든 하루하루를 살아가던 안네에게 세상에 둘도 없는 소중한 친구였다
고학년이 되면 비밀도 많아지고 부모에게 말 못할 고민도 많아진다. 그리고 사춘기에 접어들면서 마음 속 풍랑도 거세진다. 이때야말로 진짜 일기쓰기가 필요한 시기다.안네처럼.
일기장을 친구삼아 자기의 마음 속에 이는 풍랑도 다독이고 ,자라고 있는 생각들을 들여다보다보다 보면 몸과 마음이 모두 건강한 아이로 커 나갈 수 있을 테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