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왕산 정상의 억새밭 풍경)

-화왕산 억새-그 빛바랜 물결 속으로 -


  

화왕산 억새- 그 빛바랜 물결 속으로


아주 오랜만에 산행을 했다. 가까운 금정산을 가려다가 화왕산 억새를 보러 가기로 했다. 옥천 관룡사에서 722능선을 타고 화왕산 정상까지 가는 길은 2시간 30분이 걸리고 창녕여중고 쪽으로 올라가면 1시간 30분 정도가 걸린다고 해서 점심 무렵 출발한 우리는 창녕여중고 쪽으로 올라가기로 했다.


  가는 날이 장날이라고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나와 같은 생각을 했는지 창녕 진입로 입구는 차들이 움직일 줄 모르고 늘어서 있었다.

  고속도로를 한 구간 더 올라가 현풍으로 들어간 다음 거슬러 다시 내려 와 창녕 시내로 들어서니 입구에서 차들이 오도가도 못하고 늘어서 있다


  주차할 곳을 찾아 한참을 헤매다가 창녕 박물관 아래에 있는 동네 입구에 차를 세우고 창녕 박물관을 들렀다. 창녕은 철기시대, 비화 가야 땅이었단다. 그래서 박물관에는 대부분 그 때 유물들이 전시되어 있다. 박물관 옆과 건너편은 교동 고분군이 흩어져 있다. 새파란 하늘과 잔디옷을 잘 차려입은 부드러운 능 선이 참 잘 어울린다. 쉬어 가고 싶지만 화왕산을 먼저 오르기로 했다


  입구부터 북적인다.  가파른 길을 올라가는 데 내려 오는 사람과 올라가는 사람이 함께 뒤엉겨 예상 시간보다 시간이 더 걸릴 것 같다. 사람들이 움직일 때마다 풀석풀석 먼지가 일어 입을 가리고 올라가야 할 정도다.


  정상에 올라서니 사람반 억새 반이었다. 제법 늦은 시간이라 오전에 올라온 사람들은 거의 내려갔는데도 빛바랜 억새 물결 사이로 사람들이 파도처럼 밀려 다니고 있었다.

  영남의 알프스라고 알려진 신불산, 취서산 억새는 키가 커서 그 속에 묻히면 거의 사람이 잘 보이지 않을 지경이었다. 끝도 없이 늘어선 억새밭 사이에 서서 하늘을 올려다 보면 무아지경에 이를 만큼 아름다웠던 기억이 난다. 그런데 화왕산 억새는 키가 좀 작다. 양지 쪽은 큰데 음지 쪽 능선에 있는 억새는 자그마하다. 그렇지만 화왕산 억새도 나름대로 멋있다


  늦은 점심을 먹고 억새 물결 사이로 난 길을 따라 정상 맞은 편 능선을 올랐다. 한가롭게 억새풀 사이로 난 길을 따라 올라가는 길, 맞은 편 정상을 보니 정현종 시인이 말처럼 사람이 풍경으로 피어난다. 나도 정상에서 보면 억새 물결 속에 아름다운 풍경으로 피어나고 있으리라 

  능선에 올라 사방을 둘러 보고 내려와 올라왔던 길이 아닌 자하곡 산림욕장이 있는 길로 내려왔다. 이 길은 올랐던 길 보다 덜 힘들고 길도 넓다. 그런데도 한 걸음 옮기고 쉬고 한 걸음 옮기고 쉬어야 할 만큼 사람들로 북적거렸다.  “아이구 무시래이” 이 한마디로 상황이 설명될 만큼.

 

  화왕산장 앞에 오니 누군가가 미친 듯이 북을 치며 노래를 부르고 있다. 도인 같은 모습이 재미있다. 지나가던 사람들이 발걸음을 멈추고 쳐다보고 있다.

  돌아오는 길, 어둠이 내려 앉은 길을 따라 부산으로 돌아오는데 연신 하품이 나오긴 하지만 가뿐하다.

 

 올 가을 화왕산 억새 본 것만으로도 충분히 아름다운 가을 날을 보내고 있다


화왕산 찾아가는 길

창녕은 경부고속도로를 통해 대구-마산간 고속도로를 이용해 갈 수 있다. 자가용을 이용하여 구마고속도로로 찾아올 경우 창녕 I.C에서 빠져 나와 국도 20, 24호선을 따라 직진하여 5분 정도 오면 읍내를 통과하여 창녕여중교가 나오는데, 그 뒤편으로 산행 들머리인 자하곡 계곡과 만나게 된다. 목마산성쪽 진입로는 창녕여중교 옆에 있는 솔터마을 아파트 뒤편 도로가 꺾이는 지점에서 논두렁을 지나 능선을 올라타면 된다. 관룡사를 들머리로 잡을 경우 옥천계곡 쪽으로 가려면 창녕 I.C에서 빠져 나와 밀양방면 5번국도를 이용하여 15분가면 계성면이 나오고 군도를 이용하여 15분 정도 올라가면 옥천계곡에 다다른다

 

 

여행 팁 

창녕은 아이들을 데리고 1박 2일 정도의 일정을 잡아 견학을 가도 좋을 만한 곳이다. 가까운 우포늪에서 생태학습도 할 수 있고, 푸른 우포늪을 지키는 사람들이라는 단체에서 운영하는 환경 체험학습도 할 수 있다. 아이들 조상들의 숨결을 느낄 수 있는 국보, 지방 문화재로 지정된 유뮬들이 여기 저기 산재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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