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주 유등 축제를 다녀와서(2004년 10월 3일)

   올 봄까지 큰언니가 진주에 살고 있었다.그래서 제법 자주 진주에 내려가곤 했다. 작년에는 언니집을 갔다가 유등축제가 열리는 것을 보고 언니네 가족들과 함께 축제를 즐기고 올라왔었다.

  올해는 신문을 보고 유등 축제가 열린다는 소식을 들었지만 언니도 다른 지역으로 이사를 가고 해서 멀뚱거리고 있다가 친구와 일요일 오후에 잠시 내려가서 보고 왔다

  유등축제는 김시민 장군의 군사신호로,남강을 건너려는 왜군의 도하 작전 저지용으로, 가족들에게 안부를 전하는 통신수단으로 쓰이는 유등에서 그 유래를 찾을 수 있다고 한다. 나라를 위해 목숨을 바친 분들의 얼과 넋을 기리는 행사로 수백년 동안 이어져 오다가 오늘날의 유등축제로 자리를 잡았다고 한다.

   해저물녘에 도착하니 차를 주차할 곳이 없을 만큼 많은 사람들로 붐볐다. 촉석루 앞을 흐르는 남강에 아시아 여러 나라의 등을 띄어 놓은 것을 보고 예술회관 앞에서 언니를 만나 밥을 먹고 오니 강 위에 수많은 등불이 꽃처럼 피어있었다. 한켠에는 시민들이 띄워놓은 소망들도 떠 다니고, 촉석루 맞은편 고수부지엔  붉은 홍등에 저마다의 소망을 적어 걸어두었다. 사람들에 밀려 다니며 강 아래쪽으로 내려가니  학생과 시민들이 만든 아이디어 등을 전시한 두 동의 터널이 있었다. 이 곳에 전시된 등들은 진주시내 학생, 시민들이 전통 한지 뿐만 아니라 나무 저, 계란 판,플라스틱 바구니 같은 폐품을 이용해서 등을 만들어 걸어놓았는데  등에 달린 소망들이 참 재미있었다. 공부 잘하게 해 달라는 이야기에서 부터, 동방신기 엘범 잘 팔리게 해 달라는 이야기... 자기가 알고 있는 모든 사람들의 소망을 다 이루어지게 해 달라는 마음 씀씀이가 고운 아이의 소망까지.  유등축제도 나름대로 특색이 있고 재미있다.

  축제의 계절 가을이다. 어느 고장을 가든 그 고장의 특색을 살린 축제가 벌어지고 있다. 아름다운 가을날 부지런히 길을 떠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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