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양과 창원 주변의 볼거리를 찾아서)

  창원 사는 친구와 느지막히 만나 밀양 주변에 있는 볼거리를 찾아 나섰다.

  먼저 언젠가 신문에서 폐교에 민속 박물관을 차렸다는 기사를 본 적이 있는 미리벌 박물관에 들렀다. 아무도 없길래 그냥 보면 되나 보다 하고 전시물들을 둘러 보고 나오는데 퉁명스런 주인을 만나 2,500원을 줬다. 교실마다 우리가 어릴적 흔히 볼 수 있었지만 지금은 보기 힘든 농기구나 인두, 다리미, 등잔 ,가구와 같은 생활용품 같은 것을 테마별로 전시를 해 놓았는데 2,500원 주고 보기엔 ... 태극 문양이 새겨진 독특한 벼루외에 그다지 특별한 것도 없었다.


독특한 벼루

  친구가 무안사에 엄청난 길이의 와불을 설치한다고 가보자고 해서 물어물어 갔다. 가니 무안사 맞은 편 야산에 안치 작업을 하고 있었는데 아직 작업중이라 보진 못하고 본전 건물만 보고 왔다.   그런데 요즘 와불 안치하는게 유행인 모양이다.

  최근에 삼천포 백천사에도 와불을 안치해 놓고 그 안에 법당을 차려 놓았다고 불자들이 전국에서 모여든다는 이야기도 있고, 치앙마이에서 만났던 건축 설계한다는 여자애도 경기도 어디에 우리 나라에서 제일 큰 와불을 자기네 회사에서 설계했다는 이야기도 들었고.

  우리 나라에서 작고 아담한 부처님을 보다가 태국에서 수십미터의 거대한 와불들을 보고 놀랐던 때가 생각난다.

  태국의 왓 포에는 금을 입힌 거대한 와불이 사원 안에 안치되어 있다. 부처님의 머리에서부터 발끝에이르는 길이 장장 40미터였다. 와불의 세워진 발 밑에는 삼라만상이 그려져 있어 방문객들이 걸음을 멈추고 바라본다. 그리고 아유타야를 가도 와불이 있다. 폐허가 된 유적지 한 가운데 회백색 와불이 노란 사리를 걸치고 누워 있다.주변의 풍경과 어우러져 독특한 풍경을 연출하는 이 와불을 보고 처음에 감탄을 금치 못했는데 왓 포에 가서 더 거대한 와불을 보고는 아담한 우리 나라의 부처님이 오히려 단아하고 아름답다는 생각을 했었다.

  한 때는 새로 짓는 사찰마다 거대한 부처의 입상을 세우는 것이 유행이더니 이젠 와불을 안치하는 것이 유행인가 보다

  그런데 무안사 본전 건물이 우리나라 여늬 사찰과 많이 다르다. 입구에는 커다란 코끼리상도 있고. 동남아 계통의 불교와 연계된 사찰인가. 통도사나 범어사 같은 고풍스런 맛이 없고 어딘지 모르게 돈을.....느낌이다. 그래도 법당 안에 들어가 부처님께 문안인사를 드리고 와불 안치하는데 보태시라고 10,000원을 부처님 앞 복전함에 넣고 나왔다.

 

  나라에 위태로운 일이 생길려면 먼저 알고 땀을 뻘뻘 흘린다는 사명당비도 보러 갔다.내가 가기 며칠 전에도 이 비석이 땀을 흘렸다는데 참 불가사의한 일이다. 세상에는 과학적으로 해명할 수 없는 불가사의한 일들이 많이 벌어지긴 하지만. 친구는 법당에 가서 부처님께 절 하지말고 사명대사의 초상화를 안치해 놓은 곳에 절을 해야 되는 것 아니냐고 한다.

  그래도 부처님은 성인인데 문안 인사 정도는 드려야 예의 아닌가.

 

  밀양 시내를 들어갔다가 창원 쪽으로 돌아나오는 길에 주남 저수지에도 들렀다. 저물녁이라 산책을 나온 사람들이 많다. 수많은 철새들이 날아오르던 풍경을 떠올리며 왔더니 철새떼들이 거의 없다. 겨울철이 아니어서 그런 모양이다. 그런데 저녁 무렵 보는 주남 저수지도 참 좋다. 한가롭고 평화롭다. 어둠이 내려앉는 저수지 모습은 볼 만하다. 친구는 겨울에 한 번 더 오자는데 겨울은 또 겨울 나름대로 볼만하겠지


해질녘 주남 저수지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