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단체에서 연 글잔치에 아이들 글 몇 편을 보냈다. 그 중에 한명은 1등상인 금상(교육감상)에, 다른 아이 한명은 동상(아동문학인협회장 상)에 뽑혔다. 금상을 받은 아이는 자기 아파트에 사는 영어 선생님 딸이 금붕어와 달팽이 장례식을 치러주는 것을 보고 받은 감동을 글로 써서 받았고, 다른 아이 한 명은 자기 반에 있는 장애인 아이에 대한 따뜻한 시선이 담긴 '우리 반 웃음 보퉁이'라는 글을 써서 상을 받았다.
지난 목요일 시상식이 있었다. 동상은 받은 아이는 내 수업을 하는 날 시상식이 있어서 결석을 했다. 그런데 그 아이와 함께 수업하는 모둠 아이들이 수업을 하고 있는데 동상을 받은 아이와 아이 엄마가 교실에 들어왔다. 시상식에서 받은 꽃다발을 들고서. 아이가 자기가 받은 꽃다발 선생님께 주자고 했단다.
얼떨결에 꽃다발을 받고서 어찌할 바를 모르고 있는데 꽃다발 안에 빨간 편지 봉투 같은 게 들어있었다. 난 내가 가르치는 제자가 쓴 편지인 줄 알았다. 알고보니 제자가 동상으로 받은 문화 상품권이었다. 상을 받은 아이가 엄마한테 선생님은 책을 많이 사야 하니까 선생님 주자고 했단다. 마음 씀씀이가 고운 그 아이가 얼마나 예쁘던지. 마음 만 받고 아이한테 문화상품권을 돌려줬다. 그런데 끝내 안 받는단다. 선생님께 선물을 드리고 싶다고.
일주일 단위로 가르치는 아이들 수가 만만찮다보니 속상할 때도 있다.그래도 이렇게 맘 고운 제자들이 있어 지치지 않고 수업을 해 나갈 수 있는 힘을 얻는다. 참 기분 좋은 날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