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러가지 악재가 겹쳐 안성과 여주를 여행하려던 계획을 바꿔 통영엘 갔다.통영은 크지 않는 도신데도 볼거리 먹거리가 풍성하다. 전혁림 미술관, 청마 문학관, 전통 공예전수관, 수산 과학관, 세병관,충렬사,미래사, 달아공원,동피랑 길. 싱싱한 해산물로 만든 음식들, 꿀빵, 충무 김밥 등 먹거리도 풍성하다. 

마침 거가대교 개통 소식도 있고 해서 그 길을 타고 갔다. 그런데 멀쩡하던 하늘에서 빗방울이 하나둘 쏟아진다. 다른 곳은 눈 온다더니 겨울에도 비교적 따신 이곳은 비가 오나 보다 했더니 그새 햇살이 비친다.. 여우비였나.

세병관은 주변 조성 공사중이었다. 세병관 입구와 관내에는 수령이 오래된 가시나무들이 많았다. 참나무 중 상수리, 갈참 굴참 같은 것은 가을에 열매도 다 떨어지고, 나뭇잎도 다 떨어져 지금은 가지만 볼 수 있지만 가시나무 잎들은 푸르름을 한껏 자랑하며 아직까지 열매를 떨어뜨리고 있었다.  

세병관은 여수 진남관과 더불어 바닥 면적이 가장 넓은 조선시대 건축물 중 하나란다. 세병관(洗兵館), '은하수를 끌어와 병기를 씻는다'는 의미. 은하수와 병기는 참 안어울리는 말 같은데, '병기' 를 은하수를 끌어와 씻는다고 하니 낭만적인 느낌이 든다.어느 장수가 지었을까? 문학적 소양이 풍부했던 사람 같다.  

 그런데  136대 통제사였다는 서유대가 써서 걸었다는 현판이 건물에 비해 지나치게 크다.   


  

 

 (세병관 출입문 사자,나쁜 기운 들어오는 걸 막느라 고단겠다) 

동피랑을 갔다가 바로 아래 해안가에 있는 중앙시장에 들러 복국을 먹었다. 그런데 밑반찬 부터 다르다. 멸치 볶음에 갈치새끼도 들어있고 꼴뚜기 새끼도 들어있고, 겉절이에 싱싱한 통영 굴도 들어있다.  

미륵도를 건너 전혁림미술관엘 갔다. 대부분의 미술관이나 박물관이 월요일만 휴관인데 여긴 월,화가 휴관이다. 그래도 전혁림 씨가 생전에 그린 그림들이 벽면 가득 붙어 있어 그걸 배경으로 사진도 찍고 그림도 감상하고 그랬다. 



 
달아공원.도착할 무렵부터 갑자기  굵은 빗방울이 후두둑 떨어지면서 세찬바람이 불어왔다. 차안에서 키피를 마시면 날이 개길 기다렸다.조금 있으니 또 반짝  개인다. 여름날 이곳에 와서 반짝이는 바닷물걸 너머로 겹겹의 자연스런 섬능선을 보노라면 아름답다라는 말의 의미를 실감할 수있다. 그런데 오늘은 날씨가 변덕을 부려서 달아공원의 아름다운 풍경이 눈에 들어오질 않는다 

     

오는 길에 가까운 곳에 있는 수산과학관에 들렀다. 사람 머리 크기의 몇 배 되는 조개 껍데기도 있고 바다 생물 몇가지는 아이들이 직접 만지며 체험할 수 있게 만들어 놨다. 다양한 산호들과 조개 류, 화석, 여러가지 배 모양, 배의 발달사, 수산업의 발달사 같은 것도 알 수 있어 아이들을 데리고 체험 학습을 오면 좋을 것 같다.    

 


 
수산 과학관에 들렀다 오는 길에 미래사에 들렀다. 미래사 가는 길은 편백림이 빽빽하다.여름날 문을 열고 이 길을 천천히 올라가면 향기가 머릿속을 시원하게 한다. 그런데 문을 열고 가기엔 오늘은 너무 춥다.  

미래사 입구에 역시 미래사 다운 풍경이 보인다,천편 일률적인 안내판과 경내도와는 달리 손으로 그리고 글로 써서 경내도와 안내도를 붙여 놓았다. 효봉 스님이 계셨던 절 답게, 법정 스님이 출가하신 절답게 참 푸근하고 정감가는 절이다. 유비라는 이름표를 단 삽삽개가 경내를 둘러보는 우리를 순한 눈으로 쳐다보고 있다. 날씨가 너무 추워 대충 둘러보고 나왔다. 



아 

미륵도를 건너와  청마 문학관에 들렀다. 청마 유치환 시인의 삶의 궤적을 돌아보고 있는데 교사 연수과정 중에 들린 분들 중 한 분이 유치환의 시 '행복'을 낭송했다.   


 

'사랑하는 것은 사랑을 받는 것 보다 행복하니니리 .... 사랑하였으므로 나는 진정 행복하였네라' 

참 여유롭고 행복한 여행길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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