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통스러운 현실을 피하기 위해 정신병에 걸렸다면 그래도 현실을 직시하게 치료하는 게 나을까 아니면 평생 행복하게 살다 갈 수 있도록 상상속에서 살다가게 하는 게 나을까? -

셔터 아일랜드, 폐쇄된 섬의 정신병원에서 일어나는 일이다.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가 분한  테디가 당연이 미연방 보안관인줄 알았다, 그런데 알고 보니 테디는 중증 정신병자였다. 고립된 섬의 정신병원에서 일어난 실종 사건을 테디가 동료 척과 수사하는 과정에서 겪게 되는 스릴러 물처럼 보이던 영화는 끝날무렵에야 이 모든 일들이 테디가 상상속에서 빚어낸 일임이 밝혀진다. 동료라고 생각했던 '척' 알고 보니 자신의 정신병을 치료하던 주치의였다. 주치의의 노력으로 현실을 조금씩 인지하게 된 주인공이 현실로 돌아오는 듯 했지만 현실을 받아들이기엔 너무 괴로운지 결국 다시 정신줄을 놓는다.

  테디를 보니 이청준의 '조만득 씨'라는 작품이 생각났다. 20년을 한결같이 누워 지내는 노모와 단칸 셋방과 가출한 아우의 끊임없는 협박에 시달리는 초라한 골목의 이발사인 조만득은 정상적인 정신으로 현실을 견딜 수 없자 정신병에 걸린다. 현실의 괴로움을 벗어난 조만득의 상상 속에서 백만장자로 산다. 자신을 치료하는 민박사는 자신의 주치의, 간호사는 자신의 비서로 여기면서. 그러나 직업정신이 투철한 민박사가 최선을 다해 조만득이 현실을 직시 할 수 있도록 애를 쓰면서 조만득은 현실을 조금씩 인지하기 시작하는데... 

  이 영화를 보고 '조만득씨'를 읽었을 때와 똑같은 딜레마에 빠졌다. 물론 정신병을 치료해서 정상적인 삶을 살도록 하는게 당연하겠지만  조만득이나  테디 같은 처지의 사람들은 정신병 환자로 평생 살게 하는 게 오히려 낫지 않을까 싶은 생각이 들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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