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연산자락에는 보경사가 있다. 그런데 갈 때마다 내연산 품속에 있는 폭포까지는 못 갔다. 답사를 갔던 터라 일행들이 보경사에 있는 문화재만 보고 다른 곳으로 이동했기 때문이다. 그런데 이번엔 보경사를 갔다가 폭포까지 올랐다. 12폭포를 다 보고 싶었지만 일행들이 대부분 등산을 할 수 있는 옷차림이 아니었던 지라 7폭인 연산폭포까지만 올랐다.
네댓살 아이들도 즐겁게 오를만큼 힘들지 않는 산길을 걸어 연산폭포까지 가는 길도 즐거웠지만 내연산이 품고 있는 풍경은 '비경' 이었다. 간간이 보이는 깎아지른 듯한 절벽이며, 계곡의 기암괴석이며, 계곡 중간중간 보이는 크고 작은 폭포며, 구불구불한 산 능선이며...
내연산에도 봄이 오고 있었다. 계곡 옆 버들강아지 가지에 연두빛 물이 올랐다. 겨우내 얼었던 계곡물이 녹아 졸졸 흐르는 소리도 햇살이 연주하는 음악처럼 들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