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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진과 유진 ㅣ 푸른도서관 9
이금이 지음 / 푸른책들 / 2004년 6월
평점 :
구판절판
지인 한 사람은 어릴 때 버스를 타고 가다 성추행을 당했다고 한다. 그래서 서른 중반의 나이인 지금도 남자를 보면 몸서리가 처진단다. 이 책을 보면서 불현듯 그 지인이 생각나서 나도 모르게 몸이 부르르 떨렸다.
유진과 유진은 생각 없는 어른으로 인해 어린시절 성폭행을 당한다. 그 일을 당했을 때 큰 유진과 작은 유진의 어머니는 아이들의 상처를 어루만지는 방법이 달랐다. 큰 유진의 어머니는 '그건 네 잘못이 아니다'고 말하며 아이를 다독거리고 사랑을 쏟지만 작은 유진의 어머니는 마치 아이가 잘못한 것인냥 묻어 두려 했다. 그리고 아이의 기억 속에서 그것을 지우려 했다. 그런데 그 상처가 중학교 시절 예기치 않은 일로 덧난다. 작은 유진은 방황하고, 큰 유진은 같은 유치원을 다녔던 건우로부터 '그런애는 나중에 문제 생긴다'는 이유로 이성교제를 막은 어머니로 인해 절교를 당하고.
성폭행은 아이에게 씻을 수 없는 상처를 준다. 그 상처를 대처하는 부모의 태도에 따라 상처가 아물 수도 있고, 오히려 상처가 더 깊이 자리 잡을 수도 있다. 그런데 아문 상처도 이중적인 어른들로 인해 다시 덧나기도 한다. 예비 중 남자 학생들에게 이 책을 읽히고 성폭행 처벌 사례와 관련 지어 수업을 해 보니 성폭행범들의 처벌이 약하단다. 이 책은 청소년기로 들어서는 아이들과 부모가 꼭 읽어야할 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