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동여지도를 비롯한 조선시대 그린 대부분의 지도에 우리 나라 영토로 표시된 섬이자 임진왜란 당시 토요토미 히데요시의 부하가 만든 팔도춍도 라는 지도에도 우리 나라로 표시되어 있다는 섬 대마도. 조선 후기 일본 일본 땅으로 편입된 우리 땅이었던 대마도.
독도 문제로 한창 나라 안이 시끌벅적 할 때 대마도를 다녀왔다. 가족들과 자유여행으로 느긋하게 다녀오려던 계획은 나라 경제 사정이 갈 수록 나빠진다는 방송을 보신 어머니가 마다하시는 바람에 취소되고 각자 시간 되는 대로 다녀왔다.
지인들은 대마도 뭐 볼게 있냐고 했다. 그런데 나는 부산에서 일년에 한 번씩 열리는 조선 통신사 관련 행사들을 보면서 관련 유적이 남아있다는 대마도를 꼭 한번 다녀 오고 싶었다.1박 2일 패키지 여행이라 내가 머무르고 싶은 만큼 머무르며 이곳저곳 한가하게 돌아볼 수 없어 답사여행으로의 의미는 퇴색했지만 함께 했던 사람들로 인해 그래도 즐거웠다.
첫째날 여행을 마치고 이즈하라 대마 호텔에서 하룻밤을 잤다. 아침 일찍 일어나 동네를 한 바퀴 둘러봤다.
이즈하라는 대마도에서 가장 많은 인구가 거주하고 있는데 만 오천명 정도가 산단다. 그런데 평일 7시 가까운 시간이었음에도 시내를 다니는 사람들이 거의 없다. 아침 일찍 일터로 나가는 사람도, 학교 가는 학생도 심지어. 운동하는 사람들조차 눈에 띄질 않는다. 조용하고 한적해서 아침 산택하기 아주 좋다. 저녁에 올 때 몰랐는데 아침에 보니 대마호텔 앞에 자그마한 신사가 보인다.

오전에 유적지를 돌아볼 때 보니 마을 군데군데 신사가 있었다.

숙소에서 가까운 팔관궁 신사엘 갔다가 아침 먹고 우리가 돌아볼 마을쪽이 아닌 숙소 뒤편 마을을 둘러보았다. 조그마한 짜투리 땅이라도 있으면 화초를 키우고 있다. 가게 앞이나 도로와 접한 집 앞에는 화분을 놓고 꽃을 키운다.



(대문이 없는 댁은 저녁에 그물을 쳐 놓아 사람들의 출입을 막는다)
가다보니 국분사라는 절이 나왔다.

속세와 경내로 구분 짓는 문에는 천덕산(天德山)이라는 세로쓴 편액이 걸려 있다.

그 옆에는 나무로 지은 2층 루가 보인다.종루란다 . 그런데 종이 없는 것 같다.

암튼 일본은 습도가 높아서 종의 부식을 막기 위해 1층은 사찰의 여러 물건들을 보관하는 창고처럼 쓰고 2층에 종을 설치한단다.
절마당에 들어서니 제법 넓다.

그런데 건물들이 최근에 지으진 것들이고 천도제를 전문적으로 지내는 사찰인지 언덕빼기 쪽으로 수백기의 묘비석이 쭈욱 늘어서 있다. 가족 납골묘 같다. (서산사에 갔을 때 가이드 설명을 들어보니 일본인들은 죽으면 사찰내에 가족 납골묘를 쓴단다)일본인들은 생활중에는 조상신을 섬기고 죽으면 불교로 귀의하는 모양이다. 그런데 아침부터 묘비들을 보니 등골이 오싹해져 서둘러 나왔다.
대마호텔로 돌아오는 길에 벽에 고양이 그림이 있다. 대마도에만 산다는 희귀 고양이를 그린 것인지 마네키네코라는 복을 부르는 고양이를 그린 것인지 알 수 없다.

호텔이 이즈하라 시내를 거쳐 바다로 흘러드는 하천 주변에 있어 하천을 따라 내려 오면서 보니 수위가 높아졌다. 어제 저녁 무렵에 봤을 때는 맑고 얕은 물에 바다에서 올라온 복어들이 왔다갔다 하는게 보였는데 아마 만조때인 모양이다. 강 난관에는 조선통신사 행렬을 묘사한 그림을 쭈욱 그려놓았다.


아름다운 한려해상 국립공원의 일부에 속하는 바닷가 출신이라 그런지 아니면 가이드 따라 우루루 몰려 다니는 여행이 체질에 안 맞아서 그런지 첫째날 대마도 자연 관광은 그저그랬다. 그런데 아침 산책을 다녀오니 비로소 대마도 여행온 실감이 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