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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무를 심은 사람
장 지오노 지음, 마이클 매커디 판화, 김경온 옮김 / 두레 / 2005년 6월
평점 :
구판절판
자신의 땅도 아닌 남의 땅, 그것도 메마르고 헐벗은 황무지에 몇십년 동안이나 묵묵히 나무를 심는 일은 아무나 할 수 있는 일이 아니다. 이러한 행동만 놓고 보면 지극히 부질없는 일을 하고 있는 것처럼 보인다. 그런데 부피에가 이러한 일을 할 때 얼굴에 행복이 넘쳤다고 한다. 무엇이 부피에를 행복하게 했을까?
엘제아르 부피에는 혼자서 풀 한포기 물 한 방울 구경할 수 없던 메마른 땅에 도토리를 심고 자작 나무를 심었다. 몇 년 동안이 아니라 수십년동안이나 그렇게 했다. 아무도 살지 않던 땅에 나무들이 자라나자 새들이 날아오고 짐승들이 살러오고 시냇물이 흐르고, 모든 것이 풍요로워 졌다. 그러자 떠났던 사람들도 하나둘 돌아왔다. 엘제아르 부피에는 그렇게 엄청난 일을 하고도 사람들에게 생색을 내지 않았다.
대니얼 길버트는 ‘공통적으로 사람이 가장 행복할 때는 미래의 목표보다는 현재의 상황에 완전히 빠져있는 순간이다’라고 했다. 남이 알아주건 알아주지 않건 상관없이 나무를 심고, 그 나무들이 자라 무성한 숲이 되는 일련의 과정 자체가 부피에를 행복하게 하는 일이었던 것이다.
이 책은 청소년 권장도서다. 정신적인 가치보다 물질적인 가치를 우선으로 하는 아이들 눈에 부피에의 삶은 고리타분하게 느껴질 수도 있겠다. 부피에가 다른 사람들의 행복을 위해 자신을 희생한다고 생각한다면 이런 생각은 더 할 것이다. 하지만 나무를 심는 일로 인해 부피에 자신이 행복해 했으니 이야기는 달라진다. 내가 꿈꾸는 삶이 나만이 아닌, 나도 타인도 행복해 질 수 있는 일인가에 대해 한 번 쯤 생각해 보게 하는 좋은 책이다. 더불어 내가 살아온 삶과 살아갈 삶에 대해서도.